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류’ 투자방정식] ⑤ ‘한류 융합’이 답이다


‘신한류’가 뜨고 있다. 한류 콘텐츠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국내는 물론 외국계 자본 투자가 늘고 있다. 드라마뿐 아니라 영화나 음악, 뮤지컬, 게임, 캐릭터 등 분야까지 막론한다. 전세계를 무대로 영역을 넓혀가는 한류 콘텐츠. <머니S>가 새로운 한류 트렌드를 짚어보고 그것이 어떻게 활용되며 영향력은 어디까지 미칠지 세세히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박충민 라이언하트 대표. /사진=임한별 기자
#. 중국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우상연습생’(‘PRODUCE 101 시즌2’ 중국판)이 낳은 ‘나인퍼센트’(9%). 이미 중국 내 팬덤을 형성한 차이쉬쿤을 비롯해 저스틴, 정정, 판청청 등 9명의 최종 멤버로 구성된 아이돌그룹이다. 이들은 데뷔와 동시에 중국 연예계를 장악했다. 20억원에 달하는 광고 한편의 모델료가 그 인기를 방증한다. 2~3달 전 발매된 음반은 중국 차트를 석권했다. 대륙의 온 인민을 열광시킨 9%. 그들이 가진 가장 큰 특징은 바로 한국화다. 한국 아이돌에 특화된 칼군무를 토대로 퍼포먼스를 펼친다. 멤버들 외모나 스타일링도 국내 아이돌에 훨씬 가깝다.

9%를 한국형 아이돌로 재탄생시킨 주인공은 라이언하트 한국법인을 이끄는 박충민 대표다. 박 대표는 9%의 데뷔 멤버가 확정된 직후 프로듀싱을 의뢰받고 음반 작업에 참여했다. 음악, 뮤직비디오, 스타일링, 후반작업까지…. 9%의 모든 게 박 대표의 손끝에서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9%의 성공은 중국이 막대한 자본력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한국 기술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걸 보여준 사례죠. 9%의 데뷔 음반은 철저하게 한국에서 만들어졌어요. 뒤집어 생각하면 그만큼 중국 엔터시장이 매력적입니다.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서 해외시장을 공략하자는 라이언하트의 탄생 배경이기도 하고요.”


◆ 기술력과 자본이 만나 ‘한류 세계화’

박 대표가 맡고 있는 라이언하트는 외투기업으로 홍콩에 위치한 글로벌 펀드회사 라이언하트 미디어그룹이 대주주다. 라이언하트는 K-POP, 연기자, 공연 등 한국 엔터사업에 대한 투자를 목적으로 구성한 펀드다. 국내 법인은 올 1월 설립했다.

최근 라이언하트는 파주에 위치한 한류트레이닝센터를 협업해 교육프로그램을 통한 신인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아이돌그룹을 지망하는 데뷔 준비생들부터 해외에서 데뷔했는데 체계적인 교육을 받지 못했거나 받고자 하는 아이돌에게 새로운 케이팝 옷을 입혀주는 게 그 역할이다.


“라이언하트는 태생 자체가 국내 엔터기업과 달라요. 국내 엔터기업이 해당 사업을 시작하는 게 목표라면 라이언하트는 태생 동기가 글로벌화예요. 국내 기술력과 외국 자본을 결합해 최적의 형태를 갖추고 ‘국내 콘텐츠의 세계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고자 시작한 회사죠.”

박 대표는 작곡가 겸 프로듀서로 2006년 큐브엔터테인먼트 설립멤버로 합류해 2012년까지 대표이사를 역임한 ‘큐브맨’이다. 


“작곡가로 10년, 이후 대중음악 프로듀서로 활동는데 어느 순간 재미가 없어지더라구요. 개인적으로 해보고 싶던 꿈이 음악을 통한 사업이었어요. 한국문화를 해외에 전파해 세계무대에서 활동해야겠다는 목표가 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국내시장이 너무 작은 거예요. 시장은 작은데 영상, 음악 등 질 좋은 문화콘텐츠가 넘쳐나기도 하고요. 작은 시장에서 콘텐츠 경쟁을 할 필요 없이 아시아시장에서 국내 콘텐츠를 세일즈하는 사업을 해보고 싶었죠.”

박 대표는 그 첫번째 결과물로 '위켄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일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각 지역별로 7개 그룹을 데뷔시켜 라이언하트의 기술력으로 아시아 최고의 아이돌 브랜드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브랜드는 하나로 가지만 현지 활동하는 아이돌 콘텐츠를 곳곳에 포진시키는 전략을 취한다. 기본적으로 아이돌 콘텐츠는 현지 팬덤 없이는 시작할 수 없다는 박 대표의 선견지명에 따른 포석이다.

현재까지 위켄드 프로젝트는 대만·중국·태국 등 중화권 멤버 6명으로 구성됐다. 박 대표는 오디션을 통한 신인 발굴, 체계적인 교육 등을 통해 콘텐츠와 관련한 모든 준비를 내년 하반기까지 완료하고 2020년 초에 위켄드 프로젝트를 론칭할 예정이다.

◆ 재료와 레시피 달라도… 타이틀은 ‘비빔밥’

“미국판 프로그램을 한국정서로 바라보는 콘텐츠가 아니라 적절한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중요한 부분만 배치해서 만들 수 있는, 나라와 지역 특색에 따라 재료와 레시피는 달라지지만 큰 타이틀 자체는 그래도 ‘비빔밥’인 그런 콘텐츠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런 측면에서 박 대표는 국내 기술을 수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컨대 중국 아티스트와 자본에 국내 기술을 접목시켜 기술적인 콘텐츠를 이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물론 국내 핵심 기술력이 해외로 흘러들어가면서 향후 산업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박 대표는 “카피캣(잘 나가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그대로 모방해 만든 제품)이 많이 나올 순 있지만 그 기술을 따라잡긴 쉽지 않다”고 잘라 말한다.

사람이 아닌 기술 수출이 박 대표가 그린 단기 목표라면 장기 목표는 아이돌그룹의 매니지먼트뿐 아니라 다각화된 사업을 펼치는 것이다. 음악 한류를 넘어 문화, 패션, 푸드 등 다양한 이종 사업과 컬래버레이션을 펼치고자 한다.

“고전적인 매니지먼트 수입 외에 새로운 매출처를 만들어 엔터시장을 풍성하게 만들고 싶어요. 여러가지 이종사업과의 결합은 금전적 투자 이상의 가치를 갖고 있다고 봐요. 싸이가 미국에서 인기를 끌었을 때 모두가 정점이라고 봤지만 이후 방탄소년단이 나왔듯이 시류는 돌고 도는 것이니까요. 음악을 팔고 연기하고 콘서트하는 것 등에서 단순히 어떤 분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이런 시류들이 해외시장에 퍼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 본 기사는 <머니S> 제562호(2018년 10월17~2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