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펍지주식회사(이하 펍지)는 지난 4월2일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을 통해 넷이즈 측에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펍지는 자신들이 개발한 게임인 ‘배틀그라운드’와 넷이즈가 서비스 중인 ‘나이브스 아웃’, ‘룰스오브서바이벌’이 상당히 유사하다는 것을 근거로 소송을 청구했다.

펍지는 ‘위너위너치킨디너’라는 배틀그라운드의 캐치프레이즈가 “유머와 놀라움을 전해주는 요소”라며 “해당 문구는 펍지 주식회사와 배틀그라운드의 엠블럼처럼 쓰이기도 하는 저작권 보호 요소”라고 주장했다.


이런 펍지의 소송에 넷이즈는 “펍지가 저작권법 및 다른 법률을 통해 모든 지식재산권을 독점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넷이즈는 “캐릭터의 복장, 로비, 승리 문구 등의 요소는 저작권으로 보호할 수 없다”며 “무엇보다 배틀그라운드와 넷이즈의 게임은 동일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넷이즈는 이어 “펍지의 이런 행동은 부끄러운 줄 모르는 행동”이라고 덧붙였다.

지식재산권 소송 중 결과를 예상하기 가장 어려운 소송이 저작권 소송이라는 게 필자의 의견이다.


누가 봐도 똑같다고 느끼는 사진 저작권 소송이 기각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고 여러 음악평론가가 모방이 분명하다고 언급한 음악저작권 소송도 기각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여기서 ‘여과’라는 개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여과는 기존에 존재하던 저작물과 비교해 순수하게 새로 창작된 요소만 추려내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새로 만들어진 저작물을 두고 기존의 것과 비슷하다고 느끼는 점은 이 때문이다. 새로 만들어진 저작물이라 할지라도 기존의 요소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음악 저작물 소송의 경우 문제가 된 음악과 기존 음악을 비교해 저작자가 독창적으로 만들어 낸 부분만 골라내는 것이 여과다.

저작권 침해 소송에 걸린 피고의 변호사는 원고가 제시한 음악도 앞서 창작된 음악들과 비슷한 내용이 존재한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원고가 제시한 음악에서 독창성을 최소화하면 저작권 침해를 방어하기 용이하다. 이런 측면만 보면 저작권 침해자 입장이 훨씬 유리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소송도 마찬가지다. 총으로 서로 쏘고 숨고 하는 게임은 이전부터 존재했을 것이다. 군인 복장의 주인공은 게임이 탄생했을 때부터 존재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게임에서 자주 등장한다.

이런 측면만 봤을 때 과연 원고 측인 펍지의 배틀그라운드에서 독창성 있는 부분이 어느 정도일지가 이 소송의 관건으로 판단된다. 피고 측인 넷이즈는 기존에 이미 존재했던 게임 요소들은 모두 제거하고 배틀그라운드에서 완전히 새로 등장한 내용만 여과하려 할 것이다.

필자의 주관적인 생각으로 펍지는 이 소송에서 이기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소송 결과가 어떻게 흘러갈지 유념히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4호(2018년 8월22~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