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검찰 출석 전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입장발표를 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지난 11일 검찰 출석 전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입장발표를 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받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사법연수원 2기)의 구속여부가 이르면 23일 밤 결정된다. 전직 대법원장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10시30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고 21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구속영장이 기각됐던 박병대 전 대법관(61·12기)도 같은 시간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


이에 따라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23일 밤이나 24일 이른 새벽에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은 2011년 9월부터 2017년 9월까지 6년간 대법원장으로 재임하면서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이 조사한 범죄 사실은 40여개에 달한다. 영장청구서는 별지 포함 260쪽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행정소송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댓글 사건 재판 ▲옛 통합진보당 지방·국회의원 지위확인 행정소송 등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또 ▲차성안 판사(42·35기) 뒷조사 등 법관 사찰 및 인사 불이익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현대자동차 비정규노조 업무방해 사건 관련해 청와대 통한 헌법재판소 압박 ▲한정위헌 취지 위헌제청 결정 사건 개입 ▲법원 공보관실 비자금 조성 의혹 등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 같은 범죄사실에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직무유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작성행사, 공무상 비밀누설 등 죄목을 적용했다.

검찰은 지난 11일, 14일, 15일 등 3차례(조서 기준 2회) 양 전 대법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혐의를 부인한 양 전 대법원장은 조사가 없던 12일과 17일에도 검찰에 출석해 조서 열람을 하며 방어 논리 구축에 힘을 쏟았다.


양 전 대법원장은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할 계획이다. 다만 법원 포토라인 앞에서 입장을 발표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1차 검찰 소환당시에도 검찰 포토라인을 그냥 지나친 바 있다.

한편 명 부장판사는 검찰 출신으로 2009년 법관으로 임용됐으며 영장심사에 대한 공정성 시비가 일자 지난해 9월 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재판부에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