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대표소송제도가 도입되면 상장 지주회사는 외국인의 놀이터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10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다중대표소송 도입 관련 상법개정안 중 노회찬 의원과 이훈 의원의 법안은 단독주주권을 소송 요건으로 정하고 있기 때문에 지주회사 주식 1주만 있어도 소송이 가능하다.


특히 노 의원 안에서 소송 가능한 계열사는 ‘사실상 지배회사’이기 때문에 상장 지주회사 시가총액 184조원의 0.000002%에 해당하는 금액(350만원)만으로 90개 상장 지주회사 소속 1188개 전체 계열회사 임원에게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6만8100원인 ㈜LG 주식 한 주 만 있으면 모든 계열회사(65개)의 임원에게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셈이다.


채 의원 안의 경우 1억2000만원만 있으면 ㈜LG 자회사 중 13개에 소 제기가 가능하다.

김종인 의원, 오신환 의원, 이종걸 의원이 발의하고 법무부가 지지하고 있는 ‘상장 모회사 지분 0.01% 이상 보유’, 및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 50% 이상 보유’안을 적용하면 184억4000만원으로 90개 상장 지주회사의 자회사 중 72.1%(408개)의 기업에 다중대표소송을 할 수 있다.


20억원 만 있으면 자산규모 453조원 규모의 신한금융지주 자회사 14개에 소제기가 가능해 적은 금액으로 자산 수백조원 규모의 금융 그룹을 흔들 수도 있게 된다.

노 의원 안과 채 의원 안은 장부열람권 조항도 포함하고 있어 기업에게 더 큰 위협으로 작용한다. 노 의원 안의 경우 모회사 주식을 1주만 갖고 있어도 모회사가 30% 이상 지분을 갖고 있는 자회사의 회계장부 열람이 가능하다.


지주회사의 몇 만원 짜리 주식 1주만 갖고 있어도 그 자회사의 장부를 모두 열람할 수 있는 것이다. 장부는 기업의 원가정보, 거래관계, 장기사업계획, R&D 세부현황을 모두 담고 있어 장부를 열람한다는 것은 기업의 기밀과 직결된다.

해외의 경쟁기업이 이 제도를 악용할 경우 지주회사의 주식을 한 주 구입한 후 자회사의 기밀을 모두 엿볼 수 있다. 가령 해외의 석유화학 또는 배터리 업체가 27만1500원으로 ㈜SK 주식 한 주를 산 후 SK이노베이션의 회계장부를 열람해 SK이노베이션의 기밀을 빼낼 수 있다.

채 의원 안의 경우에도 각각 1억9000만원만 있으면 SK이노베이션의 장부 열람이 가능하다. 해외의 경쟁회사는 우리 기업의 기밀을 빼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적은 지분으로 소송을 다수 제기해 경영활동을 방해할 수도 있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장은 “어려운 경영상황 속에서 다중대표소송이 도입되면 기업에게 또 하나의 족쇄가 될 것”이라며 “기업에게 부담을 주는 제도를 도입할 때는 제도 도입이 미칠 영향이나 다른 나라에 보편적으로 도입되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