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 /사진제공=티몬
티몬. /사진제공=티몬



# 2010년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사무실. 20대 청년 5명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혁신적인 사업아이템을 구상했다. 이들은 오프라인과 PC에 의존하던 유통업을 온라인과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형태로 바꾸고 싶었다. 그렇게 탄생된 소셜커머스 티몬. 음식점이나 여행상품 티켓을 모바일을 통해 ‘반값’에 선보이는 새로운 유통방식이었다.

# 티몬의 등장을 시작으로 쿠팡, 위메프 등이 가세하면서 소셜커머스시장은 연매출 12조원을 올리는 유통업의 한축으로 성장했다. 성장만큼이나 이 시장이 재밌는 이유는 또 있다. 경쟁업체가 도산하면 시장을 독점할 수 있는 치킨게임 성격이 짙은 것. 누가 먼저 강력한 플랫폼을 구축하느냐가 관건이다.


쿠팡, 티몬, 위메프. 국내 주요 e커머스 업체의 지난해 성적표가 모두 공개됐다. 외형적으론 일단 고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3사의 출혈경쟁 속에 경쟁자가 더 늘어나면서 적자를 키우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위메프만 3사 중 유일하게 적자를 줄였지만 매출은 감소했다. ‘한국판 아마존’ 타이틀을 선점하는 기업이 당장 나오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매출 4조 넘겼지만 적자 ‘눈덩이’


3형제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쿠팡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과 적자를 동시에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 4조4227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65% 증가했다. 이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지난해 온라인 유통업체 평균 성장률 15.9%보다 무려 4배가량 높은 성장세. 매출액 규모만 놓고 보면 경쟁사인 티몬과 위메프 보다 10배나 크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조970억원으로 전년(6389억원)보다 약 72% 늘어났다. 이에 따라 당기순손실도 1조1131억원으로 지난해(6735억원)보다 악화됐다. 2015년부터 4년간 쿠팡의 누적 적자는 2조8400억원에 달했다.


쿠팡은 여전히 계획된 적자라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지난해 전국 12개 지역의 물류센터를 24개로 늘리고, 로켓배송 상품수를 확대하는 등 다양한 투자를 했다고. 또 지난해 쿠팡은 2만4000명을 직간접 고용했고 인건비로 9866억원을 지출했다.

지난해 소프트뱅크비전펀드로부터 약 2조원을 투자받은 쿠팡은 네이버 검색광고를 시작하고 새벽배송 로켓프레시, 당일 배송서비스인 로켓와우 등을 확대했다. 최근 음식 배달서비스 쿠팡이츠를 시작하며 사업범위를 넓히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지금까지 고객 감동을 위한 막대한 투자를 진행해 온 만큼 앞으로도 기술과 인프라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소셜컴 빅3, '한국판 아마존' 아닌 밑빠진 독?


◆적자 늘어난 티몬과 매출 줄어든 위메프

티몬도 지난해 적자가 전년보다 늘어났다. 2017년 실적발표 당시 티몬은 1152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폭을 27% 줄였다. 그러나 지난해 다시 소폭 증가해 적자 125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4972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성장했다. 이 업체의 성장은 큐레이션(다양한 정보 가운데 사용자가 관심 가질만한 내용만을 골라 선별해주는 서비스)쇼핑을 토대로 하는 ‘타임마케팅’과 신선식품을 포함한 직매입사업 ‘슈퍼마트’가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티몬은 지난해 큐레이션딜사업에서 전년 대비 36% 증가한 246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티몬은 TVON 라이브라는 생방송 판매를 위한 인프라 투자, 미디어커머스분야 확대를 위한 투자, 오픈마켓 안정화 등 기술적 투자도 지속했다. 이를 통해 올해 수익 성장의 기틀을 만들 것으로 예상했다. 직매입으로 진행하는 슈퍼마트 또한 꾸준히 유지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미디어커머스를 위한 C2C 방송플랫폼을 새롭게 선보인다.

위메프는 3사 중 가장 적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적자는 전년 대비 6.4% 줄어든 39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매출도 4294억원으로 전년 대비 9.3% 줄어들었다. 물류비용과 배송비가 많이 드는 직매입 사업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위메프는 지난해 신선식품 배달서비스인 신선생을 중단했고 직매입서비스인 원더배송을 축소했다. 대신 파트너사와 협업을 강화하면서 중개 방식의 판매수수료 매출을 늘리는데 방향을 잡았다. 지난해 11월부터는 투데이특가·히든프라이스·11특가·타임특가 등 본격적인 특가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배달서비스 출시도 앞두고 있다. 위메프 관계자는 “올해도 ‘낭비 없는 성장’을 목표로 물류비용 부담이 큰 직매입 비중을 과감히 축소하고, 가격 혜택을 더할 수 있는 특가 상품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외형은 키우고 내실은 ‘글쎄’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전년(94조1857억원) 대비 약 20% 증가한 113조7297억원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업체 평균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6% 상승했다.

이처럼 외형은 매년 두자릿수 이상 성장하고 있지만 내실은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는 현실이다. 주도권 장악을 위해 출혈경쟁을 지속하는 데다 올해는 롯데와 신세계 등 신규 대형사업자들까지 가세하면서 경쟁 과열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모델의 대대적인 변화 없이는 소셜커머스가 만성적자에서 탈피하기 어렵다”며 “3사 모두 형편이 비슷한 상황에서 이제 관전 포인트는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는가’에 달렸다”고 내다봤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89호(2019년 4월23~2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