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급속전기차충전기가 들어선 이마트 성수점 주차장. /사진=뉴스1 성동훈 기자
초급속전기차충전기가 들어선 이마트 성수점 주차장. /사진=뉴스1 성동훈 기자
미세먼지가 날이 갈수록 기승이다. 정부는 미세먼지를 잡기 위한 친환경정책을 속속 시행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불리는 디젤 모델을 축소하고 대표적인 친환경자동차인 전기차 보급에 힘을 싣는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연초부터 완성차업체들은 전기차를 속속 선보이며 경쟁에 나섰다. 올해 전기차에 대한 국가보조금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던 지난 16일까지도 시장반응은 뜨거웠다.

당시 업계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서울시 기준 1700만원대의 구매보조금이 지원됐던 것과 달리 올해는 1300만원대를 하회하는 등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가 구매자 1인에게 돌아가는 지원금을 줄이는 대신 더 많은 구매자들에게 지원금을 배분, 전기차 보급 활성화에 속도를 붙이기로 했기 때문. 이런 가운데 지원금 규모는 지난 17일 최대 1900만원으로 확정됐다.


◆연초부터 뜨거운 전기차 인기

디젤SUV 차주인 조모씨(30)는 “지난해 차량 구매를 위해 쉐보레 대리점을 방문했다가 전시장 앞에 충전 중인 볼트EV를 보고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며 “당시 볼트EV가 모두 판매돼 구매가 불가능했다. 운영비, 환경 문제 등을 생각해 전기차 구매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생애 첫차 구매를 고민 중인 홍모씨(32)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100m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미세먼지가 심했다”며 “전기차가 친환경적이라는 얘기를 주변에서 많이 들었다. 결혼을 앞두고 차량 구매를 생각 중인데 전기차가 여럿 나와 살펴보는 중”이라고 전했다.


새해 벽두부터 완성차업체들 간 전기차 경쟁의 스파크가 튀긴다. 기아자동차는 3세대 쏘울의 전동화 모델을, 한국지엠은 2년 연속 완판 신화를 이룬 볼트EV의 사전계약을 각각 실시했다.

쏘울 부스터 EV는 지난 14일부터 사전계약을 시작했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물량이 많지 않은 까닭에 삽시간에 완판됐다. 기아차 대리점 관계자 A씨는 “쏘울EV는 지난 14일 사전계약을 실시했다. 올해 생산분이 2000대인데 사전계약 하루 만에 모두 계약이 끝났다”며 “현재도 계약을 할 수는 있지만 올해 차량을 인도하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몇년간 이어져온 볼트EV의 인기에 힘입어 올해 해당 모델의 수입 물량을 늘리기로 했다. 지난해 볼트EV의 총 판매량은 4722대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작년보다 최대한 많이 가져오려고 본사와 조율 중”이라며 “과거처럼 몇시간 만에 완판된 것은 아니지만 주문은 계속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현장에서는 볼트EV 구매계약이 활발하게 진행된다. 한국지엠 영업사원 B씨는 “볼트EV는 현재 계약이 가능한 상태”라며 “지금 계약할 경우 이르면 3~4월 정도에 받아볼 수 있다. 계약금 10만원을 넣어두고 기다리면 연락을 주겠다”고 설명했다.


2019 쉐보레 볼트EV. /사진=한국지엠
2019 쉐보레 볼트EV. /사진=한국지엠
올해 예상 확정에 따라 국내 전기차 판매규모는 5만7000대 수준이 됐다. 지난해 국내 완성차업체 기준으로는 코나 일렉트릭(EV) 1만1193대, 아이오닉 일렉트릭 5606대, 볼트EV 4722대, 니로EV 3433대, 쏘울EV 1746대, 르노 트위지 1498대, 르노 SM3 Z.E 1235대 등 총 2만9433대가 판매됐다. 여기에 테슬라를 비롯한 수입 브랜드의 판매량을 더하면 지난해 국내 전기차시장 판매규모는 3만대를 웃돈다.

올해는 정부의 대당 구매보조금, 완성차업체들의 물량 증대 등으로 국내 전기차시장 규모가 더욱 늘어나게 됐다. 여기에 재규어 I-페이스(PACE), 닛산 리프 등 수입차들의 전동화 모델까지 속속 투입되면서 소비자들의 전기차 구매를 위한 선택지도 더 늘어났다.

◆전기차 지금 사도 괜찮을까

정부는 최근 수소차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수소차가 전기차를 뛰어넘어 친환경으로 가는 최종 목표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전기차가 대세를 이룬다. 그 이유는 뭘까. 또 전기차를 지금 구매해도 장기간 사용에 문제가 없을까.

일단 전국적으로 충전소 인프라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전기차 충전시설은 3800여기에 이른다. 2011년 전기차 충전기 대수가 두자리수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인프라가 급격하게 확대된 것. 2022년쯤에는 약 1만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가 2022년까지 전기차 보급 규모를 약 40만대 수준까지 늘리겠다는 계획도 전기차 인프라 구축에 힘을 보탠다. 이미 대형마트, 쇼핑몰 등에도 전기차 충전소가 들어서 있다.

충전요금도 내연기관차와 비교하면 확실히 저렴하다. 환경부에 따르면 내연기관차 유류비(2017년 1월6일 전국 평균가격 기준)와 전기차 충전요금의 격차는 상당하다. 연간 주행거리를 1만3724㎞로 가정할 경우 연비 13.1㎞/ℓ의 아반떼 1.6 가솔린은 연간 157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연비 17.7㎞/ℓ의 디젤 모델은 100만원 수준이다. 반면 전기차 아이오닉의 경우 완속 충전 시 연간 연료비가 16만원에 불과하다. 급속 충전 시에도 38만원을 웃돌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는 현 수준에서 가장 친환경차에 가까운 모델”이라며 “충전소 안전 및 관리 문제가 지속해서 대두되고 있으나 아직 초기시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성장가능성은 많다. 전기차시장 규모는 지속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76호(2018년 1월22~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