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조웅기 미래에셋대우 부회장, 윤경은 KB증권 사장, 전병조 KB증권 사장.
2017년 인수합병을 통해 통합 증권사로 출범한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이 서로 다른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미래에셋대우는 자기자본을 8조원 이상으로 불리면서 글로벌 투자은행(IB)의 위용을 갖춰나가는 데 초점을 뒀다. 이에 비해 KB증권은 자산관리(WM)와 국내외 IB 사업 확대를 꾀하면서 핵심 계열사인 은행과의 시너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해외투자 대폭 확대

미래에셋대우는 옛 KDB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합병해 탄생했다. 대우증권은 ‘빅5’ 중 하나였고 미래에셋증권도 ‘톱10’에 포함돼 합병 후 자기자본이 6조원대로 껑충 뛰었다.


양사 모두 리테일 부문에서 역량이 풍부하다 보니 겹치는 지점이 많았다. 이에 따라 지점 통폐합을 통해 점포 대형화를 추진했고 올 들어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은 8조원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초대형 IB의 면모를 갖췄다.

자기자본 활용의 핵심은 해외자산 투자로 글로벌 유니콘 기업, 대체투자, 인프라 등 해외투자 비즈니스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 회사는 올 들어 상반기에만 3조원 이상의 해외투자를 진행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 위치한 코스모폴리탄 호텔 투자를 시작으로 런던 캐논브릿지 하우스, 홍콩 더 센터 등 글로벌 주요도시 핵심상업지구의 대체투자에 나섰다. 홍콩 더 센터의 선순위 대출 투자건은 5조5000억원 규모로 단일 부동산 규모로는 사상 최대였으며, 글로벌 IB들과 경합 끝에 3억달러(약 3200억원)의 딜을 따냈다. 런던의 캐논브릿지 하우스는 NH투자증권과 공동으로 참여했다.

이 밖에 미국 화력발전소와 호주 석탄터미널 관련 인프라에 투자했고, 중국판 우버인 디디추싱과 세계 최대 드론사인 DJI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글로벌 성장기업 투자에도 참여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글로벌 네크워크를 기반으로 전 세계 다양한 우량자산을 선도적으로 찾고 있다”며 “특화 비즈니스를 활발히 전개하면서 글로벌네크워크를 지닌 투자은행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KB증권, WM·IB 은행 시너지 주력

KB증권은 옛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이 합병해 출범했다. ‘빅5’에 포함됐던 현대증권은 IB, WM, 주식자본시장(ECM) 등 고르게 강점이 있었고 KB투자증권은 중소형사로 분류됐지만 채권발행시장(DCM) 경쟁력이 탁월했다. 미래에셋대우와 달리 겹치는 점포가 별로 없어 통폐합에 대한 부담도 덜했다.

그룹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주력한 핵심 전략은 국민은행과의 협업이다. WM 부문의 경우 은행-증권 간 복합점포를 통해 소개영업 강화에 나섰으며 현재 점포수는 62곳에 달한다. 은행의 경우 비대면채널 확대로 지점수가 감소하고 있지만 복합점포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IB부문은 CIB센터가 핵심이다. CIB센터는 기업금융 중심의 매트릭스 조직(계열사 별이 아닌 사업별 유닛)으로 대기업에 쏠려있던 포트폴리오를 중소·중견기업으로 넓히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업금융 네트워크를 활용해 인수합병(M&A), 인프라금융, DCM시장의 지배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CIB센터의 역할은 국내에 국한되지 않는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홍콩법인을 지점으로 전환했으며 KB증권 홍콩법인과 협업체계를 구축했고 인프라금융, 신디케이션(주간사 은행 아래 다른 금융기관이 투자자로 참여하는 자금조달방식) 협업 등에 나서고 있다.

또 KB증권은 지난해 베트남 증권사를 인수하고 올해 사명을 ‘KBSV’로 변경했는데 국민은행 베트남지점과 협업해 IB비즈니스를 확대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올 초에는 비대면 강화를 위해 애자일조직인 ‘마블랜드트라이브’ 부서를 신설했다. 애자일조직은 부서간 경계를 허물고 각 직무별 전문성을 갖춘 핵심인력을 한 부서에 모은 조직으로 효율성 강화가 핵심이다. 예컨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구축한다고 가정하면 기존에는 마케팅·IT개발·디자인 등 각 부서가 공조를 해야 하지만 애자일조직은 하나의 팀에서 모든 과정을 해결할 수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특정 분야가 아닌 WM, ECM, EDM 등 전 업무영역의 성장과 운용능력 강화를 꾀한다”며 “디지털 금융 선도를 위한 조직개편을 통해 수평적 조직문화와 혁신성 추구로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CEO 인사, 미래에셋 ‘마무리’ KB ‘진행중’


두 회사의 대표이사 인사도 분위기가 다르다. 조웅기 미래에셋대우 사장은 최근 그룹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로써 미래에셋대우는 최현만 수석부회장과 조 부회장의 각자대표 체제가 유지돼 현재 세워놓은 전략을 장기 플랜으로 끌고갈 수 있다. 최 수석부회장은 전통 ‘미래에셋맨’이며 조웅기 부회장도 2011년부터 미래에셋에서 대표를 맡고 있다.

KB증권은 변화가 예상된다. 윤경은·전병조 각자대표 체제인데 모두 다음달 말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이다. 윤 사장은 현대증권, 전 사장은 KB투자증권 출신으로 통합 출범하면서 각자대표 체제가 형성됐다. 당초 업계에서는 지난해 말 인사에서 투톱 체제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했지만 모두 1년 연임에 성공했다.

통상적으로 두 기업이 합병할 경우 인수주체보다 시장지배력이 더 컸던 기업이 인사에서 힘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이라면 현대증권 출신이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금융지주의 경우 핵심 계열사인 은행 출신의 힘이 막강하다.

전 사장은 KB투자증권 사장 출신이면서 NH투자증권, 대우증권 등 대형사 경험도 갖고 있어 경력도 밀리지 않는다. 이외 그룹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주요 임원은 김기현 KB금융 IT총괄(CITO) 부사장, 오보열 그룹 CIB 총괄 전무 등이 있어 후보군이 넓어진다.

KB증권은 양호한 실적에 따른 CEO 연임 가능성도 남아 있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43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9.4% 급증했다. 상반기 증시호황을 감안하더라도 가파른 증가폭이다. 12월 말 예정된 KB그룹 CEO 인사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