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임한별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임한별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향년 70세의 나이로 별세하면서 대한항공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45년간 대한항공을 이끌어온 조 회장의 부재는 아들인 조원태 사장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할 것으로 보인다.

8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조 회장은 8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현지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조 회장의 갑작스런 별세 소식에 조 사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조 회장은 지난달 열린 대한항공 제5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직을 상실했다. 하지만 조 회장 등 특수 관계인이 대한항공의 최대주주인 한진칼 지분 28.9%를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 행사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이런 가운데 조 회장이 별세하면서 리더를 잃었다.

조 회장은 1974년 대한항공 입사 후 45년간 정비, 자재, 기획, IT, 영업 등 항공업무 관련 실무분야를 두루 걸쳤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1992년 대한항공 사장에 올라 회사를 이끌었다.


조 회장은 항공동맹체인 스카이팀 창설을 주도했고 1997년에는 자체 소유 항공기 매각 후 재임차 등으로 외환 위기를 극복하기도 했다. 2003년에는 차세대 항공기 도입을 위한 A380 항공기 구매계약 등을 맺었다. 대한항공은 1969년 출범 당시 8대뿐인 항공기를 올해 166대로 늘렸고 일본 3개 도시만 취항했던 국제선을 111개 도시로 확대했다. 조 회장만큼 대한항공을 잘 아는 인물이 없는 상황에서 조 사장이 이를 뒷받침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사진=대한항공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을 이끌고 있는 조 사장은 2003년 한진정보통신 영업기획담당 차장을 시작으로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 자재부 총괄팀, 여객사업본부, 화물사업본부 등을 거쳤지만 조 회장과 비교하면 경험이 부족하다.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많다. 대한항공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경영체질 개선을 꾀하고 있다.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 협력을 지속 강화하는 가운데 오는 6월1일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성공적 개최해야 한다. IATA 의장은 조 회장이었다.

안전논란이 불거진 보잉 737 맥스 8 기종 도입 문제 등 해결과제가 산적해 있다. 최근 보잉은 737맥스 기종의 사고에 대해 결함이 있었음을 시인한 상태다. 대한항공 경영진 중 유일하게 남은 총수일가인 조 사장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의 갑작스럽 부재로 지분구조 변화 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조 사장뿐만 아니라 총수일가의 경영복귀 등이 가속화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