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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자사주 소각 및 배당정책 등의 주가부양책을 내놓고 있고 미중 무역분쟁도 완화될 조짐이지만 시장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다만 금산분리로 인해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가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해야 하기 때문에 지배구조 이슈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삼성그룹 내부적으로는 삼성전자의 저평가가 마냥 나쁘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두달째 4만1000~4만4000원 등락
삼성전자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10월4일(4만4700원) 이후 지난 4일까지 4만1000~4만4000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 구간을 벗어난 적은 10월10일(4만5300원)과 11월12일(4만5200원) 이틀 뿐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고점 논란과 ‘검은 10월’ 약세장이 맞물리면서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일 종가는 미중 리스크 해소로 전 거래일보다 3.35% 올랐지만 다음날 곧바로 2.54% 하락하며 박스권을 탈출하지 못했다.
주가가 4만원선은 방어하고 있지만 5월 초 액면분할 후 가격을 한참 밑돈다. 삼성전자의 핵심사업인 반도체 시장 전망은 내년 상반기까지 우호적이지 못해 반등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수빈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 영업이익은 63조9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 감소할 전망인데 D램 판매가격 하락 떄문”이라며 “D램 가격은 내년 1분기까지 하락하다가 2분기 수요 증가에 대한 가시성이 확보되면서 하락폭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요 변동에 맞춰 내년 설비투자는 올해 대비 약 2조6000억원(8.1%) 줄어들 것”이라며 “설비투자 축소 효과는 내년 2분기부터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삼성전자가 반도체(DS) 외에 소비자가전(CE), IT모바일(IM) 등의 사업군도 있는 만큼 반도체에 치중된 실적전망은 섣부르다는 의견도 있다. 또 주가부진의 원인이 내부보다 미중 부역분쟁 등 글로벌 이슈 영향이 크다 보니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주가 모멘텀이 부각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메모리 사업만 하는 것이 아니라 휴대폰이나 TV도 있어 현 주가 상황을 박스권으로 보기 어렵다”며 “본연의 펀더멘털이 아닌 미중 관계 등 글로벌 이슈 영향이 큰 만큼 이 변동성을 감내할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 긍정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주주친화정책·미중 갈등 완화 변수
주가 반등 재료는 자사주 소각 및 배당 등 주주친화 정책이 대표적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불확실성 해소가 가시화될 경우 삼성전자를 비롯한 증시에 호재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보통주 4억4954만주와 종류주 8074만주를 소각한다고 밝혔다. 소각 규모는 4조8751억원으로 5조원에 육박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한 뒤 전체 자사주 가운데 50%를 소각했다. 이번 이사회 결정으로 잔여분 50%가 모두 소각될 예정이며 아직 구체적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통상 자사주 소각 이슈는 유통주식수가 줄어 주식가치가 오를 것이란 기대를 줘 주가에 긍정적인 재료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자사주 소각을 발표한 당일 종가는 전날보다 3.01% 하락해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배당확대 위주의 주주친화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3년(2015년 14.1%, 2016년 17.8%, 2017년 16.4%)간 10% 중반대의 배당성향을 보였는데 올해의 경우 중간배당성향이 20.3%로 높아졌다. 올해 단행한 중간배당액은 7조2138억원으로 지난해 연간(5조8263억원)을 이미 뛰어넘었다. 3분기 역대 최대 실적 달성을 감안하면 배당 규모는 이전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달 초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회의(G20)에서 회동을 갖고 ‘무역분쟁 휴전’을 맺은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그 동안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국내 주요 기업들에겐 미중 리스크가 주가에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하지만 무역분쟁이 끝난 것은 아니어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추가관세 부과를 보류하고 중국은 미국산 제품 수입을 늘리기로 했지만 구체적인 해결방안에 대해서는 후속협상을 하기로 해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지배구조 개편에 미칠 영향은
주가 부진은 투자자들에게 좋지 못한 뉴스지만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만 놓고 보면 그리 나쁘지만도 않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금산분리를 위해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데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은 매각 부담을 그만큼 낮출 수 있다.
보험업법이 개정될 경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지분을 ‘총 자산의 3%’ 이내로 낮춰야 한다. 현재 보험사의 대주주 등이 발행한 주식보유 제한 기준을 원가평가에서 시가평가로 변경하는 내용이 국회에 발의된 상태며 개정안이 통과되면 7년 안에 삼성전자 지분을 해소해야 한다.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보유 지분가치는 21조4300억원(4일 종가 기준)이며 3% 이내로 낮추려면 12조8000억원을 매각해야 한다. 지난해 말 종가 기준으로 매각 규모를 따져보면 17조4000억원으로 부담액이 5조원 이상 줄어든 셈이다. 삼성화재 역시 처분해야 할 규모가 2조2000억원에서 1조4000억원으로 감소한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전량 매입하는 것이지만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다만 삼성물산이 확보할 수 있는 삼성전자 지분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점과 계열사에 지분을 분배하는 경우도 부담이 완화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당순이익(EPS), 주당순자산(BVPS) 등 주당가치가 상승해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며 “사업경쟁력을 높여 지속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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