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 임박 상장사' 투자 주의보
회계감사에서 '적정의견'으로 평가받지 못해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상장사가 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에 따르면 올해 반기보고서에서 '의견 거절'이나 '한정 의견' 등을 받아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상장사는 모두 7개다. 지난해 상반기에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관리종목에 지정된 상장사는 1개(C&S자산관리)였다.  


올 상반기 감사의견 문제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곳은 삼화전자, 성지건설, MP그룹, 피앤텔, 데코앤이, 디젠스, 씨씨에스 등이다. 이 종목들이 감사의견 ‘거절’이나 ‘한정’을 받은 이유는 크게 횡령·배임 등 오너리스크에 따른 경영 위기와 자산을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MP그룹·씨씨에스, '오너리스크'

미스터 피자로 유명한 MP그룹과 CCS충북방송(씨씨에스)은 최대주주가 배임, 횡령·혐의로 고발당한 여파로 반기보고서에서 각각 ‘거절’과 ‘한정’ 의견을 받았다.

MP그룹에 대한 감사를 맡은 안진회계법인은 정우현 MP그룹 최대주주이자 전 회장의 횡령 및 배임으로 인해 재무제표가 중요하게 왜곡 표시될 위험이 있다고 봤다. 정 전 회장은 ‘치즈 통행세’ 등의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된 이후 올 1월에 징역 3년과 집행유예 4년, 사회봉사명령 200시간을 선고받고 풀려나 불구속 상태에서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토종 피자 기업 생존을 위해 선처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MP그룹은 실적도 하락세다. 이 회사의 매출액은 2012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했으며 지난 6월 말 기준 이자보상비율이 53%에 달해 이자비용이 영업이익을 넘어섰다. 또 같은 기간 개별기준 유동부채가 341억원에 달해 유동자산(129억원)보다 212억원 많았다. 유동성에 심각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것이다.

안진회계법인은 MP그룹에 대해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씨씨에스 역시 오너리스크로 위기에 봉착했다. 이 회사 직원 8명이 지난 7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자 3명을 235억원 규모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기 때문이다. 검찰의 기소여부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발내용을 살펴보면 이 회사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유형자산 취득금액 중 46억원과 무형자산(영업권) 취득금액 중 58억원이 각각 미수금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지난 7월 씨씨에스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하고 이 회사의 주식거래를 정지시켰다. 이 회사는 지난달 개선계획서를 제출했으며 거래소는 오는 17일까지 기업심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상장폐지 여부 또는 개선기간부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정우현 미스터피자 회장/사진=뉴시스 최동준 기자
정우현 미스터피자 회장/사진=뉴시스 최동준 기자
보유자산도 확인 못해주는 상장사

반기보고서에서 감사의견을 거절당하거나 한정 의견을 받은 대부분의 회사는 보유하고 있는 자산 증거자료도 제시하지 못했다.


피앤텔의 회계감사를 맡은 동남회계법인은 올 상반기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 중 95억원에 대해 충분하고 적합한 검토를 수행하지 못했다며 '한정' 의견을 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34억원이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162억원까지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CB(전환사채)와 BW(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을 통해 280억원가량의 현금이 유입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 2월과 4월에 총 3차례에 걸쳐 180억원 규모 CB를 발행했다고 공시했다. 대상자는 이 회사 임원인 김철씨(50억원), 에스엠개발(35억원), 이연오씨(30억원), 신세로테크(65억원) 등이다.

동남회계법인은 피앤텔의 기업 존속 여부도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이 회사가 지난해 말과 올 상반기에 순손실을 기록했고 시장환경 변화로 인해 거래처의 수주물량 및 주력 제품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회계법인은 “피앤텔은 유상증자 및 사채 발행 등의 자금조달, 신규사업 진출, 사업구조조정, 주요 자산의 매각 및 자회사 구조개선 등의 자구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며 “따라서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여부는 연결회사의 차기 자금조달 계획과 신규사업으로부터 안정적인 영업이익 달성을 통한 재무 및 경영 개선계획의 성패에 따라 결정되는 중요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만일 이 같은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이 회사의 자산과 부채는 장부금액으로 회수되거나 상환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삼화전자공업도 자산에 대한 손상 인식과 투자부동산 분류, 이연법인세자산의 실현 가능성 등에 대한 적합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해다. 성지건설은 지난해 감사의견을 거절당한 데 이어 회사의 장단기대여금, 선급금에 대한 거래의 적정성 및 회수가능성 평가와 용지취득거래, 공사 진행률과 관련한 자료를 내놓지 못했다. 디젠스는 담당 회계법인으로부터 매출채권 및 이연법인세자산 등 주요 계정의 적정성 여부에 대해 적합한 자료를 제시하지 못했다. 데코앤이는 투자자산에 대한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많은 상장사들이 회계감사에서 퇴짜를 받은 것은 과거와 달리 깐깐한 회계 감사가 이뤄지게 된 것이 원인”이라며 “투자자들은 반기보고서에 지적된 내용에 대해 충분히 숙지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6호(2018년9월5~1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