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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6·25동란이 발발했다. 그때 최은희는 전남 목포에서 영화 '사나이의 길'을 찍고 있었다. 제작진과 배우들은 부산으로 피란을 떠났다.
하지만 최은희는 결핵을 앓던 남편 김학성이 걱정돼 기차를 타고 상경했다. 서울 남산동 집에 있던 최은희는 인민군 장교 심영에게 납치됐다. 북한 내무성 소속 경비단 협주단에 소속돼 낮에는 공산당을 찬양하는 연극을 연습하고, 밤에는 북한 영화로 사상 교육을 받았다.
생전의 최은희는 "하지만 정작 나를 욕보인 사람은 아군이었다"고 폭로했다.
8년 전 '[나와 6·25]북 선전극 공연하다 국군 위문공연 영화보다 더 영화같았던 내 인생'(조선일보)이라는 글에서 "하루는 헌병대에서 내가 북측에 부역한 것을 조사하겠다며 불렀다. 헌병대원은 잔뜩 겁먹은 나를 한적한 민가로 데려갔다. 술상 앞에 헌병대장이 앉아있었다. 그는 게슴츠레한 눈으로 '얼굴만 반반한 줄 알았더니 피부도 곱구먼'이라며 다가왔다. 그를 확 밀어젖혔다. 하지만 그는 씩씩거리며 권총을 겨누더니, 내 몸 위로 쓰러졌다. 발버둥을 치고 비명을 질렀지만 도와줄 사람은 없었다. 한겨울에 숙소로 돌아오면서 한없이 흐느껴 울었다"고 고백했다.
요즘으로 치면 '미투'다. 더욱이 톱스타의 미투였다.
이후 최은희는 1953년 다큐멘터리 '코리아'를 계기로 만난 신상옥(1926~ 2006) 감독과 이듬해 결혼했다. 운명의 동반자이자 영화적 동지였다. 23년 동안 연출자와 배우로 호흡을 맞춰 130여편의 영화를 제작하면서 한국 영화의 중흥기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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