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배우 홍여진씨가 유방암 극복의 어려움을 전했다. 40대 중반의 나이에 암 판정을 받고 활동을 중단했던 그는 약 13년 전 유방암 수술을 받으며 우울증을 겪었지만 완치 후 재발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방암은 여자라면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질환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10만명당 52.1명의 유병률을 보인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높은 발생률인 데다 꾸준한 증가세를 보인다. 유방암은 약 30%가 유전적 요인 때문에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성 암은 유병률이 높고 다음 세대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유방암 환자면서 가족력이 의심되는 경우나 이미 수술을 받은 경우 유전자 변이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전세계 여성암 사망 원인 ‘1위’
세계보건기구 통계에 따르면 여성암 사망 원인 1위는 유방암이다. 국내에서도 2000년부터 2015년까지 사망자 수가 2배가량 증가했다. 한국인이 평균 기대수명 82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린 확률은 약 35%다. 남성이 37.9%, 여성이 32%로 이 중 여성에게 자주 발생하는 유방암은 2015년 국내 여성의 암 발생률 2위를 기록했다.
유방암은 쉽게 말해 암세포 덩어리가 유방에 생기는 암이다. 주로 유방의 유관과 소엽에서 발생하며 덩어리가 만져지는 종괴는 유방암 증상의 70%를 차지한다.
유두를 자극하지 않았는데도 분비물이 나오거나 한쪽 유방의 유두에서 분비물이 나오는 경우도 유방암일 확률이 높다. 다만 이런 유두 분비 증상은 전체 유방암 환자의 1%에서만 발생하기 때문에 피부궤양·함몰·유방 멍울 등으로 유방암을 인지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외에 유방암에 걸리면 유방의 윤곽이나 크기에도 변화가 나타난다.
유방암은 발생률이 높지만 그만큼 예후도 좋고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가 쉽다. 유방암을 일찍 발견할 경우 5년 상대생존율은 국한 98%, 국소는 90%에 이른다. 따라서 자각증상이 느껴진다면 하루라도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유방암의 원인을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유발 유전자는 있다. 바로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를 통해 대중적으로 알려진 BRCA1·BACA2 유전자다. 이 유전자는 각각 17번과 13번 염색체 장완에 위치해 있으며 유방이나 난소세포 안에서 DNA 복제에 이상이 생겼을 경우 수리하는 역할을 한다.
즉 BRCA 유전자에 변이가 존재하면 DNA 수리과정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유방암의 발병 위험도는 60~80% 높아지게 된다.
한국인 유전성 유방암 연구 결과에 따르면 BRCA 유전자 변이로 발생한 유전성 유방암은 산발성암에 비해 70세까지의 누적위험도가 87%가량 높다. 2차 암 발생 위험도 역시 64% 높은 것으로 알려져 유전자 변이 파악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BRCA 유전자는 유방암과 더불어 유전성 난소암과도 관련 있다. 본인 또는 가족에게 발생할 수 있는 유방암·난소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적 조치를 취하기 위해서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유전적 결함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보험이 적용된 BRCA 유전자 검사 대상은 ▲유방암 혹은 난소암이 진단되고 환자의 형제자매(2촌) 이내의 가족 중에도 전례가 있는 경우 ▲환자 본인에게 유방암·난소암이 동시에 발병된 경우 ▲40세 이전에 진단된 유방암·남성 유방암·양측성 유방암·상피성 난소암 발병자 등이다.
유전성 유방암과 난소암을 유발할 수 있는 BRCA1 유전자의 엑손은 약 7000염기, BRCA2의 엑손은 약 1만1000염기의 염기서열 해독이 필요하다. 이에 유전성 유방암 검사는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NGS)으로 발병 가능성을 진단한다.
다만 BRCA 유전자 변이 중 일부는 유전자 결실 또는 중복과 같은 유전자 재구성에 의해 발생하므로 이 경우에는 여러 유전자의 복제수를 동시에 측정하는 MLPA법을 이용해 검출하게 된다.
검사 결과는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지 않은 경우와 발견된 경우, 발견됐지만 암과의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미분류 변이인 경우로 나뉜다. 유전자 변이가 발견된 환자는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약제를 이용한 예방, 예방적 수술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약물요법으로는 타목시펜이 주로 이용되며 이 경우 반대 측 유방에 2차로 암이 발생할 위험률은 53% 감소한다. 안젤리나 졸리가 시행한 예방적 유방 절제술은 암 발생 위험률을 90% 이상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지 않아 유전성 암의 가능성이 낮은 경우라고 해도 암 발생 위험도가 정상인과 유사한 수준이라는 의미일 뿐 암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암 검진은 받는 것이 좋다.
미분류 변이가 발견된 경우도 암과의 연관성이 밝혀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관리를 위해 의료진 상담을 받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물려받은 유전자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적극적인 검사와 치료를 선택하는 것은 본인의 몫이다. 유방암은 국가가 검진비를 지원하는 5대 주요 암 가운데 유일하게 발생률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본인과 가족을 위해 방치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평생 관리한다는 생각으로 주의를 기울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