중견 면방기업이었던 에스마크(구 가희)가 매각 3년 만에 상장폐지 위기에 내몰렸다. 최대주주 변경 후 주요사업인 면직물사업이 크게 축소됐고 일관성 없는 사업 확장으로 투자금 회수도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올해도 영업손실을 기록할 경우 상장폐지되며 최대주주 변경이 잦고 주가 등락폭이 커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창업주 떠나자 3년만에 '상장 폐지' 위기

최근 에스마크는 지난해 9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이 같은 실적이 확정되면 이 종목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게 돼 한국거래소의 심사를 거쳐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예정이며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된다.


에스마크는 2013년을 고점으로 지난해까지 실적이 악화됐다. 이 회사의 매출액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607억원, 508억원, 466억원, 250억원, 93억원으로 매년 큰 폭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13년 19억원에서 2014년 적자로 돌아선 이후 적자폭이 확대됐다.

에스마크는 2015년 당시 가희라는 상호를 썼으며 창업주인 경세호 대표가 관광 관련사업 전문 펀드회사로 알려졌던 JR파트너스에 회사를 넘겼다. 당시 이 회사는 업황이 악화된 영향으로 2014년 기준 매출액 508억원, 영업손실 19억원을 기록했지만 자산이 736억원 수준이었으며 결손금도 없었다.


이 회사는 원사만을 고집하는 기업이었다. 니트용, 직물용, 산업용 등에 사용되는 면사, 혼방사, 코마사 등 원사를 전문으로 제조했다. 하지만 경 전 대표가 회사를 떠나고 최대주주가 여러차례 변경되는 과정에서 타법인 인수를 통해 엔터테인먼트, 이미지코딩, 오디오코딩, 화장품 유통 등으로 업종간 시너지를 기대하기 힘든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외식프랜차이즈 업체도 설립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계열사만 총 6개다. 계열사에 투자한 금액은 290억원으로 순자산 대비 38% 수준이다.

문제는 본업인 원사 제조 사업의 충주시 신니면 소재 공장을 매각하면서 매출액이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최근 다각화를 통해 새롭게 진출한 사업도 순탄치 않다. 6개의 자회사 중 5개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자회사들에 대한 투자가 대부분 2020~2030년에나 성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올해 흑자전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회사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담배사업과 건강식품사업, 중고핸드폰사업, 전자제품 액세서리사업, 자동차정비사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했다. 신규 사업진출을 위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이런저런 사업을 닥치는대로 해보면 그중에 소위 말하는 ‘대박’ 사업이 나왔다”면서도 “요즘에는 그런 식으로 사업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마크 주가 추이.

◆반복된 최대주주 변경에 소액주주 ‘울상’

에스마크의 최대주주는 최근까지 하나금융투자였다. 투자목적으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하나금투가 보유한 지분 2.10%보다 많은 지분을 가진 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달8일 보스톤 성장지원 5호 투자조합이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 2.20%를 인수하며 최대주주에 올랐지만 지분율이 유난히 낮다.


에스마크는 현재 지속적인 실적 악화로 상장 폐지를 눈앞에 뒀고 최대주주의 지분도 미약하지만 과거에는 탄탄한 지배구조를 자랑했다. 이 회사의 창업주인 경 전 대표는 재직 당시 지배지분이 55.70%에 달했다. 또 매년 대한민국 섬유소재품질대상을 수상하고 충주시 '유망중소기업'에 지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2015년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회사는 파고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경 전 대표는 지분매각 당시 중역임원을 제외한 모든 직원의 고용승계를 요구했지만 당시 175명이던 이 회사 임직원은 지난해 3분기 기준 53명으로 줄었다.

망가진 것은 회사만이 아니다. 반복되는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과 공시번복에 주가의 변동폭이 컸다. 2016년 말 기준 6731명의 소액주주는 널을 뛰는 주가에 울고 웃어야 했다.

이 회사의 주가가 요동치기 시작한 것은 2015년 8월 JR파트너스가 경 전 대표로부터 지분 50%를 110억원에 매수하겠다는 계약을 체결했을 때다. 당시 한국거래소가 현저한 주가 변동에 따른 조회공시를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JR파트너스가 실제로 확보한 에스마크의 지분은 20%에 머물렀다. JR파트너스는 2015년 설립됐으며 정관에 다양한 사업목적을 기재했지만 실제 영위한 사업은 없었다.

JR파트너스는 경 전 대표로부터 지분을 산 지 5개월 만인 2016년 1월 구주주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해 162억원을 끌어모았다. JR파트너스도 38억원을 출자해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하지만 JR파트너스는 유상증자 2개월 만인  2016년 3월 자사의 최대주주인 슈퍼원에게 보유지분 10%를 70억원에 팔아치웠다. 또 나머지 지분 10%도 일부는 매각하고 일부는 자신의 채무를 대물변제하는 등 70억원대 가격으로 매각했다.

JR파트너스로부터 에스마크의 지배지분을 사들인 슈퍼원은 이 지분을 2개월 만인 같은 해 5월25일 유피아이인터내셔널에 전량 29억여원에 매각했다. 이때도 이 회사의 주가는 크게 요동쳐 주가급등 관련 조회공시를 요구받았다.

하지만 유피아이인터내셔널 역시 비정상적인 경영행보를 보였다. 지배지분의 대부분을 장내매도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유피아이인터내셔널의 지분율은 투자목적으로 이 회사 주식을 가지고 있던 하나금투 지분 2.10%보다도 낮아졌다.

결국 2015년 3만원대를 넘나들던 이 회사의 주가는 3년 간 극심한 등락을 거쳐 올해 300원대까지 떨어졌다. 그간 이 회사가 10대 1 비율로 주식분할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10% 수준까지 하락한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표이사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며 "소형 종목에 투자할 때는 지배구조의 안정성을  가장 먼저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1호(2018년 3월14~2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