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로이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로이터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와 한미 연합군사훈련, 우리 군의 국방중기계획 등을 거세게 비난하면서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 이상 할 말도 없으며 다시 마주앉을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북한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은 16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담화를 내고 “태산명동에 서일필이라는 말이 있다(크게 벌리기만 하고 결과는 보잘 것 없음을 뜻하는 말)”며 “남조선 당국자(문재인 대통령 지칭)의 ‘광복절 경축사’라는 것을 두고 그렇게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남조선 당국자의 말대로라면 저들이 대화 분위기를 유지하고 북남협력을 통한 평화경제를 건설하며 조선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소리인데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할 노릇”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지금 이 시각에도 남조선에서 우리를 반대하는 합동군사연습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때에 대화 분위기니, 평화경제니, 평화체제니 하는 말을 과연 무슨 체면에 내뱉는가”라며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했다.


이어 “더욱이 우리 군대의 주력을 90일 내에 괴멸시키고 대량살육무기제거와 ‘주민생활안정’ 등을 골자로 하는 전쟁 시나리오를 실전에 옮기기 위한 합동군사연습이 맹렬하게 진행되고 있고 그 무슨 반격훈련이라는 것까지 시작되고 있는 시점에 뻐젓이 북남 사이의 대화를 운운하는 사람의 사고가 과연 건전한가 하는 것이 의문스러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대변인은 또 “공화국 북반부 전 지역을 타격하기 위한 정밀유도탄, 전자기임펄스탄, 다목적 대형수송함 등의 개발 및 능력확보를 목표로 한 ‘국방중기계획’은 또 무엇이라고 설명하겠는가”라고 반문하며 “명백한 것은 이 모든 것이 우리를 괴멸시키자는 데 목적이 있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남조선 국민을 향해 구겨진 체면을 세워보려고 엮어댄 말일지라도 바로 곁에서 우리가 듣고 있는데 어떻게 책임지려고 그런 말을 함부로 뇌까리는가”라며 “아랫사람들이 써준 것을 그대로 졸졸 내리읽는 남조선 당국자가 웃겨도 세게 웃기는 사람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비꼬았다.

아울러 대변인은 “북쪽에서 사냥 총소리만 나도 똥줄을 갈기는 주제에 애써 의연함을 연출하며 북조선이 핵이 아닌 경제와 번영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역설하는 모습을 보면 겁에 잔뜩 질린 것이 역력하다”며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 이행이 교착상태에 빠지고 북남대화의 동력이 상실된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자의 자행의 산물이며 자업자득일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남조선 당국이 이번 합동군사연습이 끝난 다음 아무런 계산도 없이 계절이 바뀌듯 저절로 대화국면이 찾아오리라고 망상하면서 앞으로의 조미(북미)대화에서 어부지리를 얻어 보려고 목을 빼들고 기웃거리고 있지만 그런 부실한 미련은 미리 접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두고보면 알겠지만 우리는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 이상 할 말도 없으며 다시 마주앉을 생각도 없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 /사진=뉴시스

앞서 문 대통령은 전날(15일)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지난 6월 말의 판문점 회동 이후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북미 간의 실무협상이 모색되고 있다”며 “아마도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구축을 위한 전체 과정에서 가장 중대한 고비가 될 것이다. 남북미 모두 북미 간의 실무협상 조기개최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불만스러운 점이 있다 하더라도, 대화의 판을 깨거나 장벽을 쳐 대화를 어렵게 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불만이 있다면 그 역시 대화의 장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논의할 일”이라며 “이 고비를 넘어서면 한반도 비핵화가 성큼 다가올 것이며 남북관계도 큰 진전을 이룰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