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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시장에 돈이 몰리고 있다. CB발행이나 유상증자 등으로 자금을 유치하는 사례가 늘었다. 다만 자금 유치 과정에서 당초 계획이 변경되는 사례가 많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지분을 담보로 한 투자유치는 사업 확장과 기업의 모멘텀으로 작용하는 반면 기존 주주들이 가지고 있는 지분 가치가 희석된다는 문제도 있다.

증시에서 자금조달 활발

올 들어 코스닥 상장사의 자금조달 소식이 유난히 많다. 증권시장의 호조에 힘입어 유상증자나 주식관련 사채 발행을 통한 투자유치가 늘어난 덕분이다. 주식관련사채란 CB(전환사채, Convertible Bond), EB(교환사채, Exchangeable Bond), BW(신주인수권부사채, Bond with Warrant) 등으로 발행 시 정해진 행사가액과 행사기간 등 일정한 조건으로 발행사의 주식 또는 발행사가 담보한 다른 회사 주식으로 전환하거나 교환이 가능한 채권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유상증자나 CB(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한 코스닥 상장사는 모두 163곳으로 집계됐다. 유상증자 57곳, CB발행 106곳이다. 이 같은 자금조달 행보는 2분기에도 이어져 4월 중순까지 유상증자 10건, CB발행 31건이 추가로 결정됐다.


그러나 2분기 자금조달 계획에 문제가 생겨 당초 공시를 정정한 경우가 44건에 달하는 등 차질이 빚어진 경우도 적지 않았다. 정정건수는 유상증자 31건, CB발행 13건이다.

공시를 수정한 내용을 살펴보면 단순 내용기재가 가장 많았지만 지분희석을 동반하는 투자유치 규모가 변경되거나 대상자가 변경된 경우도 있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한 내용이다.


피앤텔은 지난 4월17일 100억원 규모 CB발행 계획을 65억원으로 축소해 정정공시했다. 이는 자금 조달 목적이 변경됐기 때문이다. 당초 계획과 달리 피엔텔은 산업용로봇 및 NC장비 제조회사인 엘피케이를 13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당초 CB규모를 65억원으로 정정하고 대상자도 에이케이티케이 파트너스 1호 투자조합에서 에스엠개발과 이연오씨에게 각각 35억원, 30억원을 차입하기로 했다. 모자란 엘피케이 인수자금 65억원은 신세로테크를 대상으로 다시 CB를 발행하기로 했다.

캔서롭도 당초 클라우드폴라리스제1호창업벤처전문사모투자합자회사를 대상으로 150억원 규모 CB를 발행하기로 했던 계획을 100억원 규모로 정정했다. 이에 대해 캔서롭 측은 “기관투자자 유치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사모투자회사로부터 펀드를 통해 기관의 투자를 받으라는 제의를 받아 진행한 것이며 발행 변경 역시 상대방의 사정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캔서롭은 지난해 말 기준 여유자금(기타불입자본) 355억원을 보유한 상황이라 자금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캔서롭 관계자는 “회사가 자금 유동성이 부족하거나 그런 이유는 아니다. 지금도 여윳돈은 충분한 상황”이라며 “CB발행은 처음부터 상대방의 제의로 이뤄졌고 기관투자를 받아 여유 사업자금으로 쓸 목적이었기 때문에 CB발행 규모 축소는 사업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인터불스는 지난 4월12일 에이지네트웍스를 대상으로 50억원 규모 CB발행을 결정했지만 5일만에 40억원 규모로 정정공시했다. 만기일도 2021년 7월10일에서 2021년 4월17일로 앞당겨졌다.


자금 유입 VS 지분희석 ‘딜레마’

한편 상장사들의 유상증자나 CB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예고된 자금조달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경우 적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CB 등 주식관련사채는 투자자에게는 주가 하락 시에는 채권 보유를 통해 안정적인 이자 수입을 올릴 수 있고 주가 상승 시에는 권리행사를 통해 차익을 실현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 상장업체 입장에서는 권리행사 시점에 대규모 매도물량이 출현해 주가하락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예탁원을 통한 주식관련사채의 권리행사는 총 222종목으로 전년 157종목 대비 41.4% 증가했다. 행사건수는 2239건으로 전년 2214건 대비 1.1% 늘었고, 행사금액도 8805억원으로 전년 8330억원 대비 5.7% 증가했다. 이는 주식 관련 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이 유리해졌다는 의미인 동시에 지분희석 사례가 늘어났다는 뜻이기도 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CB금리가 회사채 금리보다 싸다"며 "현재 금리가 상승국면이 예상되기 때문에 부채에 의한 자본 조달이 상대적으로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비용 문제로 기업이 CB를 발행하면 기존 주주들은 이를 호재로 보지는 않는다"며 "보호예수기간 이후 매도물량이 나오기 때문이다. 실제 CB발행이 주가 하락요소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자금 차입을 피하기 위해 지분을 처분하면 주가에 악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EMW의 최대주주는 최근 자금 마련을 위해 대출을 받는 대신 자신이 보유한 지배지분을 팔아 다른 지배회사의 운영비로 썼다. 이후 해당 회사의 주가는 50% 가까이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