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오른쪽)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왼쪽). /사진=뉴시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오른쪽)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왼쪽). /사진=뉴시스

8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소식이 전해지면서 한진그룹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 관계자들은 장남 조원태 사장이 승계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문제는 지난달 말 조 회장이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실패 등으로 경영권 위협을 받는다는 점이다. 취약한 지배구조와 행동주의펀드의 득세 등 승계과정을 둘러싼 환경도 조 사장의 승계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있다.


조 사장은 그룹의 지주사 한진칼의 지분을 2.34% 보유 중이다. 반면 조 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압도적으로 많은 17.84%다. 다른 대기업이 통상 여유를 두고 자녀에 지분을 상속하는 것과 달리 한진칼은 조 회장이 갑자기 사망한 탓에 승계할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했다.

따라서 조 사장이 그룹의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물려받기 위해서는 상속세와 지분 이양 등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사례와 비슷하다는 일각의 시선도 있으나 조 사장은 구 회장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다. 구 회장의 경우 여유를 두고 지주사의 주식을 꾸준히 늘렸고 상속세를 충분히 마련했다. 우호 지분도 충분하게 확보해 무리없이 경영권을 승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반면 조 사장의 경우 일가의 도덕성 논란과 경영 실적 하락, 경영권 위협 등으로 승계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실패도 치명적이다. KCGI는 한진칼 지분과 ㈜한진의 지분도 매입해 조 사장의 승계에도 제동을 건 상태다. 조 사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는 2021년까지다.


재계에서는 조 회장의 지분 17.84%를 어떻게 상속하는지에 따라 경영권 갈등이 심각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상속세를 납부하고 주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오너일가의 지분율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며 “이 경우 KCGI를 비롯한 행동주의 펀드가 경영권을 더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