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 A씨는 온라인게임 속에서 좀처럼 잡기 어려운 몬스터 사냥에 성공했다. 기분이 좋아진 A씨는 사냥으로 얻은 전리품을 가상화폐로 바꿔 집 앞 편의점에서 맥주를 구입했다. 게임과 블록체인이 결합됐을 때 가능해지는 미래 시나리오다.
게임업계가 블록체인사업에 속속 뛰어든다. 4차 산업혁명시대가 본격화될 경우 성장가능성이 높은 블록체인시장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게임업계의 블록체인 도입을 두고 수요와 공급이 맞아떨어진다는 분석을 내놨다. 블록체인으로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게임업계와 게임에 적용된 블록체인으로 더 많고 현실적인 보상을 원하는 사용자의 수요가 같다는 것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얼핏 보면 게임과 블록체인이 관련 없어 보이지만 플랫폼을 뛰어넘는 거래가 가능한 점에서 전망이 밝은 편”이라며 “걸음마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구체적인 비즈니스모델은 확립되지 않았지만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정보기술(IT)업계의 필수처럼 여겨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게임업계, 블록체인 걸음마 한창
공공거래장부라고도 불리는 블록체인은 모든 사용자가 데이터를 분산·저장해 다른 참여자와 공유하는 기술이다. 현재는 참여자를 유도하기 위해 인센티브로 가상화폐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달 초 액토즈소프트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블록체인사업을 추진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구오하이빈 액토즈소프트 대표는 “블록체인사업과 e스포츠의 연계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화폐공개(ICO)나 거래소 투자계획은 아직 없지만 시도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한빛소프트도 블록체인기술이 적용된 글로벌 게임자산거래 플랫폼 브릴라이트 ICO 홈페이지를 정식으로 오픈했다. 브릴라이트는 게임 플레이어의 자산을 안전하게 저장하고 중개자나 수수료 없이 게임 아이템을 옮길 수 있는 개인자산 통합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은 정보를 외부 블록체인에 저장하기 때문에 게임 간 자산 이동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네트워킹이 가능한 게임이면 PC, 모바일, 웹, 콘솔 등 디바이스 종류에 상관없이 플랫폼에 참여할 수 있으며 게임을 즐기기만 해도 브릴라이트 코인이 적립되는 구조로 작동한다. 한빛소프트는 이 블록체인 플랫폼 참가자들에게 대표작 ‘오디션’ 등의 게임에 활용할 수 있는 코인형태의 보상을 지급할 계획이다.
게임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해부터 예상됐다. 지난해 9월 넥슨의 지주회사 NXC는 가상화폐거래소 코빗의 지분 65.19%를 912억5000만원에 인수했다. 당시 넥슨 측은 단순 투자목적이라고 선을 그었으나 전문가들은 코빗이 블록체인 관련 노하우를 쌓아왔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향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방 의장은 지난 2월 제4회 넷마블투게더위드프레스(NTP)에서 “블록체인과 가상화폐의 현 상황은 인터넷산업 초창기의 버블과 같다고 생각한다”며 “블록체인의 미래는 실체가 없는 코인 발행에 투자자가 몰리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거래하기 힘들었던 무형자산과 블록체인이 연결되는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무형자산 자체의 거래일수도 있고 무형자산의 권리나 이익을 공유하는 방식일 수도 있다”며 “어떤 방식이 돼도 게임 같은 콘텐츠산업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방 의장은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 중인 사안은 없지만 신기술을 비롯한 미래사업과 블록체인에 직접적인 관심을 드러냈다.
◆블록체인, 엘도라도일까
게임업계가 블록체인에 공을 들이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창출이라는 게 중론이다. 아이템을 더 많은 플랫폼과 더 많은 게임에서 얻을 수 있게 되면 자연스럽게 플랫폼 참가자를 더 많이 모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테면 A게임과 B게임이 같은 블록체인 플랫폼을 사용하면 게임 간 아이템 전환 혹은 교환이 가능해진다. 사용자는 A게임의 아이템으로 B게임의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고 게임사는 더 많은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게임사는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또 e스포츠와 블록체인의 결합도 고려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액토즈소프트는 e스포츠의 선수와 팀 스폰서십, 대회 주최, 중계, 참가에 블록체인 기반 게임머니를 활용할 수 있는 e스포츠 플랫폼 구축 전략을 밝히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게임업계의 블록체인 도입을 두고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하지만 법적인 문제와 사용자들이 보상으로 받을 수 있는 가상화폐의 지나치게 큰 변동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목한다. 지난해 세계적인 게임플랫폼 스팀은 가상화폐를 결제수단으로 도입했다가 급변하는 가격을 주체하지 못하고 철회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기술과 게임의 융합은 거스를 수 없는 조류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생각”이라며 “다만 각 업체가 블록체인을 무분별하게 도입한다면 기술이 가진 효용성을 온전히 발휘할 수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국내 게임업계가 블록체인을 중심으로 연합을 구성하는 것도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8호(2018년 5월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