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배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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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관한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빅3(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의 국내 조선산업이 1강1중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 증권업계에서는 조선업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새로운 투자전략을 짜느라 분주하다. 인수합병(M&A) 과정에서 해외 주요 경쟁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쉽게 통과할지가 여전히 미지수여서 관련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본계약을 체결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에는 총 세가지 절차가 남아있다. 우선 현대중공업은 물적분할을 통해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가칭)을 설립하고, 산업은행은 보유 중인 대우조선 지분 전량을 출자하는 대신 한국조선해양의 지분을 취득해야한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지주의 현대중공업에 대한 지분율(30.95%)을 감안하면 물적분할을 위한 주주총회 통과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두번째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실사다. 현대중공업이 조선업에 높은 이해도를 갖고 있는 만큼 예상치 못한 변수가 나올 확률이 낮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마지막으로는 국내와 해외 이해당사자국들로부터의 기업결합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를 두고 관련업계는 해외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서 경쟁국들이 제동을 걸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두 회사의 결합은 강력한 시장지배력과 기술력 강화라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경쟁국인 중국을 비롯해 일본, 유럽연합 입장에서는 한국이 세계시장을 독식할 것으로 볼 수 있어서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과정에서 경쟁제한적인 요소로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은 부분이 액화천연가스(LNG)선과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의 시장점유율이다.

재화중량톤(DWT) 기준 글로벌 LNG선의 3월 현재 수주잔고를 보면 대우조선해양이 30.9%로 가장 높고 현대중공업과 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의 점유율은 27.6%이다. 이들을 합칠 경우 총 58.5%에 달한다. 같은기준으로 VLCC의 점유율을 합산하면 56.6%로 집계된다.


공정거래위원회도 해외 30여개 국가의 경쟁당국 기업결합 심사를 신경쓰는 눈치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워장은 지난 12일 "우리가 내셔널 챔피언을 키운다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리더라도 다른 경쟁당국에서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우리가 내셔널 챔피언을 만드는 식으로 나섰다가는 오히려 이것 때문에 더 (인수합병이) 안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공정위가 국내 조선업에 유리한 결론을 내렸다가 해외에서 인수합병 반대에 부딪치는 역효과에 대한 우려로, 해외 경쟁 당국이 공감할 수 있는 결론을 도출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다만 공정위가 이번 인수합병과 관련해 기업결합 심사를 신속하게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이어 "(조선사 인수합병과 관련해) 독점 우려로 합병이 무산된 독일 지멘스, 프랑스 알스톰 사례와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합병 케이스는 성격이 굉장히 다르다"며 "어느 경쟁당국보다도 한국 공정위가 먼저 결론을 내릴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한국을 포함한 약 70여개의 주요 국가들은 대표적인 경쟁정책으로서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결합에 대해 신고 또는 심사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공정거래위원회가 경쟁 제한적인 기업결합에 대해서 주식처분, 자사매각과 같은 구조적 조치를 하거나 경쟁 제한적인 폐해를 방지할 수 있는 영업방식·범위를 제한하는 등의 행태적 조처를 취하고 있다.

빅딜에 출렁이는 조선업종, ‘짧고 길~게’ 올라타라

◆조선업 투자전략은?… 삼성 '단기적'·현대 '중기적'


최근에는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가 늘어나는 등 업황이 살아나는 조짐이 보이면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합병에 따른 주가상승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월 한국의 조선사들은 전세계 선박 발주량 70만CGT(15척) 중 63만CGT(8척)을 수주했다. 반면 중국과 일본 조선사들은 각각 2만CGT(1척), 1만CGT(1척)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올해 1월부터 2월까지의 누적 수주 실적을 살펴보면 중국이 124만CGT(65척), 한국 121만CGT(20척)로 양국 간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1~2월 점유율은 중국이 41%, 한국이 40%로 나타났다. 이와 더불어 선가인상도 오름세다. 지난달 LNG선은 1월에 이어 100만달러 상승한 1억8500만달러를 기록하는 등 전년 동월 대비 3%가량 인상됐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은 주요국 기업결합심사 승인 이후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염두에 두면서 접근할 것을 권고한다"며 "단기적인 주가 움직임은 상반기 LNG선 등 선박 수주 증대와 함께 복수의 해양생산설비 수주가능성이 고조되는 삼성중공업이 돋보일 것"으로 판단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의 주식교환을 비롯해 인수합병에서 각종 유상증자는 기업결합 심사가 완료된 후에나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두 회사의 인수 작업이 완전히 종료되는 데에는 생각보다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한 애널리스트는 "삼성중공업은 비용 지불 없이 업종 재편의 수혜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며 "해양수주 모멘텀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매수의견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85호(2019년 3월26일~4월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