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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창규 KT 회장. /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
진퇴양난. 국내 유선가입자 1위, 무선가입자 2위의 KT가 새해 벽두부터 격랑에 휩싸였다. 지난해 11월 서울 아현국사 화재 사건에서 발생한 연무가 여전히 KT를 옥죈다. KT는 황창규 회장의 임기 마지막해인 올해 5세대 이동통신(5G) 분야에서 서비스 1위를 차지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혔지만 크고 작은 사건에 휘말리며 힘이 빠졌다.
황 회장의 임기는 내년 정기주주총회까지다. KT는 지난해부터 황 회장의 ‘석세스 플랜’을 가동 중이다. 전 정권의 그림자가 남은 인사지만 정권교체에도 뛰어난 성과를 바탕으로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첫번째 KT 회장을 만들겠다는 밑그림이 지워질 위기다.
◆쌓이는 업적, 더 쌓이는 악재
KT는 지난해부터 황 회장의 '업적 쌓기 드라이브'를 걸었다. 지난해 1월 평창올림픽 당시 5G 역량을 과시하며 황 회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어 9월에는 4차 산업혁명 중심 혁신성장 계획 발표에서 황 회장은 2020년 3월까지 국가 경제성장과 연계해 자신의 사업비전을 구현하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황 회장은 지난해 11월까지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다. 일각에서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영업이익 1조 클럽 달성으로 거대한 실탄을 비축한 황 회장과 정부가 ‘사전 교감’을 나눴다는 설도 흘러나왔다.
하지만 지난해 11월24일 KT 아현국사 통신구에서 발생한 화재가 발목을 잡았다. 당시 서울 5개구와 경기 고양시 일부 지역 주민 156만여명이 11일간 사상 초유의 통신장애 현상을 겪은 것이다. 황 회장은 현장을 방문해 사태수습에 전력을 기울일 것을 주문했지만 기업이미지에 씻을 수 없는 타격을 받았다.
| /사진=뉴시스 |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2019 세계 경제포럼(WEF) 연차총회’(이하 다보스포럼) 준비과정에서도 잡음이 일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는 아현지사 화재사건과 관련해 16일 전체회의에 황 회장의 출석을 요구했다.
당시 KT가 다보스포럼 준비를 이유로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자 일부 의원은 “국가 대소사 질의가 우선이며 포럼 준비는 출석 이후 남은 기간 동안 해도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아현국사 화재사건을 별개로 치부하더라도 KT를 둘러싼 각종 의혹은 화수분이다. 지난해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소위 ‘시나리오’를 짰다는 폭로가 나왔으며 황 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최순실 사이에 일감 몰아주기와 인사청탁 내용이 오고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경찰은 1년 가까이 황 회장과 KT 임직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조사한 뒤 검찰에 송치했으며 국가정보원 댓글 공작을 연상케 하는 ‘댓글부대’ 운용 정황도 새어나왔다.
◆황창규호(號), 목적지 닿을까
KT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내린 ‘전미 소비자가전전시회 2019’(CES 2019)에도 참가하지 않고 MWC에 집중했다. 사실상 이번 MWC가 황 회장이 글로벌 무대 전면에 나설 수 있는 마지막 무대이기 때문이다.
CES가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트렌드를 확인하는 자리라면 MWC는 스마트폰과 이동통신이 주인공이 되는 자리다.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가 그룹 내 ICT 계열사와 협력·논의가 가능한 것과 달리 통신이 본업인 KT는 MWC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만약 KT가 이번 MWC에서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황 회장의 두번째 연임은 물론 남은 임기도 보장할 수 없다는 설도 나온다.
| /사진=뉴시스 |
불행 중 다행인 것은 KT가 경쟁사보다 MWC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이번 MWC에서 황 회장이 기조연설자로 선정됐다는 점은 이를 방증한다. 그가 기조연설자로 나서는 것은 2015년, 2017년에 이어 세번째다.
국내 기업인이 MWC에서 기조연설을 세번이나 하는 경우는 황 회장이 처음이다. KT 측은 “황 회장은 매해 CES보다 MWC에 집중하는 편이었다”며 “이번 MWC는 KT가 글로벌 무대에서 5G 리더로 인정받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2014년 1월 KT 회장으로 3년 임기를 시작해 2017년 3월 연임에 성공했다. KT의 정기주총이 매년 3월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황 회장에게 남은 시간은 1년 남짓이다. 올해 말부터 차기 회장 선임 작업이 시작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설 수 있는 시간은 1년이 채 남지 않은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KT는 매번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최고경영자 자리에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인사가 배치됐다”며 “황 회장이 산적한 의혹을 극복하고 무사히 임기를 마칠 경우 KT와 통신업계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76호(2018년 1월22~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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