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사진=뉴스1 DB
증권사들이 증시부진에 따른 우려 속에서도 양호한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2분기와 비교하면 순이익의 감소폭이 크지만 누적기준으로는 선방했다는 평가다. 다만 증시 거래대금이 감소하면서 앞으로 증권사의 순이익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0대 증권사 3분기 순이익 호조

금융투자협회 상장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3분기 56개 증권사는 총 3조610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증시가 활황기였고 올 중순 들어 조정장세로 거래대금이 크게 감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호한 수치다.


지난해 1~4분기 증권사 56개의 당기순이익 추이를 보면 각각 1조원559억원, 8385억원, 1조117억원, 8743억원으로 등락을 반복했다. 올해는 연초 가상화폐 관련주와 제약바이오 붐이 일며 증시가 절정을 이뤄 1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4097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1분기를 고점으로 2분기 1조2442억원, 3분기 9561억원으로 점차 감소했다.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올 3분기 누적 기준 가장 많은 순이익을 기록한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며,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이 그 뒤를 이었다. 이어 삼성증권, 메리츠종합금융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하나금융투자, 대신증권 순으로 순이익을 많이 냈다.


3분기 실적만 별도로 보면 순위는 달라진다. 자기자본 확충에 따른 실적 개선으로 누적 기준 5위인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이 2위로 올랐고 6위였던 KB증권도 미래에셋대우를 제치고 4위를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각각 1위, 3위 자리를 지켰다. 상위 10개사 중 일부 순위가 바뀐 것은 증권사들이 높은 커버리지 의존도 탈피를 위해 IB부문(기업금융)을 강화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점은 증권사 전체의 순이익이 감소한 상태에서도 당기순이익이 많은 상위 10개사는 변화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이는 발행어음, IMA(종합투자계좌) 등의 신규 비즈니스에는 최소 자기자본(4조원) 요건과 이익의 선순환 구조가 대형사들의 시장선점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 대형사들만의 차별화된 사업 영역으로 중소형사와의 손익 격차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점 등 대형사 중심의 시장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울한 증권업황, 활로는 'IB'

3분기까지 선방했던 증권업황은 앞으로 고전이 예상된다. 거래대금 감소로 커버리지 수익이 계속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IB부문에 집중하며 수익 극대화를 모색하고 있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주가와 코스피 지수의 상관관계는 75%이며 주가와 거래대금의 상관관계는 69%”라며 “여전히 전통적인 지수에 대한 이익 의존도가 높다. IB 부문의 손익 증가에 따라 지수와 상관 없는 EPS 증가가 확인되면 지수와 주가의 연동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4분기와 내년 모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상반기 예상됐던 올해 연간 일평균 거래대금은 13조9000억원이었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일평균 거래대금 예상 규모를 11조5000억원으로 상반기보다 21% 낮게 추정했다. 내년에는 일평균 거래대금이 9조1000원 수준으로 지난해(9조원)와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일평균 거래대금이 9조원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증권사 단기 사이클은 올 하반기부터 하향 국면에 진입했다”며 “올 상반기 대비 3분기 거래대금은 33%, ELS(주가연계증권) 발행액은 44% 감소했고 이는 브로커리지와 파생운용 실적 감소로 연결됐다. 내년 분기 실적도 올 3분기 수준의 실적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증권사들은 어려운 환경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적은 IB나 WM(자산관리) 사업 등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증권사 신용공여 한도 확대, 발행어음이라는 조달수단 확보, 딜소싱 능력 향상 등으로 IB에서 딜소싱을 하고 WM에서 셀다운을 하는 등 IB와 WM의 연계 수익은 안정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및 국내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대형 딜이 내년에도 계속 이어진다면 실적이 안정적으로 확보될 수 있다.

증권사들은 ECM(주식자본시장), DCM(채권발행시장) 등의 전통적 IB 외에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SOC(사회간접자본)를 포함한 대체투자도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지급보증, 매입확약 등 채무보증 증가에 따른 IB 수수료, 배당금, 분배금 등으로 수익을 다각화했다. 국내 증권사의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중은 56%로 향후 점진적인 잔고 증가에 따른 이익 성장 잠재력을 보유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IB부문에서 대기업 지배구조 관련 자문수수료와 강남 N타워, 삼성물산서초사옥 등 다수의 부동산 및 대체투자 딜을 수행하며 IB수수료수익은 322억원, 기타수수료수익 446억원 등 IB관련 수익만 700억원가량 기록했다. 

메리츠종합금융증권도 기업금융(IB)과 금융수지에서의 호실적을 이어간 가운데 상품운용수익 면에서도 우수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증권은 부유층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WM시장에서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IB부문에서 적극적인 자본 활용과 인력 확충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박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증권사들의 3분기 IB 실적이 좋은 것에 대해 “통상적으로 IB 딜은 하반기가 비수기인데 더 이상 계절의 영향을 받지 않는 듯 하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68호(2018년 11월28일~12월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