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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 LNG추진선./사진=현대중공업 |
친환경 선박인 ‘LNG추진선’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이나 유조선에 국한됐던 조선시장이 점차 세대교체를 이루는 모습이다.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유조선 보급률이 전세계적으로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LNG추진선은 오랜만에 조선사들이 만난 블루오션이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초기 LNG추진선 시장을 잡기 위해 기술개발과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금까지 가격 경쟁으로 얼룩졌던 마케팅 경쟁은 최근 들어 기술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전 각국이 친환경 정책을 강화하면서 LNG추진선 발주량도 늘어 2025년엔 전 세계 신주 발주 선박 가운데 LNG 추진선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LNG추진선은 대안 아닌 필수
국내 조선사들은 친환경 LNG추진선 성능 개발에 사활을 걸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2025년에는 세계선박 발주 시장의 60.3%(1085억달러)가 LNG추진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선주들이 LNG추진선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실제로 2020년부터 선박 배출가스를 줄여야하는 상황이다. 조선사들은 선박에 스크러버(배기가스 정화장치)를 달거나 유해물질 배출이 적은 저유황유로 바꿔야 한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온실가스와 산성비를 줄이고자 2020년 1월 1일부터 전 세계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 상한선 기준을 기존 3.5%에서 0.5% 이하로 강화해 규제한다.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 스크러버를 장착하는 건 임시방편에 불과하고 저유황유는 가격이 비싸다. 이에 지속 가능한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LNG 추진선이다.
LNG는 기존 선박 연료인 벙커C유에 비해 황산화물 배출이 거의 없다. 질소산화물 배출을 85%,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배출을 25% 이상 절감할 수 있고 연료비도 35%가량 줄일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기술 적용을 꺼리는 업계 정서와 LNG 추진선이 도움이 될지 회의적이었던 선주들 때문에 수요가 그리 많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LNG 추진선이 장기적으로 답이라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석유회사 BP는 최근 보고서에서 “2035년까지 LNG 수요가 지금보다 35%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트라 역시 앞으로 LNG추진선이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2017년 세계 신주 발주 선박 가운데 LNG추진선은 7.6%에 불과했다. 하지만 비중이 늘어 2025년에는 60% 이상을 LNG추진선이 차지할 것으로 코트라는 예측했다.
조선업계 또한 LNG 추진선의 향후 8년간 누적 시장 규모가 최대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글로벌 불황에 시달리던 조선업의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시장이 열리게 되는 셈이다.
최근 독일에서 열린 조선해양기자재박람회에서 발표된 해사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선사 10곳 중 4곳 정도(44%)는 신규 발주 시 LNG 추진 선박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의 선급회사인 영국 로이드선급은 2025년 한해에만 650척의 LNG 추진선이 발주될 것으로 예상했고 2025년까지 최대 1962척의 LNG 추진선이 건조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선3사, 기술경쟁 시작
대기오염물질인 황산화물의 함유량을 줄이려면 기존 선박에 배기가스 정화 장치인 스크러버를 달거나 선박유를 저유황유로 바꾸거나 LNG연료 추진선을 새로 수주해야 한다.
LNG추진선은 초기 비용이 많이 들기는 하지만 연료비가 저렴하고 안정적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LNG추진선이 다른 선택지보다 유리하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국내 조선사들은 이미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미포조선이 2016년 5만톤급 LNG 추진 벌크선을 처음 수주한 이래 지금까지 11만4000톤급 원유 운반선 9척,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 6척 등 총 18척 이상의 LNG 추진 선박을 수주했다. 세계 조선업체 중 최고 실적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013년 독일 엔진 메이커인 만디젤사와 천연가스 구동 선박 기술 상용화에 성공했고 2015년 세계 최초로 ‘LNG 추진 컨테이너선(3100TEU급)’을 선보였다. 2016년 2월엔 세계 최초로 ‘천연가스 추진 LNG 운반선’을 인도했다.
선두 기업인 현대중공업 경우 9월17일부터 19일까지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가스텍 행사에서 세계적인 선급회사인 영국 로이드선급(LR)으로부터 독자 개발한 LNG화물창인 하이멕스(HiMEX)에 대한 설계승인(General Approval)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승인은 해당 기술의 기본 설계에 대한 인증인 기본승인(AiP)보다 높은 단계로 이를 기반으로 현대중공업은 2020년까지 하이멕스의 본격적인 실증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하이멕스는 이중방벽구조의 차세대 멤브레인형 LNG화물창 설계기술로 독자적인 주름 형상 설계 공법을 적용해 상온에서 극저온(-163도)까지 큰 폭의 온도변화와 운항 중 화물창 내 LNG가 흔들리며 발생하는 충격인 슬로싱(Sloshing) 현상에 대한 구조적 안정성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스크러버 단가가 비싸기 때문에 장착비용이 부담스럽고 저유황유는 유해물질 황산화물을 함유한 비율이 낮지만 내년부터 비싸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LNG추진선은 제작비용은 처음에는 비싸지만 유해물질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인다는 미래적인 관점에선 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중공업은 LNG 연료 공급 시스템인 `S-Fugas`를 독자 개발했다. S-Fugas는 영하 163도의 액화 LNG를 기화시켜 선박의 메인 엔진이나 발전기 등에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기존 디젤유를 사용할 때보다 배출하는 유해물질을 줄일 수 있다. 황산화물은 99%, 질소산화물은 85%, 이산화탄소는 25%까지 배출량이 줄어든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연비 손실이 적어야 배출가스도 적고 항구로의 이동경로도 짧아질 수 있어 연비효율을 높이는 기술의 필요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국내 조선사가 대부분의 발주를 가져올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조선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여름 중국 LNG선 한 척이 바다 한가운데서 고장으로 운항을 중단하는 사고가 났다. 원래 우리 LNG선의 선호도가 높았는데 이 사건을 계기로 입지가 더 단단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 조선사들은 지난 1~8월 전세계에서 발주된 LNG선 27척 가운데 약 90%에 이르는 24척을 수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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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준 기자
시대 미래산업부 전민준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