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인터파크

디즈니랜드에서 사진 촬영 아르바이트를 할 때는 손님에게 “사진 찍겠습니다”라고 말하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 “여기서 고객님 얼굴이 짠! 하고 나타날 거예요”라는 표현을 쓴다고 한다. ‘사진’, ‘찍다’는 용어가 너무 현실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별나고 까다롭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기획자의 습관'을 보면 다른 생각이 든다. 단어 하나의 차이로 고객에게 환상적인 기분을 느끼게 할 수 있다. 디즈니랜드의 그 친구는 ‘마법’이라는 콘셉트를 전달하는 ‘기획자’였던 것이다.


'기획자의 습관'은 구찌, 인천공항, CJ 등 유수 기업의 브랜딩을 맡은 크리에이터가 좋은 기획을 위한 10가지 습관을 정리한 책이다.

저자 최장순은 일상의 행동과 말, 시선에 작은 차이를 더하는 일이 창의적 발상으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비닐봉지가 마구 버려지는 걸 보고 ‘가지고 다니고 싶은’ 캐릭터봉지로 디자인해 쓰레기 무단 투기를 줄인다. 자동차 매장에서 남편보다 아내가 대화를 주도하는 걸 듣고 트렁크가 넓다는 장점을 ‘명품유모차가 들어간다’는 카피로 어필해 대박을 낸다.


책에 실린 다양한 실전 기획의 사례는 거리를 관찰하고 대화를 나누는 소소한 순간들이 멋진 기획의 바탕이 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저자가 소개하는 뛰어난 기획자의 습관 중 일부는 다음과 같다.


① 좋은 영화는 3번 이상 본다. <어벤져스>를 아이언맨, 토르, 블랙위도우의 시점으로 보면 매번 다른 게 보인다. 좋아하는 영화를 몇번씩 돌려보는 당신은 좋은 기획자가 될 자질이 있다.

② ‘#해시태그’에도 기획을 담는다. 인스타그램에 ‘#남북정상회담’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3만4551개의 결과가 나온다. 당신은 해당 주제를 바라보는 3만4551개의 다른 관점을 얻은 것이다.


③ 아침 미팅은 잡지 않는다. 수면은 기획의 질과 직결된다. 아침에 혼자 준비하는 시간을 갖지 않으면 그 미팅은 대부분 실패한다.

④ 책은 서점에 가서 고른다. 히트한 책의 제목과 디자인은 빠르게 퍼지는 경향이 있어 서가만 훑어도 지식 트렌드를 한눈에 알 수 있다.

'기획자의 습관'을 읽은 날, 귀갓길에 문득 늘 가던 골목과 다른 길로 향했다. 골목 하나 차이인 데도 몰랐던 세련된 가게들과 전혀 다른 분위기에 생기를 되찾는 듯했다. 기획은 멀리 있지 않다. 날씨에 어울리는 저녁식사 메뉴를 정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릴 사진과 글을 신경써서 고르는 것. 이 모두는 일상에서 작은 ‘차이’를 연습하는 방법이다.

'기획자의 습관'은 기획, 마케팅 관련업계 종사자가 아니어도 창의적 센스를 기르는 데 유용한 책이다. 당신도 이 책을 통해 소소한 일상에서 멋진 생각을 찾아내는 최고의 크리에이티브 기획자가 되길 바란다.

기획자의 습관 | 최장순 지음 | 홍익출판사 펴냄 | 1만4800원

☞ 본 기사는 <머니S> 제542호(2018년 5월30일~6월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