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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는 이번 규제 강화가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배당성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총수 일가 사익편취 규제 강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7월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대기업 총수 일가가 일감몰아주기로 사익을 편취하는 것을 막기 위해 규제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일감몰아주기 규제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공정거래법을 개정해 현재 총수일가 지분이 상장사는 30%, 비상장사는 20%일 경우 규제대상이 되던 것을 상장사·비상장사 모두 20%로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재 규제 대상이 아닌(총수일가 지분율이 20~30%인 종목) 상장사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규제가 강화될 경우 총수일가의 지분율을 강제로 낮추거나 내부거래를 완전히 해소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규제에 따라 주가 변동성 확대가 우려되는 상장사는 모두 24곳이다. 지난해 말 기준 총수일가가 20~29.99%의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다. 이 중 내부거래 비중이 20% 이상인 곳은 현대글로비스(20.73%), LS(28.00%), 영풍정밀(24.58%), 한라홀딩스(27.06%) 등이다. 내부거래 비중이 50% 이상인 곳은 이노션(57.08%), 한진칼(54.93%), HDC아이콘트롤스(65.35%) 등 3개다.
이들 회사는 공정위의 규제가 강화될 경우 사실상 총수일가의 지분을 정리하거나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내부거래를 포기해야 한다.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내부거래를 중단할 경우 기업의 영속성에 위협을 받을 수 있으므로 공정위의 규제가 확대되면 총수 일가의 지분을 처분하는 방안이 현실적인 대안이다.
문제는 이런 기업들 가운데 지주사가 많다는 것이다. 총수일가가 해당 회사 지분을 장내매도할 경우 대규모 매물 출현으로 주가가 급락하는 원인이 되며 대주주 입장에서는 기업 지배력도 신경써야 한다. 따라서 소액주주 보호와 기업가치 유지를 위해서라도 총수일가 지분은 지주회사나 계열사가 블록딜을 통해 사들이거나 사업 부문을 분할해 매각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렇게 되면 장기적으로는 공정위의 규제 강화 취지인 상장사의 내부거래 감시 기능은 강화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특정 기업에 불필요한 대규모 비용이 발생할 수 있어 주가에는 악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총수일가는 지분을 처분한 대가로 대량의 현금을 얻지만 해당 지분을 취득하는 그룹 계열사는 자금이 주식으로 묶이는 상황이 발생한다. 또 사업부문이 변경될 경우도 주가의 변동성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다. 결국 규제가 강화되면 개별 기업의 실적과 주가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재벌 승계의 '돈줄'이 되는 기업이라면 어느정도의 주가 부양은 보장됐다고 보는 경우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현재 공정위 규제를 보면 그런 개념이 거의 없어지고 오히려 변동성만 확대됐다. 기업 지배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기업일수록 정부의 규제에 따라 실적이나 주가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재계는 정부가 지주사 도입을 권유해 놓고 입장을 바꿔 규제를 강화한다며 반발하고 있어 실제 규제 강화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공정위는 지주사 체제로 전환된 18개 대기업집단(이하 전환집단)에 대해 자·손자회사 등과의 내부거래(55.4%)로 배당 외 수익을 과도하게 받는다는 지적도 했다. 재계는 이 같은 지적에 반발하고 있지만 지주사가 회사 조직의 한가지 유형으로서 총수일가의 과도한 지배력 확대 및 사익편취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공정위 입장이다.
지주사는 보유 중인 자회사들의 지분율 평균이 낮을수록 배당수익 비중도 낮다. 즉 그룹의 지주사가 배당수익을 적게 받는 회사는 해당 주식을 가지고 있는 소액주주들에 대한 배당도 적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대상 18개 기업 집단 중 지주사의 배당 수익이 유난히 낮은 상장사는 셀트리온홀딩스(0%), 한라홀딩스(4%), 한국타이어(15%), 코오롱(19%) 등이다. 이 가운데 코오롱의 계열사 중에서는 코오롱글로벌,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프라스틱, 코오롱 패션머티리얼, 코오롱생명과학 등 6개가 해당된다.
현재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특위(기업집단분과)는 토론회와 간담회 등 외부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지주사가 계열사로부터 브랜드료 등을 받는 대신 배당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공정위가 이같은 계획을 강행할 경우 지주사는 대부분의 수익을 계열사로부터 받는 배당으로 받아야 한다. 이렇게 되면 해당 종목에 투자한소액주주들의 몫도 늘어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재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만큼 좀 더 두고 봐야겠지만 공정위가 현재 기조대로 강행한다면 기업 전반의 배당 성향이 높아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1호(2018년 8월1~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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