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임한별 기자

5세대(5G) 주파수 경매가 마무리되면서 이통3사가 5G 상용화를 위한 네트워크 구축 작업에 돌입했다. 3사는 3분기 중 장비업체 선정을 끝내고 4분기부터 본격적인 네트워크 설비 구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는 3분기 중 5G 장비선정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5G 네트워크 장비 선정과 관련된 핵심은 중국산 네트워크 장비의 도입 여부다. 이통사들은 네트워크를 구축할 때 3~4개업체의 장비를 사용하는데 그간 국내시장에서는 주로 삼성전자, 에릭슨·노키아의 장비를 주로 활용했다.


하지만 2013년 4G 네트워크 구축 당시 LG유플러스가 중국 화웨이의 장비를 쓰기 시작하면서 업계의 지각이 변동했다. 현재 화웨이의 국내 장비시장 점유율은 10%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되지만 5G 네트워크 장비 도입이 본격화될 경우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화웨이의 장점은 가격대 성능비, 이른바 가성비다. 경쟁사보다 최대 30% 저렴한데다 기술력도 뛰어나다. 일각에서는 5G 네트워크 장비에 있어서는 화웨이가 삼성전자보다 1분기 이상 기술력이 앞섰다는 평가도 내린다. 올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에서 화웨이는 ▲최고 모바일기술 혁신 ▲최고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혁신 등 8개 부문을 휩쓸며 이목을 끌었다.


세계시장 점유율에서도 화웨이의 저력은 드러난다. 시장조사업체 IHS의 조사결과 화웨이는 전세계 통신장비의 28%를 점유, 에릭슨(27%)과 노키아(23%)를 제치고 선두에 올랐다.

◆가성비 좋지만 ‘글쎄’

하지만 업계가 화웨이 등 중국 통신업체의 장비도입에 신중한 이유는 보안 때문이다.


화웨이가 중국 정부의 영향력 아래 있어 각종 정보수집의 도구로 통신장비가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실정이다. 미국 정부는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화웨이의 장비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이며 최근에는 호주정부도 화웨이의 5G 장비 입찰에 반대 입장을 보였다.

국내에서도 논란은 이어졌다. LG유플러스가 4G 네트워크 망을 구축하던 2013년 주한미군 기지가 있는 일부지역에서는 중국산 장비를 쓰지 못했다. 이에 화웨이 측은 “영국 연구기관의 검증을 받았다”며 “170여개국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지만 문제가 일어난 적은 단 한건도 없다”고 주장했다.


/사진=뉴시스(AP제공)

5G 장비가 고가인 만큼 업계의 근심도 깊어진다. 기술과 가격 측면을 고려하면 화웨이 제품의 도입이 최선이다. 전국 5G망 구축에 약 20조원이 필요하고 주파수 경매에 사용된 금액을 감안하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판국에 화웨이 장비는 통신업계의 시름을 덜 수 있다.

하지만 보안이슈가 터진다면 치명적인 상처를 받을 수 있고 이동통신시장이 중국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무시할 수 없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기술담당 부서는 화웨이 도입에 찬성하지만 전략담당 부서는 섣불리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형국”이라며 “기존의 통신장비업체에 가격 압박을 주기 위해서라도 화웨의 장비 도입을 무조건 안된다고 볼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깊은 고민에 빠졌다. 화웨이 장비 도입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가 외교문제로 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호주의 경우 화웨이 장비 입찰을 거절했다가 중국과 호주가 외교마찰을 빚었다. 그렇다고 미국의 보안우려를 무시할 수도 없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현재 정부의 입장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며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논의할 사항”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