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사진=머니투데이 임성균 기자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사진=머니투데이 임성균 기자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은 뚝심 있는 사업가로 통한다. 대웅제약 부사장직을 내던지고 1990년 한국콜마를 설립, 지금의 ‘뷰티·헬스케어기업’으로 변신을 일궈냈다. 그동안 그를 수식하는 단어도 늘었다. ‘영업왕’, ‘제약업계 맏형’에서 ‘M&A(인수·합병) 승부사’, ‘1조 신화’ 등 주로 한국콜마의 성장과 관련된 것이다. 화장품 제조업에서 출발한 한국콜마가 화장품과 제약부문 양날개를 달고 비상하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지난해엔 CJ헬스케어 인수효과를 톡톡히 보며 매출 1조 클럽에 진입했다.

◆매출 1조 클럽 진입

한국콜마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65.3% 급증한 1조3578억6526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899억6739만원으로 34.3% 늘었다.


CJ헬스케어를 인수한 덕이 컸다. 지난해 CJ헬스케어의 매출액은 3350억원으로 한국콜마 전체 매출액의 25%를 차지했다. 화장품부문 매출액도 전년동기 대비 42% 성장한 6973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콜마는 중고가 제품 위주의 매출 구성과 매출 채널 다변화로 꾸준한 성장성 및 이익률을 시현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 수치는 한국콜마홀딩스 자회사로 편입돼 있는 건강기능식품업체인 콜마BHN과 마스크팩 기업인 콜마스크, 콜마파마를 제외한 수치다. 한국콜마홀딩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5616억원으로 전년 4083억원보다 37.6% 증가했다. 한국콜마홀딩스의 자회사 실적을 더하면 지난해 한국콜마는 연간 2조원 매출액을 돌파한 셈이다.

1990년 설립 이후 매년 두자릿수 이상 성장. 업계에선 한국콜마의 비상에 윤 회장의 역할이 주효했다고 입을 모은다. 윤 회장은 1974년 대웅제약에 입사해 16년 동안 근무한 뒤 부사장직을 던지고 나와 한국콜마를 설립했다.


시작은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업체였다. 당시만해도 국내 주요 화장품업체들은 제조와 판매를 모두 직접 챙기는 사업 방식을 고수했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에선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제조와 판매가 구분돼 있었다.

윤 회장은 선진국의 시스템을 벤치마킹해 국내에 없는 화장품 제조 기업을 만든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국 최초의 ODM 비즈니스 모델의 시작이었다. 소득수준 향상으로 질 좋은 화장품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2000년대 초반 미샤·더페이스샵·네이처리퍼블릭 등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가 급부상하면서 더 크게 성장했다.


‘1조 클럽’ 가입한 뚝심 영업왕…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화장품사업이 성장하자 윤 회장은 제약의 꿈을 펼치기 시작했다. 2002년 제약 공장을 짓고 의약품위탁생산(CMO)사업에 뛰어들어 의약품 복제약(제네릭)을 만들었다. 2012년엔 법정관리 중이던 제약사 비알엔사이언스(현 콜마파마)를 인수하면서 제약사업을 강화했다. 비알엔사이언스 인수로 CMO, 복제약 등 사업을 진행하며 고형제, 연고크림제, 내외용액제 등에 차별화된 기술력을 갖추고 국내 최다 복제약 허가를 보유하게 됐다.

본연의 주력 사업인 화장품분야에서도 중국 투자는 물론 인수합병에 적극 나서왔다. 2016년과 2017년 미국 PTP와 캐나다 CSR을 인수했다. 중국 북경콜마와 무석콜마를 설립하면서 중국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해왔다.


지난해에는 제약·바이오 M&A에서 가장 핫(Hot)했던 CJ헬스케어를 품었다. CJ헬스케어 인수로 윤 회장은 국내 톱5 제약사는 물론 글로벌 제약사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콜마 기존의 의약품 위탁생산에 더해 CJ헬스케어의 강점인 연구·개발(R&D) 역량과 기초수액제분야 흡수로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이 추세라면 한국콜마의 올해 매출은 1조7000억원을 거뜬히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08년 1635억원의 매출에서 10년 만에 17배 가까이 성장하는 셈이다.

업계에서도 한국콜마의 이 같은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특히 윤 회장의 R&D 중심의 경영 방침이 지금의 한국콜마를 만들어냈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한국콜마는 전체 직원 중 연구 인력 비율만 30%에 달한다. 매출의 5%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다. 등록 특허만 400개에 육박한다.

◆‘우보천리’ 경영철학 눈길

그 배경엔 윤 회장의 경영철학이 있다. 그의 경영철학은 ‘우보천리’(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간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토끼 걸음으로 백리를 가는 삶보다 느리지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는 삶이 더 많은 가치를 담아낸다는 소신이다.

한국콜마연구소 로비에 쌓인 ‘연구 논문탑’에도 그의 우보천리 철학이 담겼다. 한국콜마 연구원들이 400건 넘는 특허를 출원하면서 연구한 노트와 논문을 쌓아 올려 만든 탑이다. 한권 한권 논문탑이 쌓이면서 한국콜마도 성장했다는 평가다.

윤 회장의 우보천리 철학과 함께 성장해온 한국콜마. 그가 주목하는 다음 비상은 무엇일까.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프로필
▲1947년 경남 창녕 출생 ▲1965년 계성고 졸업 ▲1970년 영남대 경영학과 졸업 ▲1974년 서울대 경영대학원 수료 ▲1974년 대웅제약 입사 ▲1990년 한국콜마 설립 ▲2008년 수원대 경영학 박사 ▲2012년 올해의 CEO 대상 혁신경영부문 대상 ▲2012년 월드클래스 300 기업 선정 ▲2014년 국민훈장 동백장 ▲현 월드클래스300기업협의회 회장 ▲현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부회장 ▲현 사단법인 서울여해재단 이사장


☞ 본 기사는 <머니S> 제582호(2019년 3월5~1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