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증권선물위원장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증권선물위원회 긴급 브리핑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금융감독원이 증권선물위원회가 제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재감리를 수용하기로 했다. 증권선물위원회가 1년 반 가까이 끌어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판단 여부를 금융감독원에 다시 조사하라고 한 것을 두고 비난이 커지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13일 '삼성바이오로직스 감리관련 출입기자 안내사항' 공지를 통해 전일 증선위 심의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금감원 측은 "투자주식 임의평가와 관련한 증선위 요구사항을 면밀히 검토해 구체적인 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 회계 처리 기준을 어겨 분식 회계를 했다는 금감원의 지적에 대해 판단을 유보했다. 금감원의 지적이 명확하지 않아 분식 회계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겠다는 게 증선위의 입장이다.

당초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말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한 것을 고의 분식회계로 지적했다. 2015년 갑자기 회계 변경을 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증선위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설립 직후인 2012~2014년 회계처리에 대한 타당성도 같이 검토해야 한다며 금감원에 감리조치안 수정을 요청했다. 이에 금감원이 '원안 고수' 입장을 밝히자 증선위는 결국 판단 보류 및 재감리 요청을 내렸다.

금감원 측은 "증선위가 삼성바이오로직스 감리와 관련해 지난달 부터 2달에 걸쳐 여러차례 회의 끝에 심사숙고해 결정한 내용에 대해 존중한다"며 "향후 고의로 판단된 위반사항에 대해 신속히 검찰에 관련자료를 제공해 수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했다.


일각에선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문제가 명확한 결론이 내려지지 않은 데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융위는 그동안 삼성바이오 문제에서 전형적으로 금감원에 책임을 떠넘기는 행태를 보여왔다"면서 "이번에도 금감원에 다시 판단을 요구하며 혼란은 한동안 불가피해졌다"고 평가했다.


삼성바이오의 회계문제를 최초로 제기했던 참여연대 역시 "전형적인 삼성 봐주기 판결로 증선위의 존재 의의를 스스로 부정했다"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