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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뉴스1 DB |
대형마트가 자율 포장대 종이박스를 없애기로 하면서 소비자들의 반응이 엇갈린다. 종이박스에 사용되는 포장 테이프와 끈 등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자는 취지에 동의하는 소비자들이 있는 반면 탁상행정이라는 비판도 거세다.
환경부와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농협하나로마트 등 대형마트 4사는 지난달 29일 ‘장바구니 사용 활성화 점포 운영 자발적 협약식’을 체결했다. 협약을 맺은 4개 대형마트는 2~3개월 간 준비기간을 거쳐 매장에서 종이상자와 포장 테이프, 끈 등을 치운다는 방침이다.
환경부는 불필요한 폐기물 발생을 줄이고 장바구니 사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3개사 기준 지난해 연간 포장용 테이프 및 노끈 배출량은 658톤에 달한다. 이는 서울월드컵경기장(9126㎡) 857개 규모로 2차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종이박스 없애면 안가요"
하지만 여론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환경부 방침이 발표되자 온라인에서는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어차피 버릴 종이박스를 재활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테이프나 끈 등을 친환경 소재로 대체하는 편이 바람직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직장인 강선아씨(28)는 “마트 측에서 물류 배송시 사용한 박스를 재활용하는 것뿐”이라며 “비닐봉투나 장바구니로 담아갈 수 없는 물건들은 어쩌란 말이냐. 앞으로 온라인 배송만 이용해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김문영씨(30)는 “문제는 박스에 이용되는 테이프인데 왜 박스 자체를 제한하는 거냐. 종이테이프 같은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원할 경우 박스를 판매한다는 얘기도 있던데 이제 박스에도 요금을 매기려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수철씨(37)는 “환경보호 정책 좋다. 하지만 대의를 이유로 소비자들이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건 아니다”라며 “동네 슈퍼마켓도 아니고 대형마트를 가는 건 물건을 잔뜩 사기 위해서인데 장바구니로 해결하라는 건 무리가 있다”고 비판했다.
| /사진=뉴스1 DB |
◆"환경보호 동참해요"
일각에서는 찬성 의견도 나왔다. 매일같이 장을 보는 전업주부들의 경우 장바구니를 이용하기 때문에 불편이 없을 거라는 의견을 보였다.
주부 신경숙씨(53)는 “종이박스에 포장하려면 테이프나 끈을 많이 써야한다. 박스 자체가 재활용이라곤 하지만 마트에서 처리하는 게 효율적일 것”이라며 “마트 내 비닐봉투가 없어질 당시에도 불편하다고 생각했지만 결국엔 쓰레기가 없어져 효과를 보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주부 공선주씨(47)는 “평소 장바구니를 들고 다녀서 종이박스를 이용한 적이 거의 없다”며 “오히려 환경보호도 되고 없애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김순자씨(55)도 “장바구니를 들고 다녀서 종이박스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며 “주부들한텐 장바구니가 정석”이라고 강조했다.
대형마트업계에서도 이번 협약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종이상자는 고객에게 서비스 차원에서 제공하던 것”이라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환경보호에 동참하고 종이상자를 제공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부도 이번 협약의 결과를 낙관하고 있다. 이미 제주도는 2016년 9월부터 도내 대형마트 4곳, 중형마트 6곳 등 10개 마트와 업무협약을 맺고 매장에서 종이상자를 치운 바 있다. 그 결과 마트 이용자 대부분이 종이상자를 쓰지 않고 있으며 장바구니 사용이 자리를 잡았다는 게 환경부 측의 설명이다.
환경부는 “종이박스가 제대로 분리 배출되는 경우엔 재활용이 잘 되지만 포장용 테이프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재활용이 어렵다”며 “종이박스 대신 다회용 장바구니를 사용하면 한번 쓰고 버리는 포장재를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목소리를 낮췄다. 환경부는 “당장 종이박스를 없애는 것이 아니다. 일부 지역에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그 효과와 불편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이후 최종 적용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며 “항의가 많을 경우 철회될 수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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