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서울의 지하철에 ‘숨은 코로 쉬어야 한다’는 카피의 광고가 실린 적 있다. 너무 당연한 말을 광고로 알린 것이다. 그만큼 최근 코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실제 미세먼지가 가득한 날이 반복되면서 코는 괴로움에 시달린다. 특히 환경오염과 서구화된 식생활 등으로 급격히 늘어난 알레르기 비염은 한창 공부하는 청소년에게 많이 나타나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비염은 방치하면 단계별로 증상이 심해지고 만성화 돼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코 막힘의 주원인 ‘비염’

코 막힘은 코의 기능에 이상이 생겼을 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이다. 정상인은 평소 숨 쉬는 것을 의식하지 않고 생활하지만 코가 수시로 막히는 환자의 경우 본인은 물론 주변 사람도 괴로울 만큼 답답함을 호소한다. 코 막힘의 원인 중 가장 흔한 것은 비염이다. 미국의 경우 연간 전국민의 7분의1 수준인 약 4000만명이 비염에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염은 코 안쪽 빈 공간인 비강의 표면에 생긴 염증을 뜻한다. 비염이 생기면 비점막이 부어 비강이 좁아지고 콧물이 많이 생기면서 코 막힘을 악화시킨다. 또 코가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경우도 비염 발생률을 높이는 요인이다. 코 뼈가 휘어져 생기는 비중격만곡증은 비염의 대표적인 원인 질환으로 꼽힌다.

이밖에 비강구조의 변형으로 발생하는 만성비후성 비염도 있다. 최근에는 꽃가루나 집먼지 진드기, 동물의 털, 곰팡이, 음식물 등 주위에서 흔히 접하는 물질에 비정상적인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알레르기성 비염도 늘고 있다.


또한 알레르기성 비염과 증상은 비슷하지만 항원은 밝혀지지 않고 자율신경의 불균형에 의해 혈관이 확장돼 발생하는 혈관운동성 비염과 코 옆의 빈 공간인 부비동에 염증이 생기는 만성부비동염(축녹증) 등이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비염에 걸리면 코가 막힘과 동시에 코 먹는 소리를 계속 내게 되고 냄새도 잘 맡지 못하게 된다. 머리가 항상 무겁고 주의력이 산만해지며 감기에 걸리기 쉽다. 또 콧물이 목으로 넘어가 불쾌감이 지속되고 만성적인 피로로 인해 청소년의 경우 학습장애를 호소하기도 한다.


코는 뇌로 산소를 보내는 첫번째 관문이다. 코가 막혀 만성적인 산소 부족현상에 시달리게 되면 뇌의 기능이 현저히 떨어진다. 뇌는 우리 몸의 산소 소비량 중 20% 이상을 소모하는 장기로 비염을 앓는 학생은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져 학업 성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특히 비염은 청소년기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가 된다. 코에 이상이 생기면 미각에도 영향을 줘 입맛이 떨어진다. 입맛이 없으니 당연히 음식을 잘 먹지 않게 되고 밤에는 코 점막이 부어 자주 깬다. 결국 고른 영양섭취와 깊은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서 신장이 자라는 데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인체 자정능력 떨어트리는 비염 장기화

비염이 장기화되면 축농증·중이염·아토피 피부염의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 코는 외부의 공기가 폐로 들어가는 관문이어서 코의 이상은 인체의 자정능력을 심각하게 떨어트린다.

특히 알레르기성 비염을 방치하면 면역기능이 저하돼 알레르기성 천식이나 피부염이 생길 수 있으며 예기치 못한 질환까지 유발할 수 있다.

비염이 심하면 코로 숨을 쉬지 못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입으로 숨을 쉬는 습관이 생기게 된다. 이런 현상이 장기화되면 본인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다니면서 총기가 없는 인상으로 바뀌게 된다. 바로 아데노이드 얼굴형이다.

이는 외모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위턱의 발육에 영향을 끼쳐 얼굴이 비대칭으로 변하기 쉽다. 또 치아의 부정교합 및 이갈이의 원인이 돼 턱 관절은 물론 전신에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비염은 유전적인 소인과 환경인자가 복합돼 완치가 어려운 질환으로 꼽힌다. 주로 쓰이는 치료약은 항히스타민제와 코에 뿌리는 국소용 스테로이드 스프레이제제로 후자는 먹는 약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빠르다.

다만 코 점막 수축제의 경우 습관적으로 장기간 사용하면 오히려 비염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양방의 면역요법은 오랜 기간 주사를 맞아야 하는 단점 및 부작용의 위험이 있어 잘 사용하지 않는다.

비염 환자의 약 80%가 턱 관절에 문제를 겪고 있기 때문에 턱 관절 교정법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거북이 목으로 구부정한 자세를 가진 청소년의 경우 경추 교정과 두개골 조정을 통해 코를 치료하게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식생활 개선이다. 코를 치료하고 싶다면 가공식품을 절대적으로 피해야 한다. 철저한 식이요법을 통해 면역력을 높여주면서 종합적인 치료를 병행해야 비염 치료에 효과를 볼 수 있다.

비염에 좋은 음식은 생강이다. 생강은 염증을 가라앉히고 기관지 확장은 물론 향균 작용으로 면역력을 증가시켜 비염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기본적으로 알레르기를 억제해주는 성분이 있는 녹차와 코 점막을 튼튼하게 해주는 사포닌 성분이 풍부한 대추 역시 차로 우려내 따뜻하게 먹어주면 좋다. 입맛이 까다로운 아이에게는 플라보노이드 성분으로 호흡기 손상을 막아주는 딸기를 추천한다.

비염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다. 너무 흔해서 그 심각성에 대한 체감이 낮은 편에 속하기도 한다. 그러나 초기, 혹은 청소년기에 적절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성인이 된 이후에도 평생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게 된다.

만성 비염을 막고 효과적으로 코 건강을 관리하기 위해선 작은 증상도 가볍게 넘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병·의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1호(2018년 8월1~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