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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해킹 사고와 경영자의 도덕적 해이로 신뢰가 추락한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소를 대체할 서비스로 ‘탈중앙 거래소’가 주목받고 있다.
27일 블록체인 업계에 따르면, 암호화폐를 사고파는 거래 당사자가 거래소에 암호화폐와 현금 등을 입금하지 않고, 개인 간 지갑으로 거래하는 탈중앙화 거래소 서비스가 확산할 전망이다.
◆기존 거래소 단점 극복한 탈중앙 거래소 ‘주목’
최근 속속 등장하는 탈중앙 거래소는 개인 간에 암호화폐를 거래할 때, 거래소를 거치지 않고 상대방의 지갑에 거래 당사자가 직접 입금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실제 암호화폐가 블록체인 위에서 거래돼 모든 거래 내역이 영구적으로 남는 것도 특징이다.
기존 중앙화 방식의 일반 암호화폐 거래소는 실제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대신 거래소 안의 데이터베이스(DB)에서 숫자로만 거래했다. 당사자 간 거래가 완료되면 거래소 사업자가 암호화폐와 현금을 입금하는 형태인 것이다.
또한 기존 거래소는 암호화폐 거래에 블록체인 기술을 직접 활용하지 못했다. 현 블록체인 기술이 전체 거래량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든 거래 내역을 블록체인에 영구히 보존한다는 ‘블록체인의 기본 개념’에 어긋나는 한계가 있었고, 이러한 이유로 거래소 사업자가 블록체인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지 못한 채 폭리만 취한다는 비난도 끊이질 않았다.
게다가 기존 거래소는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암호화폐를 온라인 상태로 관리하고 나머지 암호화폐를 USB 형태의 오프라인 하드웨어 지갑에 보관한다. 거래소 운영에 필요한 최소량의 암호화폐는 항시 온라인 네트워크에 접속된 구조이므로 항시 해커의 표적이 됐다.
반면 탈중앙 거래소는 개인 지갑 간 거래만 가능해 거래소가 고객 암호화폐를 대신 관리할 필요가 없다. 온라인 상태의 암호화폐가 전혀 없으므로 해커가 거래소를 해킹해도 갈취할 암호화폐가 없다. 상대적으로 해킹에 노출될 위험성이 더 낮은 것이다.
탈중앙 거래소도 단점은 있다. 모든 거래가 블록체인 위에서 거래돼 처리 속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가격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 특징을 고려하면 늦은 거래 속도는 암호화폐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중앙 방식의 기존 거래소와 탈중앙 거래소 간 시세 차익이 발생하고, 이 허점을 노린 투기 세력의 시세 조작 등에 악용될 수 있다.
거래소가 전혀 관여하지 않으므로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소 입력 오류와 사기거래 등 다양한 사고 책임도 모두 거래 당사자가 감수해야 한다. 기존 거래소는 해킹 피해가 발생하면 거래소가 도의적 책임을 지고 피해액 일부를 배상했다. 일부 거래소는 거래자가 복잡한 상대방의 지갑 주소를 잘못 입력해서 다시 찾을 수 없게 된 암호화폐를 복원해주는 유료 서비스도 제공했다. 반면 탈중앙화 거래소에서는 이러한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암호화폐 거래소 한 관계자는 “투기 붐이 꺼진 이유도 있지만, 잦은 거래소 해킹과 일부 사업자의 방만한 경영이 암호화폐에서 투자자의 발길을 돌리게 한 원인 중 하나”라며 “탈중앙 거래소가 기존 거래소보다 더 깨끗하다는 인식이 있어 관련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걸음마 단계 넘어 진화하는 서비스 경쟁력
탈중앙화 거래소는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서비스 고도화에서 찾을 수 있다. 탈중앙 거래소 모델은 지난해 말 중국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 규제를 강화하면서 처음 등장했다.
홍콩에 법인을 둔 암호화폐 정보공유 사이트 '코인콜라'는 대표적인 탈중앙화 거래소다. 코인콜라는 중국 정부가 지난해 말 모든 암호화폐 거래소를 폐지한 후 주목받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온라인 커뮤니티 서비스 모델과 유사해 거래소 사이트에서 거래 정보를 주고받은 후, 오프라인에서 거래 당사자가 직접 만나 거래하는 형태였다. 서비스 론칭 시기에는 중국 내 전체 암호화폐 거래액의 2%가 이 사이트에서 거래되는 인기를 누렸지만, 이용 방법이 번거로워 여전히 서비스를 대중화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올해 초 P2P금융기업 코리아펀딩이 개발한 암호화폐 대면 거래 중개 사이트 'P2P ICO'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이 사이트는 서비스 오픈 당시 회원 등록을 위한 결제 시스템과 안전한 암호화폐 거래를 위한 '에스크로 서비스' 등을 갖추지 못해 크게 활성화되지 못했다.
탈중앙화 거래소가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글로벌 공룡 거래소 바이낸스가 이달 초 관련 서비스 출시 계획을 밝히면서다. 창펭 자오 바이낸스 CEO는 올해 8월9일(현지시각) 자신의 트위터에서 탈중앙 거래소 데모를 공개했다.
자오 CEO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첨부한 6분 분량의 동영상으로 공개한 데모는 탈중앙 거래소의 간략한 개념이 소개된 정도다. 구체적인 서비스 오픈 일정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 짧은 데모 영상은 전세계 블록체인 업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자오 CEO는 최근까지도 탈중앙 거래소 모델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혀왔던 인물이다. 탈중앙 거래 서비스가 기존 거래소 서비스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미 업계 1위를 기록 중인 그의 태도 변화는 탈중앙 거래 서비스의 성공 가능성이 그만큼 더 크다는 반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창펭 자오 바이낸스 CEO는 올해 초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탈중앙화 거래소가 중앙화 거래소보다 더 좋다는 의견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탈중앙화된 거래소는 익명성을 더 잘 보장하고 거래하는 모든 코인을 거래할 수 있는 혜택이 있지만, 조작이나 사기에 더 많이 노출되고 프로세스가 느려질 수 있다”고 탈중앙 거래소의 성공 가능성을 일축했다.
블록체인 업계에서도 관련 서비스 준비로 분주하다. 올해 7월9일에는 두나무가 투자하고 블록체인 스타트업 오지즈가 개발한 탈중앙 거래소 올비트(Allbit)가 정식 서비스를 오픈했고, 최근에는 탈중앙화 거래소 코러버(Colover)가 8월 말 중 국내 서비스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블록체인 기업 핀덱스체인(Findexchain)도 올해 말까지 탈중앙 거래소 ‘IONIA’ 서비스를 론칭할 계획이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한 관계자는 “기존 거래소도 내부적으로 탈중앙 거래 서비스 모델을 준비해 왔다. 시장 수요가 커지면 관련 기업들이 앞다퉈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비트코인이 2500만원을 넘었던 지난해 말과 비교해 암호화폐 거래량이 10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 탈중앙 거래 서비스 등장으로 업체 간 경쟁은 더 치열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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