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이 지난 7년 동안 지켜오던 시공능력 5위 자리를 내려놓았다. 시공능력 평가제도는 주로 정부가 발주하는 공사를 수행할 건설업체를 선정하는 데 객관적인 기준을 제공하기 위해 시행한다. 국토교통부와 대한건설협회가 연간 1회 평가를 내린다.


올해 시공능력 5대 건설사는 삼성물산·현대건설·대림산업·대우건설·GS건설이다. 포스코건설이 차지했던 자리에 GS건설이 올라섰다. 포스코건설이 밀려난 가장 큰 이유는 실적부진이다. 또 최근 몇년 동안 시공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한 인명사고가 평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머니투데이

상위건설사 대비 부진한 실적

포스코건설은 2011년 건설업계 시공능력 6위에서 4위로 올라 처음으로 5대 건설사에 합류했다. 당초 ‘빅5’로 불리던 현대·삼성·GS·대우·대림의 구도가 7년 만에 깨진 것이다. 이는 2000년대 초반 주택사업을 시작한 포스코건설이 10년여 만에 이룬 성과로 다른 공사를 맡는 데도 큰 영향을 미쳤다.

정동화 당시 포스코건설 부회장은 “2020년까지 총수주 100조원, 매출 60조원을 달성해 세계 10위권 건설사로 성장할 계획”이란 장밋빛 비전을 제시했다.


하지만 포스코건설은 2014년과 2016년 시공능력 3위까지 오르는 등 성장세를 키우다가 이후 매출이 계속 줄어들었다. 연도별 매출을 보면 ▲2013년 8조283억원 ▲2014년 7조5147억원 ▲2015년 6조5369억원 ▲2016년 5조4961억원으로 해마다 조단위로 줄어들다 지난해 6조3445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실적 변화가 시공능력 평가에 타격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시공능력 평가는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최근 3년 동안의 ▲공사실적 ▲경영 ▲기술능력 ▲신인도 부문으로 나눠 점수를 매긴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적과 재무상태다. 세부적으로는 수주실적과 자본금, 부채비율 등을 상대평가한다. 만약 워크아웃을 진행 중이거나 구조조정에 따라 직원 수를 줄여도 불이익을 받는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실적부진이 포스코건설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시공능력 평가방식이 상대적이기 때문에 상위건설사 대비 감소액이 두드러져 순위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사장 인명사고 등 잇단 재해

실적 외에 신인도 평가도 중요한 악재요인으로 꼽힌다. 신인도 평가는 공사실적·경영·기술능력 부문과 비교하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요소는 아니다. 다만 반복적으로 건설공사 안전이나 품질관리 수준 등에 문제가 생겨 당국 제재를 받았을 때는 페널티를 받는다.

포스코건설은 올 3월 부산 주상복합 엘시티(LCT) 공사장 등에서 발생한 노동자 8명의 사망사고와 관련 사법처리를 받게 됐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31일 포스코건설 특별감독 결과를 발표, 불법사례를 적발해 과태료를 부과하고 현장소장 16명을 형사입건하기로 했다.

이번 특별감독 결과 포스코건설은 안전관리자 315명 중 정규직 비율이 17.8%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시공능력 100대 건설사의 평균 안전관리자 정규직 비율 37.2%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앞서 2016년 6월 포스코건설이 공사 중이던 경기도 남양주 지하철 공사장에서 작업 도중 폭발사고가 발생해 노동자 4명이 숨졌다. 2014년 10월에도 포스코건설이 시공한 경기도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광장에서 환풍기 덮개가 떨어져 시민 등 16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검찰은 사고원인이 부실시공이라고 판단해 관련자를 기소했고 2016년 포스코건설 관계자 등 6명이 벌금형과 징역형을 받았다.
/사진=김창성 기자

◆‘빅5 상징성’ 타격 줄 수 있어

시공능력 평가순위는 발주자로부터 일감을 따내는 데 중요한 기준이기도 하지만 사실상 건설업계의 서열로 인식돼 자존심 경쟁도 치열하다. 시공능력 순위가 오른 건설사는 이를 분양홍보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다만 건설사마다 주력분야가 달라 시공능력 평가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상위건설사일수록 미세한 순위변동이 주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전문가의 평가도 설득력을 얻는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시공능력 100위권 내 건설사는 순위변동이 작을 경우 직간접적 영향이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면서도 “톱5라는 상징성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이 순위를 회복하려면 실적개선이 시급하지만 올 1분기 실적도 그리 좋지 않았다. 영업이익은 78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3.1% 급감했고 당기순이익도 25.1% 감소한 737억원을 기록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환율하락 여파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며 “건설만 보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데 계열사 연결기준 실적이 낮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사업도 위험요소다. 수천억원대 손실을 일으킨 브라질 제철소사업은 관련소송이 100건 이상 진행 중이라 추가손실 가능성이 남았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공사미수금 회수가 지연되고 관련부서에서도 거의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채권 회수가 지연되면서 순차입금도 계속 늘어나 지난해 9730억원에 달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2호(2018년 8월8~1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