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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머니투데이 이기범 기자 |
지난달 말 미국의 글로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기업 페이스북이 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 계약을 체결하고 2년간 이어진 ‘공짜’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업계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인터넷사업자(ISP)가 글로벌 IT기업으로부터 망 사용료를 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라는 기대섞인 반응을 내놓는다.
망 사용료는 ISP기업이 구축한 인터넷 망을 사용하는 대가로 지불하는 비용이다. 그간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KT의 캐시서버(인터넷 사용자가 자주 찾는 정보를 모아두는 서버)를 공동으로 사용했지만 2016년 법 개정으로 상호접속 비용이 발생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당시 페이스북은 SK브로드밴드에 전용 캐시서버를 설치하라고 요구하면서 망 사용료를 납부하지 않겠다고 버텼다. SK브로드밴드는 이를 거절했고 페이스북은 KT 망 사용자를 제외한 국내 페이스북 이용자를 해외서버로 우회시키는 방식을 택했다.
◆기울어진 운동장 해결 될까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가 입었다. 해외서버를 거치면서 페이스북의 서비스 속도가 급격하게 떨어진 것. 당황한 소비자들은 ISP와 페이스북에 항의했고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페이스북에 과징금 3억9600만원을 부과했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페이스북은 “고의로 사용자에 불편을 준 것이 아니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업계는 페이스북이 행정소송 진행과 동시에 SK브로드밴드와 계약을 체결한 것을 두고 페이스북이 국내시장에서 처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반응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정보유출 사태로 기업이미지가 급격하게 추락한 페이스북이 반전을 꾀한 것으로 본다”며 “LG유플러스도 조만간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되고 KT도 재협상에 돌입한 만큼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망 사용료 수준은 양사의 합의에 따라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는 국내 사업자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한다. 과거 페이스북은 KT에 연간 100억원이 넘는 망 사용료를 지불한 만큼 이번 계약도 이와 근사치의 수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페이스북과 SK브로드밴드의 계약을 계기로 해외 IT기업의 국내 망 사용료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이번 계약은 해외 IT기업이 KT 이외에 망 사용료를 납부하는 사실상 첫번째 사례인 만큼 앞으로의 계약에서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해외 IT기업들은 망 사용료를 전혀 내지 않거나 국내 인터넷 기업보다 훨씬 적은 수준을 지급했다. 네이버의 경우 연간 약 800억원을 지불하며 카카오는 약 300억원을 ISP기업에 낸다. 아프리카TV 역시 연간 150억원 정도의 망 사용료를 지급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 /사진=로이터 |
하지만 국내 ISP는 해외 IT기업에 망 사용료를 강제할 수 없다. 관련 법이 미비하고 이용자 사이에 해외 기업의 서비스가 인기를 끌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망 사용료 협상 타결은 업계의 큰 반향을 몰고 올 전망이다. 아울러 매년 국정 감사에서 국내 IT기업의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가 불거지는 만큼 정부와 국회도 이 부분을 고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서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이 ‘해외 IT기업 수익에 부가가치세를 부과하는 법률안’을 발의하면서 변화가 감지된 바 있다.
◆페북 협상 환영하지만… 예단 금물
통신업계는 환영하는 입장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그간 해외 IT업계는 거의 국내 인터넷 망을 공짜로 사용했다”며 “그러나 해외 IT기업의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가 많아 망 공급을 중단할 수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어 “이번 망 사용료 지불 계약으로 페이스북이 LG유플러스와도 계약을 맺게 될 것이고 협상 중인 KT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글 유튜브, 넷플릭스 등 동영상 서비스업체와의 망 사용료 협상에 있어 ISP기업이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ISP기업의 바람대로 상황이 흘러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한 전문가는 “이번 페이스북의 상황은 기업 안팎의 변수로 인한 행동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며 “페이스북이 변화에 나섰다고 해서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이런 흐름에 동조할 지 여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 문제는 해외 IT기업이 나서서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설치하면 해결될 일이다. 하지만 한국시장의 규모가 글로벌사업자가 투자하기에는 한자릿수에 지나지 않아 부담이 된다. 또 국내에 서버를 설치하면 법인세 등의 문제에도 엮이게 돼 해외 IT기업이 국내에 IDC를 설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실제 넷플릭스의 경우 망 사용료 문제 해결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눈치다. 제시카 리 넷플릭스 아시아태평양 커뮤니케이션 총괄 부사장은 지난달 24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한국의 인터넷 생태계와 협력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상세한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ISP업계 관계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를 보유한 SNS인 페이스북이 망 이용료를 내게 된 것은 환영할 일”이라며 “다만 이번 협상 결과가 국내 ISP업계에 봄을 몰고 올것으로 예단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79호(2019년 2월12~1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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