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대우건설 본사. /사진=뉴시스 고승민 기자
대우건설이 최근 창립 45주년을 맞아 비전 선포식을 열고 7년 내 글로벌 톱20에 진입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내 대표 건설사를 넘어 글로벌 건설사로 도약하기 위해 2025년까지 매출 17조원, 영업이익 1조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대우건설은 고객과 함께 최고의 가치를 실현한다는 뜻을 담은 ‘빌드 투게더’(Build Together)를 비전으로 내세웠지만 일각에서는 순조로운 매각을 위한 몸값 높이기에 치중할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에서 새 주인 찾기가 실패로 돌아간 만큼 글로벌 시장에 이름을 알려 회사 인수 후보군을 다양화하겠다는 의도가 짙다는 것. 회사의 가치 상승으로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도모하는 동시에 최고의 인수 후보를 추리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전략은 과연 시장에 통할까.


◆‘글로벌 톱20’ 다짐

대우건설은 창립 45주년(11월1일)을 맞아 최근 경기도 수원 소재 기술연구원에서 ‘뉴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뉴 비전의 골자는 지속성장이 가능한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수행역량 고도화 ▲마케팅역량 강화 ▲신성장동력 확보 ▲경영인프라 혁신 등이다.

수행역량 고도화는 선진 공사관리 기법을 도입해 공사 수행 역량을 혁신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마케팅 역량 강화는 경쟁력 있는 일류 상품의 다양화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상품 및 시장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다.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서는 개발사업 및 운영사업 등에 적극 참여, 가치사슬을 확대해 지속가능한 성장 체계를 구축하고 경영시스템 효율화와 미래를 위한 전문가 육성·운영으로 경영인프라 혁신에 나설 방침이다.

김형 대우건설 사장은 “회사의 영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 내실경영, 미래경영, 정도경영이라는 경영방침을 세웠다”며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회사의 위상을 공고히 해나가는 성장의 역사를 임직원과 함께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김형 대우건설 사장. /사진=대우건설
◆결국은 ‘몸값 키우기’ 전략

대우건설이 기업체질 개선을 다짐하며 글로벌 도약을 외쳤지만 결국은 순조로운 매각을 위한 몸값 올리기 전략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올 초 호반건설의 인수 철회 등 새 주인 찾기가 잇따라 실패하자 시장가치를 인정받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역시 대우건설의 매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9월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서두르지 않고 2~3년 대우건설을 재정비해 값을 올려 팔겠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김형 대우건설 사장의 리더십이 중요하다. 김 사장은 지난 6월 취임 이후 내실 다지기에 주력했다. 국내외 토목 현장에서 쌓은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대우건설의 역량강화를 위한 업무 파악에 주력하는 동시에 직원과의 대화 창구를 열고 소통 강화에 나섰다.

외부 노출은 꺼렸지만 대우건설이 처한 환경과 문제점을 파악하고 도약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데 취임 6개월을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사장은 세계가 주목하는 남북경제협력사업도 빼먹지 않았다. 대우건설의 역량을 발휘해 몸값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판단에서다. 대우건설은 현재 팀장(상무)과 팀원 등 7명으로 구성된 ‘북방사업지원팀’을 꾸려 철도·도로와 관련된 토목사업본부, 발전과 관련된 플랜트사업본부 등 유관 부서와 소통하며 정식 사업을 위한 정보수집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의 최대주주인 만큼 남북경협사업의 선봉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불안정 실적지표 극복 관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불안한 실적지표 개선은 대우건설의 극복과제다.

대우건설은 최근 2년간 플랜트부문 신규수주가 급감했다. 플랜트부문의 매출총이익(매출에서 매출원가를 공제한 금액)은 지난해 3분기 누적 761억원이었으나 올해는 적자(-255억원)다. 아파트브랜드 푸르지오를 앞세운 주택사업 매출총이익 역시 지난해 7809억원에서 7502억원으로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892억원) 대비 24.1% 줄고 전 분기(867억원) 대비로도 21.9% 감소한 67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줄어든 먹거리를 회복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3분기 7조7205억원의 신규수주를 기록했지만 올 3분기는 6조5322억원에 그쳤다. 해외 수주(2415억원→1조4936억원)가 대폭 늘었지만 국내 수주(7조4790억원→5조386억원)가 더 크게 감소해 전체적으로 하락했다.

3분기 실적에 대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3분기 연속 양호한 실적을 거뒀고 이 같은 기조는 연말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하지만 ‘7년 내 글로벌 톱20 도약’ 의지를 밝힌 만큼 김 사장의 리더십 구현과 더불어 사업의 질을 높일 수익성 개선이 무엇보다 시급해 보인다.

☞ 본 기사는 <머니S>제566호(2018년 11월14~2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