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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 좌우하는 ‘M&A'
주식시장에서 타법인 양수 결정은 가장 대표적인 호재성 공시다. 매출 확대와 수익성 증가, 신사업 진출 등의 난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다.
코넥스 상장사인 티씨엠생명과학은 코스닥 상장사인 바이오리더스와 넥스트BT의 경영권을 인수하며 단숨에 운용 가능 자산 규모를 5배로 키웠다. 이들 3사의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티씨엠생명과학 276억원, 바이오리더스 375억원, 넥스트BT 682억원으로 총 1333억원 수준이다. 합병 효과에 힘입어 이들 3사의 주가는 한때 2~3배 올랐다.
필룩스도 항암제를 개발하는 미국 벤처기업을 인수하면서 신약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밝혀 주가가 2개월 만에 660% 급등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 2월부터 상한가만 7번을 기록했고 시가총액도 10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기업이 타법인 취득을 준비하고 있다는 계획만 공개해도 주가가 오른 경우는 빈번하다. 코디엠은 지난 11일 250억원 규모 CB를 발행하며 '타법인 인수 자금 마련 목적'이라고 밝히자 당일만 주가가 7% 올랐고 캐스텍코리아도 지난 10일 350억원 규모 유상증자와 CB(전환사채)발행을 통한 타법인 인수 계획을 발표하자 장중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같은 M&A가 주주들에게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자금이 부족한 코스닥 상장사들은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M&A를 위해 유상증자나 CB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자금조달은 개인자산가나 기업뿐만 아니라 PEF(경영참여형 사모펀드)의 참여도 많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PEF는 이 제도가 시행된 2009년에 비해 4배가 늘어난 444개가 운영되고 있다. 투자자가 PEF에 출자를 약정한 금액도 62조6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3.1배 증가했다.
다만 이 경우 보호예수 해제가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전략적 투자자들이 대거 투자금 회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에 투자심리가 압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5월 중 보호예수 물량이 풀린 코스닥 상장사는 25개나 된다.
이는 사실상 기업 인수 대금을 기존주주들에게 나눠 부담시키는 셈이다. 한마디로 나누는 몫은 줄이고 전체적인 파이를 키워 주식 가치 상승을 추구하는 방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본질 가치는 한정된 자기자본을 가지고 얼마만큼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지에 있다”면서 “투자자들은 M&A를 통한 기업간 시너지를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 특히 유행하는 신사업에 투자한다고 할 경우 더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에게 기업 매각 자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도 살펴보라고 조언했다. 지난해부터 주가가 10배 넘게 급등한 우리기술투자는 최대주주가 해당주식을 대가로 자신의 다른 회사인 신성이엔지 지분을 사들여 지분을 강화한 탓에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자이글도 상장 당시 구주 출원분이 많아 공모가 산정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자금력이 부족한 코스닥 상장사가 M&A에 주로 활용하고 있는 방법은 기업을 취득하는 대가로 자사의 주식을 지급하는 ‘주식스왑’방식이다. 이런 경우 기업을 매각하는 쪽의 최대주주가 매수하는 쪽 회사에서 경영활동을 계속하기도 한다. 기업을 매수·매각하는 양쪽 모두 시너지를 통한 가치 상승이 자신들의 이익으로 직결되는 방식이다.
지분을 넘겨 받는 대가로 유상증자를 통해 인수대상 기업의 최대주주에게 새롭게 발행한 자사의 주식을 지급하면 기업 외부로의 현금유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 아울러 매도 기업을 가장 잘 아는 현 경영진을 매수기업의 주요주주로 받아들여 사업의 연속성도 보장할 수 있다.
최근 유엠에너지를 인수한 에너전트(당시 사명 젬백스테크놀러지)가 사용한 방법이다. 에너전트는 지난 1월4일 유엠에너지 지분 100%를 인수했다. 유엠에너지 인수가격은 240억원으로 에너전트의 지난해 말 기준 순자산(829억원) 대비 28%, 매출액(358억원) 대비 67% 수준이다.
그러나 실제적인 현금유출은 없었다. 유엠에너지의 지분은 젬백스테크놀러지의 자회사인 필링크가 45%(1만8000주), 엄주호 유엠에너지 대표가 43%(1만7200주), 엄 대표의 두 자녀가 각각 6%(2400주)씩 보유하고 있었다.
유엠에너지의 최대주주였던 엄주호 대표가 매도 대금 전액으로 에너전트의 유상증자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엄 대표는 에너전트의 2대 주주이자 대표이사가 됐다. 자회사인 필링크에게도 지분 매도금액을 CB(전환사채)로 발행해 줬다. 실질적인 현금유출 없이 기업인수가 이뤄진 것이다.
유비케어도 EMR시장 점유율 1위 기업 '브레인헬스케어'를 인수하면서 유사한 방법을 썼다. 인수자금 총 187억원 중 60억원은 유상증자를 통해 유비케어 주식으로 지급한 것이다. 다만 브레인헬스케어의 최대주주였던 박승원 대표는 유비케어 지분이 적고 경영일선에도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분 스왑을 통한 타법인 인수는 경영의지를 보여준다는 측면에서는 좋다”면서도 “다만 두 기업간의 시너지가 확실하지 않을 경우 구주주들 입장에서는 손실로 되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41호(2018년 5월23~2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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