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판호발급을 기다리던 한국 게임업계도 날벼락을 맞았다. 지난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갈등으로 촉발된 한한령(중국 내 한류금지령)을 넘어 거대한 수출장벽에 가로막힌 셈이다. 북미·유럽지역과 아시아 등 주변국가 투자비중을 높였지만 연간 275억달러(약 31조200억)에 달하는 전세계 최대 게임시장인 중국을 포기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우려가 현실로… 판호 문 닫혀
지난해까지 중국정부는 게임산업에 대해 별도의 통제를 가하지 않았지만 지난 3월 헌법을 개정하며 태도를 바꿨다. 국무원 조직을 개편하면서 체제 정비를 이유로 국내외 판호발급을 전면 중단했다. 게임산업을 관장하던 광전총국을 4개 부서로 분리하고 공산당 중앙선전부 소속 국가신문출판서로 업무를 이관했다.
중국 내 인터넷콘텐츠 검열을 담당하는 중앙인터넷안정정보화위원회 판공실 주임에 좡룽원 국가신문출판서 서장을 임명하면서 검열과 단속을 강화한 것.
현지 사정에 정통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청소년 근시 예방책은 대외적 눈가림일 뿐 사실상 게임총량을 줄여 관련 산업을 규제하는 것”이라며 “중국정부가 온라인게임에 특별세까지 부과하겠다며 철퇴를 들었기 때문에 판호 발급은 꿈도 꾸기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사상통제에 텐센트도 혼쭐
중국정부가 게임산업을 통제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시 주석의 장기집권 정책과 맞물려 있다. 전국인민대표대회는 지난 3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진행한 제3차 전체회의 개헌안을 통해 주석 3연임 금지조항을 폐지하고 헌법에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추가했다.
시 주석은 집권 2기를 맞아 ‘전세계를 호령하던 과거의 중국을 되찾는다’는 ‘중국몽’ 사상을 주창했다. 그러나 퇴행적 민주주의와 사상통제에 반대하는 여론에 부딪히며 곳곳에서 강한 반감을 샀다. 시 주석 초상화에 먹물을 뿌리는가 하면 사상통제를 거부한 베이징대 교수 3명이 사직성명을 발표하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중굮정부는 이때부터 게임의 폭력성을 견제하기 시작했고 청소년부터 통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재편했다. 채팅을 통한 부정적 여론의 확산을 막고 폭력적인 콘텐츠를 제한하는 등 통제를 강화할 목적이다.
텐센트가 중국내 인기게임 ‘왕자영요(한국 서비스명 펜타스톰)’에 실명 인증제를 도입한 일이 결정적이었다. 청소년 근시예방 종합방안이 나온 지 일주일 만에 공안당국의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한 실명제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중국정부 입장에서 볼 때 몬스터헌터: 월드와 왕자영요는 폭력성이 짙고 톈톈더저우의 경우 장르 특성상 많은 사람이 모이기 좋은 환경이다.
◆중국규제로 불거진 풍선효과
중국 내부 규제가 강화되면서 한국 게임업계도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였다. 넷마블,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등 판호발급을 기다리는 대형업체뿐 아니라 산업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먼저 중국에서 서비스중인 게임들의 수익감소가 우려된다. ‘던전앤파이터’와 ‘크로스파이어’의 경우 중국정부가 우려하는 폭력성으로 인해 직접적인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네오플과 스마일게이트의 매출 90%가 중국에서 나오기 때문에 제재를 가하면 매출감소로 이어진다.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는 “판호발급을 통한 중국시장 진출보다 시급한 문제는 국내 게임시장의 위축”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중국 내부규제가 한국 게임산업 생태계 교란으로 이어질 수 있어 기업별 자구책과 정부차원의 특단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추석합본호(제558·55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