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승연 금감원부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원금손실 논란이 일고 있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 DLS) 관련 중간 검사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원승연 금감원부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원금손실 논란이 일고 있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 DLS) 관련 중간 검사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4월 은행직원은 직장인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안전하고 조건 좋은 상품이 나왔으니 빨리 가입해야 한다"며 DLF 가입을 권유했다. 통화시간은 1분이다. 앞서 A씨는 주식형펀드 손실 경험을 언급하며 “높은 이자는 필요 없으니 적금이나 정기예금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어 은행직원의 말을 믿었다.

회사 업무에 바쁜 A씨는 은행직원에게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대신 업무를 처리하게 했다. 은행직원은 A씨의 직장을 방문해 거래 신청서를 작성했고 A씨의 투자성향을 ‘공격투자형’으로 분류했다. 결과는 60.1% 손실이었다.


#75세 B씨는 노후자금을 정기예금에 넣어두려고 했다가 은행직원의 권유에 DLF에 가입했다. 은행 직원은 원금 손실 가능성 등을 설명하지 않았고 B씨가 DLF 등을 3년간 거래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체크했다.

아울러 '부적합(투자성향보다 위험도가 높은) 금융투자 상품 선택확인서'까지 B씨가 작성토록 했다. 이후 B씨는 은행의 확인 전화를 받고 "상품 내용을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 은행 측은 상품내용이나 투자 위험을 다시 설명하거나 계약을 취소하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았다. 결국 B씨는 원금의 13%를 까먹었다.


#올 3월 은행 직원은 C씨의 적금 만기가 도래하자 1장짜리 내부 직원용 마케팅 자료에 "과거 10년간의 백테스트 결과 원금 손실 확률 0%였다"고 쓴 걸 강조하며 DLF를 권유했다. 손실배수가 커 원금을 다 날릴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은 설명하지 않았다.

C씨는 직원 말을 믿고 만기가 된 적금 1건과 아직 만기가 되지 않은 적금 11건을 중도해지해 DLF에 가입했다. C씨는 월 10만원씩 넣는 적립식 펀드 외엔 투자 경험이 없었고 평소 PB(프라이빗뱅커)의 자산관리를 받아본 적도 없었다. C씨는 이렇게 모은 적금의 80%를 잃었다. 


1일 금융감독원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중간검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은행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고객을 속인 부적절한 사례들을 다수 소개했다. 수익에 급급한 은행들이 ‘짧은 만기와 높은 수익률’ 등 긍정적인 내용만 강조했을 뿐 손실 가능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1분간 전화통화로 원금 전액 손실이 가능한 DLF를 팔고, 투자자 정보를 조작해가면서 75세 고령자에게 상품을 권유한 분쟁조정 사례도 공개됐다. 고객 상당수는 안정적인 성향의 예·적금 고객이었다.


자필로 '설명을 듣고 이해하였음'을 기재해야 하는데 은행원이 대필로 기재하거나 아예 기재하지 않은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투자자의 성향과 관련된 문항을 은행원이 임의로 전산입력하는 등 문제가 적발됐다. 무자격자가 판매하거나 고령 투자자에 대한 보호의무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투자광고 역시 법규 위반이 의심되는 사례가 많았다. 한 은행이 고객에게 보낸 독일국채 10년물 금리연계 DLF 광고 메시지를 보면 '세계 최고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 금리에 6개월만 투자해보세요'라는 문구가 들어가 있다. 독일국채 금리가 일정 수준 이상 하락하면 원금 전액을 잃어버릴 수 있음에도 마치 독일국채에 투자하는 듯한 인상을 준 것이다.

금감원은 금융회사의 불완전판매 수준과 투자자의 자기책임원칙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손해배상 여부 및 배상비율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측은 "분쟁조정신청건에 대한 민원 현장조사 및 검사결과 등을 토대로 법률검토를 거쳐 조속한 시일내에 분쟁조정위원회에 부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