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임대료를 한꺼번에 4배 올린 건물주를 망치로 폭행한 서촌 '본가궁중족발 사태' 이후 정부가 세입자 보호를 위한 법 개정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국무총리 비서실, 국토교통부, 법무부, 서울시, 참여연대, 맘편히 장사하고픈 상인모임(맘상모)은 2일 오후 2시 서촌 봉평메밀칼국수에서 민생간담회를 가졌다. 상가 세입자들로 이뤄진 맘상모는 간담회에서 현행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법 개정에 대한 의견을 냈다.

맘상모에 따르면 2015년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상가 세입자는 계약 5년이 지나도 권리금을 보호받을 수 있지만 실제로는 불가능에 가까운 실정이다.


현행법상 세입자의 재개약 요구권이 5년 이후에는 끝나 권리금 회수도 사실상 어려운 것이다. 세입자 사정으로 점포를 양도하고자 할 때 임대인이 권리금 회수를 방해해도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다. 이를 악용해 건물주가 노골적으로 권리금을 요구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또한 임대인이 세입자의 재계약 요구를 거절하면 상가를 1년6개월간 영리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데 실제로는 대부분의 권리금이 월세를 웃돌아서 사실상 건물주가 1년 반 동안의 월세를 포기하고 합법적으로 권리금을 약탈할 수 있는 구조다.


/사진=김노향 기자

임대차 보호기간과 임대료 인상률 문제도 거론됐다. 맘상모 관계자는 "일본 등 선진국은 세입자에게 특별한 귀책사유가 없는 한 계속 갱신이 가능하다"며 "계약갱신 기간의 제한을 두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임대료 인상률에 대해서는 "임대료 폭등은 세입자가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이므로 인상률을 소비자 물가상승률 2배 이내로 제한해 지자체장이 지역상황에 맞게 고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재건축건물 세입자에 대한 영업가치 보상문제도 많았다. 2013년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임대인은 재건축에 대한 사전고지 의무를 지지만 계약 5년 이후 진행하는 재건축 등에 대한 피해는 여전히 세입자 몫으로 남는다. 국가나 지자체에 의해 이뤄지는 재개발은 일부 손실을 보상하는 반면 민간에 의한 대규모 재건축은 세입자 피해대책이 전무하다고 맘상모는 지적했다.

환산보증금 제도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환산보증금은 영세 세입자 보호를 위해 임대료가 일정금액 이상 높은 곳은 규제를 예외적용하는 것이다. 맘상모 관계자는 "환산보증금을 기준으로 임대차보호법 대상을 나누는 것은 법의 형평성 논리에 맞지 않다"며 "임대료가 높은 좋은 건물을 소유한 건물주에게 법을 지킬 의무를 면제해 주는 역차별적인 조항"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강제성 있는 분쟁조정위원회와 강제집행 시 경찰의 역할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번 궁중족발 사태에서도 건물주가 고용한 사설용역 직원이 세입자를 강제퇴거시키다가 물리적 폭력과 손가락 절단사고가 발생했다.

맘상모 관계자는 "서울시 등 지자체가 분쟁조정제도를 운영하지만 강제력이 없어 실효성이 부족하다"며 "내 건물이니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잘못된 인식으로 건물주가 꿈인 나라가 돼버린 상황을 바로잡으려면 올바른 임대차제도에 대한 교육과 시민 홍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