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과 인접한 서울 송파구의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김창성 기자
‘저녁 있는 삶’ 추구 열풍에 청약 1순위 요건 ‘휴식’

최근 분양시장에 ‘워라밸’ 바람이 거세다. ‘워라밸’은 직장생활을 뜻하는 워크(Work)와 삶을 뜻하는 라이프(Life), 균형을 뜻하는 밸런스(Balance)가 합쳐진 신조어로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사회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사회 전반에 자리한 워라밸이 분양시장으로까지 확대된 건 최근 분위기에서 당연해 보인다. 계속된 정부 규제로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며 집을 단지 ‘사는 것’이 아닌 ‘사는 곳’으로 인식하기 시작해서다. 이른바 ‘저녁 있는 삶’을 추구하는 이가 늘며 이제 아파트는 자산을 대표하는 부동산을 넘어 휴식을 위한 필수 공간으로 인식된다.
분양시장에 퍼지고 있는 워라밸은 어떤 모습일까.

◆교통·교육·편의시설에 ‘휴식’까지… 진화하는 청약 트렌드


실수요자들이 그동안 아파트 청약흥행 요건 중 가장 중요시 여긴 사항은 단연 삼박자 인프라다. 교통·교욱·편의시설이 갖춰진 인프라에 따라 비슷한 입지의 청약 성적이 갈린다.

지하철역과 인접한 역세권 아파트는 출퇴근 등 이동이 편리하다. 학군 밀집 지역인 학세권 아파트는 자녀 교육에 유리하고 대형마트·백화점·상권·병원·관공서 등이 밀집하면 주거 만족도가 높다. 여기에 개발호재 등 ‘투자 가치’가 높은 아파트가 그동안 시장의 주목을 끌며 흥행을 주도했다.


반면 최근에는 ‘휴식’을 강조한 아파트가 단연 강세다. 단지 주변의 공원, 강, 산, 조망 등을 통해 일상에 지친 삶을 치유하려는 실수요자가 늘어서다.

주당 최대 법정 근로시간을 기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7월에 시행되면서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워라밸’ 열풍이 더욱 거세진 것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거센 워라밸 열풍은 분양시장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많은 직장인에게 ‘주말과 저녁이 있는 삶’이 주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팽배하면서 분양시장에도 쾌적한 자연환경과 여가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단지가 대세중의 대세로 떠올랐다.

◆워라밸 입지는 청약 성적도 우수

워라밸을 앞세운 단지는 상반기 분양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분양한 전국 194개 단지 중 1순위 마감에 성공한 단지는 83개(42.8%)로 나타났다.

이 중 청약경쟁률 최상위를 기록한 단지(두 자릿수 경쟁률 기록 기준)를 지역별로 분류하면 주변에 녹지가 풍부하거나 문화 등의 인프라가 잘 조성됐다는 공통점을 가졌다.

상반기 전국에서 가장 높은 1순위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는 ‘대구e편한세상 남산’(346.51대 1)으로 달성공원과 두류공원 등 풍부한 녹지공간과 가깝다. 또 문화예술회관도 인근에 있어 여가생활을 즐기기 좋은 환경이다.

경기도에서는 이른바 그린 프리미엄으로 불리는 동탄2신도시 ‘동탄역 예미지3차’(106.81대1)가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서울은 도심에 위치하면서도 한강공원 등 쾌적한 환경이 조성된 ‘당산 센트럴 아이파크’(79.9대1)의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분양시장은 교통 여건, 개발호재 등을 앞세운 아파트의 프리미엄 기대치가 높았다”며 “반면 최근에는 삶의 여유를 누리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환경에 대한 관심이 분양시장에 확실히 반영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