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머니투데이 박준식 기자
한국 조선사가 전세계 신규 수주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중국 조선사에 밀렸던 한국 조선사에 모처럼 희소식이 날아온 건 3년 만이다. 하지만 활짝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 잇단 수주 성공으로 하반기 업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해양플랜트라는 암초에 걸려 좌초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 조선사들은 올 상반기 전세계 선박 발주량 1234만CGT(441척)의 약 40%인 496만CGT(115척)를 수주하며 정상에 올랐다. 같은 기간 중국 조선사는 439만CGT(203척)를 수주했다. 한국 조선사들은 전세계 선박 발주량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고부가가치선 위주로 수주를 늘려 1위 탈환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한국 조선사가 아직 시황개선 및 업황정상화를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부정적인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가 선박에서 양호한 수주를 이어가고 있지만 해양플랜트 수주가 없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전세계적으로 4건의 해양플랜트 발주가 있었지만 국내 빅3의 최근 1년간 신규 수주는 단 1건도 업었다.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2건의 프로젝트를 수주한 이후,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2014년 이후 해양플랜트 일감을 단 하나도 따내지 못했다. 특히 현대중공업의 해양플랜트 일감의 경우 이달 말이면 완전히 고갈된다.


최근 유가상승이라는 호재를 만나 해양플랜트 발주가 점차 늘어나는 상황이지만 국내 빅3는 매번 입찰에 미끄러지고 있다. 그나마 대우조선해양만 미국 석유업체인 셰브런의 로즈뱅크 해양프로젝트에 투입되는 부유식 원유생산설비(FPSO) 입찰 대상에 올랐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일찌감치 탈락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전망이 좋진 않다. 셰브런은 대우조선해양과 싱가포르 조선사인 셈코프마린을 최종 후보로 두고 검토 중인데 한국의 3분의1 수준의 저가 공세에 나서는 싱가포르 조선사를 당해낼 가능성이 낮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싱가포르 조선사의 기술력마저도 국내 조선사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조선사가 올 상반기 수주전에서 정상을 탈환했지만 낙관할 때는 아니다”며 “해양플랜트 수주 부진이 장기간 지속되면 업황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한국 조선사는 그동안 해양플랜트부문 기술경쟁력을 인정받아왔지만 이제는 후발국에 많이 따라잡혔다”며 “한국 조선사가 다시 경쟁력을 갖추려면 설계부문 엔지니어링의 역량을 강화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등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