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명디앤씨와 한양이 계약한 한양 광주첨단2 수자인 조감도./사진=머니투데이 DB 시공능력 20위권 건설사인 한양이 아파트 공사를 둘러싸고 중소 시행사인 덕명디앤씨에게 부당한 피해를 입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덕명디앤씨가 시행한 아파트사업의 시공을 맡았던 한양이 과도한 추가공사비를 청구하면서 소송까지 벌이는 바람에 덕명디앤씨 측이 유동성 위기 등 경영에 상당한 불이익을 입었다는 것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덕명디엔씨는 2011년 1475억원 규모의 광주 첨단산업단지 2단계 1블록 공동주택신축공사를 추진하며 한양과 위탁도급계약을 맺고 '한양수자인' 브랜드의 아파트를 건설했다. 당시 양측은 정해진 금액 안에서 공사를 진행하는 일괄도급 형식으로 계약했고 지급보증 등을 위해 코리아신탁를 신탁계약사로 정했다.
2012년 2월 시작한 공사는 2014년 5월15일 사용검사까지 마무리하면서 완료됐고 덕명디앤씨는 같은 해 7월 코리아신탁에 대금 정산을 요청했다. 하지만 코리아신탁은 한양이 덕명디앤씨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는 이유로 대금 정산을 해줄 수 없다고 통보했다.
한양은 같은해 9월 코리아신탁을 상대로 약 70억원 규모의 추가공사대금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어 2015년 2월 이 소송에 예비적 청구로 덕명디앤씨에 이자를 포함해 약 89억원으로 불어난 추가공사대금을 청구하는 내용을 추가했다.
앞서 덕명디앤씨는 한양의 추가공사대금 요구에 일부 추가공사 대금이 발생한 것은 맞지만 양측이 합의한 금액은 7억7910만원으로 한양의 청구 대금이 지나치게 많다며 거절했다. 당시 덕명디앤씨가 해당 공사에서 정산받을 시행 수익금은 도급계약에 따라 한양에 지급할 1475억원을 제외하고 남은 133억원이었다.
한양의 브랜드인 '한양수자인' 로고. 재판부는 한양이 추가공사비를 과도하게 청구했다며 덕명디앤씨는 추가공사대금청구액 89억원 중 8억3000만원만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한양은 덕명디앤씨에게 설계변경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부분까지 합의 없이 공사를 진행한 뒤 대금을 청구한 것으로 봤다. 한양은 추가공사대금의 근거로 40여가지의 설계변경 사항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 덕명디앤씨가 설계변경을 거절하거나 합의하지 않은 내용이었다.
특히 한양은 당초 시공참여제안서에 들어있는 공사와 설계관리기준에 포함된 항목까지 추가공사비 명목으로 청구했다. 또 저수조의 방수공사나 피뢰침 등 기본적으로 시공해야 하는 사항에 대해서도 추가공사비를 요구했다.
법원은 한양 측의 추가공사비 청구에 대해 ▲설계관리기준에 포함된 항목으로 추가공사로 보기 어렵다 ▲시공참여제안서에 제시된 마감 수준이다 ▲덕명디앤씨의 요구였거나 합의에 의한 것으로 인정할 수 없다 ▲건축법상 당연히 시공해야 할 사항이라는 점 등을 들어 대부분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사업승인조건으로 추가된 항목에 대해서는 덕명디앤씨가 추가공사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해당 계약은 총공사비 성격인 일괄도급계약이지만 일부 추가 공사분에 대해서는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덕명디앤씨는 이같은 추가공사분 인정도 부당하다며 항소했으나 한양은 더 이상 소송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해당 항소심은 현재 진행 중이다.
덕명디앤씨는 한양의 추가공사비청구소송 등으로 자금유동성에 어려움을 겪는 등 정상적인 경영에 차질을 빚었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는 한양의 소송 제기로 예정 정산일보다 6개월이 지나서야 시행 수익금 중 85억원을 받았고 지난해 4월 1심 선고 이후에야 나머지 47억원을 받았다.
덕명디앤씨 관계자는 “한양의 무리한 소송제기로 제때 받지 못한 자금은 4~5년치의 영업이익에 해당한다”며 “이에 자금 흐름이 막혀 사업계획조차 세울 수가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또 "한양이 제기한 추가공사비 내역을 보면 이미 지급한 공사비까지 청구했다"며 "청구 목록을 잘 살폈다면 한양 쪽에서도 모를 수가 없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한양이 소송 중에 덕명디앤씨에게 추가공사비청구소송 금액보다 훨씬 적은 액수를 제시하며 합의를 종용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덕명디앤씨 관계자는 “(한양이)앞에서 자금줄을 막고 뒤로는 이를 빌미로 합의를 종용했다”고도 말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한양은 소송 제기 초반 합의금으로 약 40억원을 요구했지만 재판이 진행되면서 10억원 가량으로 줄였다. 이는 법원에서 한양 측에 지급하라고 판결한 금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와 관련, 박경수 법무법인 광명 부동산전문 변호사는 “한양 입장에서 대금을 확실히 받기 위해 신탁사에 자금을 묶어 놓은 점은 이해가 간다”면서도 “1심 법원에서 인정한 금액이 소 제기 금액의 10% 수준으로 매우 적고 한양이 항소하지 않은 점을 미뤄볼 때 당초부터 과도한 공사비를 청구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덕명디앤씨의 주장대로 한양이 89억원의 공사대금을 청구하면서 10억원에 합의를 종용했다면 원래부터 받을 돈이 10억원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는 뜻”이라며 “이같은 시공사의 소송 진행은 흔하지 않은 사례”라고 덧붙였다.
한양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공사 대금 소송은 흔한 일”이라며 “합의를 종용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답변할만한 사안이 아니고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