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보(컬래버레이션)’는 공동작업·협력·합작을 뜻하는 단어다. 가요계에 부는 콜라보 열풍이 심상치 않다.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다른 아티스트와 함께 이런 곡을 부르면 어떨까’. 서로의 협업을 바라는 아티스트, 혹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아티스트가 함께 뭉치길 원하는 팬들의 바람도 커지는 상황. 방송계로도 퍼져나간 콜라보 열풍을 살펴봤다.

▲슬기X신비X청하X소연

/사진=SM엔터테인먼트

SM '스테이션 영'(STATION X 0)의 네번째 발표곡 '와우 띵'으로 대세 여자 아이돌그룹의 특급 멤버 레드벨벳의 슬기, 여자친구의 신비, 청하, (여자)아이들의 소연이 뭉쳤다. 힙합 비트와 팝 감성이 어우러진 팝 댄스 곡인 '와우 띵' 가사에는 답답한 현실에서도 끊임없이 노력하는 청춘의 패기를 나비에 비유해 곧 나만의 무대가 펼쳐질 것이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았다.

▲소희X볼빨간사춘기


/사진=후너스엔터테인먼트, 쇼파르 뮤직

솔로데뷔를 앞둔 걸그룹 '엘리스' 소희가 여성듀오 볼빨간사춘기와 손을 잡는다. 소희의 솔로 데뷔곡이 될 신곡 ‘허리 업(Hurry Up)’은 볼빨간사춘기가 작사, 작곡에 피처링까지 맡은 곡이다. 이들이 처음으로 타 아티스트에게 선물한 곡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볼빨간사춘기는 '썸 탈꺼야', '우주를 줄게', '나의 사춘기에게', '여행' 등 발표하는 노래마다 각종 음원차트를 휩쓰는 음원 강자인 만큼 아이돌 가수와의 첫 작업에선 어떤 노래를 내놓을지 기대감이 모아진다.

▲이소라X로이킴


/사진=세이렌,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한국 대중음악계를 대표하는 여성 보컬리스트이자 감각적인 언어로 시적인 노랫말을 써온 작사가 이소라와 ‘우리 그만하자’ ‘그때 헤어지면 돼’로 음원차트 1위를 휩쓴 로이킴이 가을의 연가를 발표했다.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춘 곡은 ‘October Lover’.

‘October Lover’는 계속되는 만남과 헤어짐, 이와 함께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세상에 대한 허무함, 그러나 우리가 함께했던 하늘은 여전히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는 시적인 내용을 이소라만의 감성으로 표현했다. 로이킴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소라 선배님의 음악을 들으며 꿈을 키워온 저에겐 영광이자 행복이었다“고 전했다. 완연한 10월의 가을 바람과 같이 편안한 멜로디가 리스너들의 감성을 극대화한다.

▲지코X아이유


/사진=세븐시즌스

아이유의 '마쉬멜로우' 이후 9년 만에 재회한 지코와 아이유의 만남은 그야말로 역대급이었다. 지코의 신곡 ‘SoulMate’는 R&B Soul 장르로 트럼펫, 색소폰, 트럼본 등 리얼 악기 사운드로 채운 아날로그 감성의 빈티지한 편곡이 돋보이는 곡이다.

리드미컬하면서도 섬세한 지코의 보이스와 나른하면서도 청아한 아이유의 깊이있는 음색이 진지와 위트를 넘나드는 솔직 담백한 가사와 어우러져 곡의 몰입도를 더한 것은 물론, 두 사람의 극강의 케미스트리가 빛을 발하며 ‘믿고 듣는’ 음원 강자로 자리매김한 이들의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케 했다.

▲로꼬X화사


/사진=KBS ‘건반 위의 하이에나’

지난 4월 KBS 2TV 음악예능 ‘건반 위의 하이에나’를 통해 성사된 로꼬와 화사의 만남. 이번 콜라보는 "로꼬는 꼭 같이 작업해보고 싶었던 뮤지션"이라는 화사의 러브콜로 인해 성사됐다. 로꼬 또한 평소 화사에 호감을 보인 바 있다.

로꼬와 화사의 콜라보곡 '주지마'는 술자리에서 생길 수 있는 남녀 간의 미묘한 감정선을 잘 표현한 곡으로 로꼬 특유의 청량한 랩, 화사의 성숙미 넘치는 매력적인 보컬, 블루지한 기타 선율과 서로의 속마음을 엿볼 수 있는 솔직하고 재치있는 가사가 곡에 몰입감을 더한다. 개성 강한 두 뮤지션의 조합으로 매력적인 곡을 완성하며 롱런 인기를 이끌고 있다.

▲태연X멜로망스

/사진=SM엔터테인먼트

믿고 듣는 태연. 일명 믿듣탱. 소녀시대 태연과 남성듀오 멜로망스(정동환, 김민석)는 'page 0'을 통해 청춘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며 용기를 선사한다.

설렘, 열정, 공허함, 우정, 분노와 화해, 일탈 등 청춘들이 겪는 다양한 감정들이 담긴 뮤직비디오와 "이 순간 Breeze Breeze Breeze, 크게 숨 들이쉬고 0부터 시작될 세상에 숨을 불어 넣어줘", "아득해 보였던 꿈의 조각들을 모아 내가 원했었던 찬란한 미래로 길을 만들어 줄거야", "Breeze Breeze Breeze. 이제 시작될 0의 이야길 보여줄게" 등 제목과 잘 어울리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블랙핑크X두아리파

/사진=YG엔터테인먼트

걸그룹 블랙핑크가 세계적인 팝스타 두아 리파와 호흡을 맞춘다. YG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블랙핑크는 두아 리파가 발매할 새 앨범 수록곡 ‘키스 앤드 메이크업’(KISS AND MAKE UP) 제작에 참여했다.

두아 리파의 요청으로 이뤄진 이번 컬래버레이션에서 블랙핑크는 피처링 개념을 넘어 파트 절반에 가까운 부분에 힘을 실었다는 후문이다. 블랙핑크와 두아 리파의 콜라보는 이들의 글로벌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기상천외한 조합, 팬들 '환호'

이렇듯 다양한 가수들끼리의 만남은 평소 활동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장르의 음악인 ‘콜라보’를 통해 폭은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상호 보완관계인 래퍼와 보컬, 같은 장르 가수, 남녀 간의 컬래버레이션이 주를 이뤘다면 요즘은 기상천외한 조합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와 같은 가수들의 컬래버레이션은 가요계의 한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획일화되는 음원시장에서 다양성을 원하는 대중들에게 신선함뿐만 아니라 두 팀의 팬들을 결집시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

하지만 무분별한 컬래버레이션은 가수 본인만의 색깔이 없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한 대중문화평론가는 “컬래버레이션은 요즘 가요계 트렌드인 만큼 많은 효과를 얻기도 하지만 기획 측면이 강해 가수 개인의 음악적 색깔과 방향, 정체성 등이 불분명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윈-윈(win-win) 목적을 갖고 컬래버레이션 음악을 많이 발표하는 대중음악계. 트렌드로 자리잡은 컬래버레이션인만큼 협업에 목매기보다 다채로운 음악을 들려주기 위한 목적에 충실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