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여야가 6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일본의 경제보복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였다. 

우여곡절 끝에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을 처리한 여야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한 정부의 대응, 중국·러시아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무단 진입에 대한 정부의 대응 등을 놓고 격돌했다. 

특히 오전 회의 막바지에는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이 과거 변호사 시절 부일장학회 설립자인 고고 김지태씨의 상속세·법인세 소송에서 허위 증거를 제출해 소송에서 이겼다고 주장하면서 고성과 막말이 오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곽 의원은 "지난 2010년 김지태 유족 간에 재산 다툼으로 소송을 벌이는 과정에 노무현·문재인 전·현직 대통령이 소송대리인으로 참여하여 허위문서 제출과 위증 등이 있었고 결국 정부의 정당한 상속세 부과가 취소되어 국가가 손실을 본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곽 의원은 또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문 대통령에게 (소송에) 가담을 했었느냐고 물어볼 것이냐"며 "위증하고 허위 자료를 낸 것에 대해 대통령이 분명히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노 비서실장은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느냐, 여기서 말하지 말고 정론관에서 가서 말씀하시라"며 언성을 높였고,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정양석·김정재 의원 등이 "어디서 협박을 하느냐"고 반발했다.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가운데)과 김상조 정책실장(왼쪽), 김현종 국가안보실 차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가운데)과 김상조 정책실장(왼쪽), 김현종 국가안보실 차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한 청와대의 대책을 두고도 준비가 부족하다고 비판한 야당과 더욱 강력한 대응으로 일본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야 한다는 여당이 갈려 충돌을 빚었다.

유성엽 민주평화당 의원은 "한국경제연구원에서는 일본의 경제 보복에 맞대응할 경우 우리의 GDP가 5.37% 손실을 볼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농수산물, 금융 분야에서 제3의 경제적 공격을 받을 수 있는데 정부의 대책이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은 "한일 간 경제전쟁이 준비된 전쟁인지, 의욕만 앞선 전쟁인지 모르겠다"며 "추가경정예산안을 4월 25일 국회에 제출했는데, 일본이 무역 보복을 하겠다고 언급한 지 한 달과 보름이 지난 후지만 추경안 내용에는 무역 보복에 대한 준비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수출 규제 조치에 따른) 부품 국산화 기간은 6개월에서 5년까지 걸린다는데 소형 다품종 부품은 민간에서 수십조 원을 투자해야 한다. 이게 경제성이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의욕만 앞서서 전쟁을 시작하고 말 폭탄만 던지지 말고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정재 한국당 의원은 "중·러 군용기가 카디즈를 침범한 날 문재인 대통령은 NSC를 열어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여당의 원내대표단과 한가하게 식사를 했다"며 "그 다음날은 부산의 횟집에 가서 회를 드셨다. 이게 말이 되는가"라고 비판했다.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가운데)과 김상조 정책실장, 김현종 국가안보실 차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가운데)과 김상조 정책실장, 김현종 국가안보실 차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반면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한 것에 대해 "(한국을) 안보 우방국에서 제외하겠다고 일본이 선언한 것으로 항간에서는 기해왜란이라고 한다"며 "우리가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를 파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미국에 책임을 묻고, 미국의 중재를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고 의원은 "분명한 조치를 하고 일본이 태도 변화를 보이도록 해야 한다. 지소미아를 파기하라는 국민의 지지도가 60%에 달한다"며 "국민은 일본 경제보복에 정부가 강경한 자세로, 원칙적으로 대응하길 요구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표창원 의원은 중·러 군용기의 카디즈 침범에 대해 "2011년, 2013년에도 중국 전투기가 이어도 상공 카디즈를 침범했는데, 당시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카디즈는 영공이 아니라고 했다"며 "이어도를 포기하자는 이야기인가"라고 반문했다. 


표 의원은 또 "문재인정부 들어 북한의 핵실험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며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에는 핵실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등을 경험했지만, 한반도 안보 상황은 박근혜·이명박 정부보다 상당히 안정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전체회의에 출석한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지소미아 피기 문제에 대한 입장을 묻는 고용진 의원의 질문에 "오는 24일까지가 통보 시점이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계속 신중하게 검토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김상조 정책실장은 일본의 추가 무역 보복 가능성을 묻는 유성엽 의원의 질문에 일본의 추가 무역 보복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