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형 규제개혁위원장이 지난달 27일 회의에 앞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규제개혁위원회(이하 규개위)가 스마트폰 보편요금제 도입을 승인했다. 이로써 1년간 첨예한 갈등을 빚어온 보편요금제 도입은 마지막 관문인 국회만을 남겨놨다.

지난 11일 규개위는 보편요금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심사를 진행했다. 규개위는 이날 보편요금제 도입 여부에 대해 정부의 의견을 청취한 뒤 표결을 진행, 24명의 의원 중 13명의 승인으로 간신히 규개위의 문턱을 넘었다.


보편요금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에 월 2만원대, 음성 200분, 데이터 1GB(기가바이트) 안팎의 요금제 출시를 강제하는 것이다. 정부는 보편요금제 도입으로 통신시장의 경쟁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간 이통사들은 보편요금제가 출시되면 “피해는 결국 소비자가 질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논리에도 맞지 않고 5세대(5G) 통신의 도입도 늦어질 수 있다”며 “모든 요금제를 전부 수정해야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결국 피해는 소비자가 지게 될 것”이라고 반대했다.


이날 규개위 회의에서도 보편요금제를 두고 전세계 유래 없는 과도한 규제라는 목소리가 이전보다 더 강하게 나왔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회의 중간에 자리를 떴고 성재호 성균관대 법대 교수와 박대근 한양대 교수는 반대의 의미로 아예 회의에 불참했다. 하지만 정부측 위원 7명과 6명의 민간위원 등 총 13명의 의원들은 보편요금제 도입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보편요금제 마지막 관문 국회넘을까

이날 보편요금제가 규개위 심사를 통과하면서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보편요금제가 국회를 통과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현재 추혜선 정의당 의원을 제외하면 보편요금제 도입을 적극 지지하는 국회의원이 전무해 보편요금제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 보편요금제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최우선 과제임에도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지난해 9월 열린 비공개 당정 협의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측은 정부가 2년마다 요금을 책정할 수 있다는 점, 보편요금제가 일반요금제의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 알뜰폰과 제4이동통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들어 부정적인 반응을 내놓은 바 있다.

정부 측은 보편요금제 도입으로 실질적인 가계통신비가 인하될 것이라며 법안 통과 설득에 나선 형국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보편요금제에 따른 이통3사의 수익은 7812억원이 줄어들 것”이라며 “하지만 소비자들이 느끼는 편익은 연간 1조원에 달할 것”이라며 보편요금제 도입의 타당성을 외친다.

반면 업계는 “소비자의 효용은 거의 없이 이통사의 손해만 늘어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업계 관계자는 “보편요금제도 기본제공량 이상의 데이터를 사용할 경우 돈을 더 내야 해 소비자가 실질적으로 느끼는 혜택은 미미할 것”이라며 치열한 싸움을 예고했다.

이같은 논란에도 과기정통부는 법제처 심사 뒤 6월 임시국회 중에 법안을 제출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