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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진서 9단이 한돌과의 대국 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채성오 기자 |
23일 NHN엔터테인먼트 판교사옥에서 열린 신진서 9단과 한돌의 대국은 190수만에 백 불계승으로 마무리됐다. 신진서 9단은 흑을 직접 고르며 승리를 다짐했지만 한돌은 자신의 첫 수를 놓을 때부터 승률을 58%로 생각하는 자신감을 보였다.
한돌 승률 통계그래프를 보면 승부처는 42수였다. 42수째 한돌이 생각하는 승률이 10% 올랐고 48수에서 11% 더 상승했다. 이미 좌변 접전에서 본인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한돌은 집을 지키며 승부를 걸었다.
신진서 9단은 경기에서 단 한번도 유리했던 적이 없다며 완패를 수긍했다. AI가 꾸준히 발전하기 때문에 자신의 세대에서 AI를 이기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대국을 마무리했다. 다음은 경기 후 신진서 9단과의 일문일답.
-경기를 마쳤는데 소감은?
▶중앙 흑돌이 넓었다. 백(한돌)이 집을 지키기 시작하면서 승부가 기울었다.
-190수에서 돌을 거뒀다. 한돌과 경기력 차이는 어땠나?
▶이상하게 둔 수가 있어서 차이가 벌어진 것 같다. 일반적으로 보면 네집 반에서 다섯집 반 불리했다고 본다. 사실 AI와의 경기는 반집만 불리해도 이기기 어렵다.
-좌변에서 끊고 단수친 자리에서 한돌의 예상승률이 올랐다. 그 상황은 어땠나?
▶당시 크게 형세를 느낄 차이는 아니었다고 생각했다.
-AI와 중앙전의 싸움이 어려울 것 같은데 인간이 하는 계산과 다르다고 봐야 할까?
▶가장 큰 차이는 형세판단인 것 같다. 수읽기에서 비슷하게 가도 판단을 잘못해서 밀리는 경우가 있다. 제가 프로기사 중에서도 크게 앞서는 편이 아니라 형세판단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알파고 리와 비교했을 때 한돌의 수준은 어떤가?
▶(알파고 리보다)지금의 한돌이 당연히 지금은 센 것 같다. 커제 9단과 뒀던 알파고 마스터버전 비교할 경우 약간 부족하거나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온 느낌이다.
-GS칼텍스배 당시 AI의 기풍을 받아들이겠다고 했는데 어떤 영향을 받고 있나. 후배들도 AI시대 활약하는데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할까?
▶AI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실제로 AI가 제시하는 수는 독창성 부분에서 사람에 앞서 있기 때문에 많이 배워야 한다. 하지만 AI에 너무 의지하다보면 인간 고유의 독창성이 사라질 수 있어 본인만의 생각과 전략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 명승부를 펼친 신진서 9단과 한돌. /사진=채성오 기자 |
▶프로기사와의 대국은 언제든 실수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찾는 재미가 있다. AI는 실수가 거의 없어서 답답함을 느낄 때가 많았다.
-언제쯤 위기라고 느꼈나?
▶사실 첫 수를 둘 때부터 위기였다(웃음). 가장 불리하다고 느낀 것은 중앙에 돌이 몰리면서 불리하다고 느꼈다.
-알파고 쇼크 이후 국내 바둑계에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변화가 있다면?
▶알파고가 처음 나왔을 때 당연히 사람이 승리한다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래서 이세돌 9단을 이겼을 때 충격적이었다. 다음판을 이세돌 9단이 이길 것이란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온 것 같았다. 이후 많은 AI가 나오면서 (인간의 실력에 대한)부족함을 느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적응을 했기 때문에 더 강한 AI가 나와도 충격은 덜한 것 같다.
-기사들이 연구하고 노력한다면 AI를 이길 수 있을까?
▶현재 저희 세대에서는 많이 노력해도 AI를 이기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 바둑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꾸준히 연구를 통해 익히다 보면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갈 순 있을 것 같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지난해말 있었던 시합과 올초 규모가 큰 대회에서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앞으로 집중해서 좋은 모습보여드리고 싶다. 세계대회에서 우승하면 좋겠지만 부담감이 커서 집중을 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 부담감을 줄여 바둑을 두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바둑 후배에 대한 조언 부탁드린다.
▶제가 조언을 해줄 위치인지는 모르겠다(웃음). 현재 한국바둑계가 침체된 상황인데 더 열심히 준비해서 앞으로 있을 세계대회 등 모든 대국에 집중해 좋은 기보를 많이 남겨줬으면 좋겠다.
| 신진서 9단이 한돌과의 경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NHN엔터테인먼트 |
2012년 영재바둑입단대회를 통해 프로에 입단했다. 입단 8개월 만에 주요 대회 본선에 진출하면서 한국바둑계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지난해 5월18일 이세돌 9단을 이기고 첫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같은 해 11월 한국 랭킹 1위로 올라서면서 박정환 9단의 59개월 장기집권을 끝냈다. 이달 기준 프로기사 랭킹 2위로 한국바둑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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