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 총재/사진=임한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국의 금리인상과 무역전쟁 우려 등 변동성이 커지고 있으나 대규모 자본유출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최근 들어 경상수지 흑자, 경제여건이 나아지고 있어 대규모 자금유출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19일 이주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외국인들의 증권투자자금 유출입을 보면 주식자금은 유출입을 반복하고 있다"며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하고 이런 과정에서도 외국인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기초경제 여건, 대외건전성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평가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1500조원에 육박한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그는 "가계부채는 여러가지 대책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둔화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높은 증가규모를 보이고 있다"며 "시차를 두고서라도 증가규모를 소득증가 추세 정도로 억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을 기반으로 한은의 통화정책은 성장과 물가에 좀 더 초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미국 금리차로 인한 자본유출입 우려라든지, 가계부채 상황을 보면 통화정책을 운영하기가 쉽지 않고 상황이 녹록치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통화정책은 성장과 물가에 좀 더 초점을 둘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총재와의 일문일답

-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고 있지만 대규모 자금유출 가능성이 있고 특히 유동성이 좋다는 측면에서 자금유출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외국인들의 증권투자자금 유출입을 보면 주식자금은 유출입을 반복하고 있다고 본다. 전체적으로 보면 채권자금을 중심으로 꾸준한 유입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하고 이런 과정에서도 외국인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기초경제 여건, 그 다음에 대외건전성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평가에 기인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주요국 통화정책의 변화, 다시 말씀드려서 미 연준(Fed)의 금리인상 속도가 다소 빨라질 것 같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고 또 무역분쟁이 점점 더 확대돼 가는 문제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취약한 일부 신흥국의 금융불안이 좀 더 확산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한다.


국내에서 외국인 자금의 유출입에도 분명히 영향을 줘서 지금까지 유입세였지만 그것이 유출로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유출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도 우리 경제여건, 다시 말씀드려서 큰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라든가 여러 가지 대외건전성이 양호한 점 등을 감안해 보면 소위 서든 스탑, 단기간의 대규모 자본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무디스(Moody's)가 바로 어제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현 수준에서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여러 가지 근거의 하나로서 우리 경제의 대외충격에 대한 높은 복원력을 거론한 바가 있다. 그런 것을 감안하면 그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 가계부채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 어떻게 보는가. 취업자 증가수와 관련해 1월에는 올해 30만명 전망했고 4월에는 26만명 전망했다. 지금 1월부터 5월까지 나온 수치를 보면 15만명이 안 되는 것 같다. 앞으로 더 안 좋아질 가능성도 있어 7월에 수치를 조정할 가능성이 있는가. 10만명대로 낮출 가능성도 있는가.

▶가계부채는 주담대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이 맞다. 그렇지만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주택관련 자금수요가 아직도 떠받치고 있어서 여전히 예년에 비해서는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신용대출이 증가규모가 크기는 하지만 신용대출의 큰 부분이 상환능력이 양호한 고신용 차주 위주로 늘어나고 있다. 연체율도 아직은 낮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그렇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본다. 문제는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의 금리가 높은 수준이고, 기타대출 중에서 변동금리 대출비중이 높다는 점 등은 분명 유의를 해야 한다. 그래서 정부도 이 같은 점에 유의해서 개인사업자대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5월중 취업자수 증가규모가 10만명에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이렇게 최근 들어서 고용상황이 부진한데 그 원인은 아무래도 자동차, 서비스업 등의 업황부진과 일부 제조업의 구조조정 영향이 당초 예상보다 컸던 데에 주로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이 되고 있다. 올해 5월까지의 고용실적이 당초 예상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금년 중 취업자수 증가규모는 지난 4월에 저희들이 했던 26만명을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 5월의 실적을 감안해 보면 말이다. 그런데 그것이 기자님이 말씀하신대로 10만명대로 갈지 안 갈지는 좀 더 보고 7월 전망 말씀드릴 때 그때 밝히기로 하겠다.

-미국이 올해 네 차례 정도 금리인상을 하고 우리나라가 하지 않을 경우에는 100bp 차이가 나는데 이 경우에 자금유출이 불가피하다. 당장 보유세 개편안 발표가 되면 부동산시장 더 크게 위축되고 가계부채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통화정책을 펼치기 어려운 상황인 것 같다. 통화정책을 어떻게 설정해 나갈건가. 또 하반기 경제전망 어떻게 예측하고 있는가.

▶통화정책 운영하는 상황이 녹록치 않은 게 사실이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진다고 하니까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가 부쩍 높아져 있다. 그런데 금리차가 자본유출에 영향을 주는 하나의 요소인 것은 분명합니다만 그 외에 다른 요인이 상당히 영향을 많이 준다. 그래서 100bp가 되면 위험하다 이렇게 딱 단언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금리차 확대에 따른 자본유출 가능성 우려는 저희들이 충분히 숙지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무디스도 평가했듯이 우리 경제의 대외건전성은 양호한 것이 사실이다.

가계부채는 여러 가지 대책의 영향으로 인해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증가규모가 여전히 높다고 보고 있다. 물론 과거 2014∼2016년의 두 자릿수 증가세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지금의 증가세가 여전히 높다. 그래서 가계부채 증가세는 조금 더 억제할 필요가 있다. 디레버리징(deleveraging)까지는 여러가지 충격이 있어서 곤란하겠지만 저희들은 소득증가 추세 정도로 억제돼는 것이, 올해 당장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시차를 두고라도 그런 쪽으로 점진적으로 계속 가계부채 증가세는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가계부채도 자본유출보다도 성장과 물가에 초점을 둘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아까 말한 가계부채나 금융불균형도 보지만 성장과 물가 등 거시경제상황을 같이 살펴서 운영해야 되기 때문에 지적하신대로 정책결정에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금년 들어 고용이 부진하고 일부 신흥국의 금융불안이 지속되고 있고 글로벌 교역환경도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다. 최근에 발표되는 산업활동동향이라든가 모니터링 결과 등을 감안해 보면 우리 경제는 소비와 수출을 중심으로 현재 잠재수준의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래서 지난 4월의 전망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다시 한 번 말씀을 드리고, 한 달 간 지표를 더 보고 다음 달에 말씀드리도록 하겠다.

-11월 이후에 달러가 처음으로 1100원으로 올랐고 변동성이나 이런 것도 최근 수일동안 갑자기 커졌다. 원화의 급격한 절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향후 달러/원의 급변동에 대해서는 어떻게 적극적으로 대처하실건지.

▶원/달러 환율은 4월 들어서 북한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 게 사실이다. 1070원, 108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했는데 지난주 FOMC 회의 그 다음에 ECB 회의 이후에 글로벌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미-중간 무역분쟁 확대에 대한 우려가 부각이 되면서 다시 1100원대로 빠르게 상승을 했다. 이처럼 최근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불안정성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정말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현재 환율에 관해서 이 이상의 언급은 적절치 않다는 점을 양해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