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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C 2019 월드결선에서 우승한 중국의 레스트 선수. /사진제공=컴투스
글로벌 e스포츠시장은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스트리밍플랫폼산업이 급성장하며 직접 플레이하는 재미 만큼 ‘보는 게임’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문화가 정착했다.
미국 투자은행업체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e스포츠시장이 올해 11억8400만달러(약 1조4400억원)에서 2022년 29억6300만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e스포츠 시청자 규모(약 1억6700만명)가 미국프로야구(MLB) 시청자(약 1억1400만명)을 뛰어넘었을 만큼 가파르게 성장했다.
시장의 성장에는 중국의 막대한 자본력이 뒷받침된다. 중국은 지난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시범종목으로 채택된 e스포츠분야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LoL)와 ‘아레나 오브 베일러’(한국명 펜타스톰) 등 2개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 세계를 놀라게 했다. 거액의 투자를 통해 e스포츠를 성장시킨 중국의 성과는 세계대회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 블소 토너먼트 2019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중국의 Fear No One 팀. 사진제공=엔씨소프트 |
◆규모의 경제 앞세우다
중국은 2015년 e스포츠 굴기(우뚝 선다는 뜻으로 세계 최고가 됨을 의미함)를 앞세워 거액의 투자를 진행했다.
같은해 중국 정보기술(IT)기업 텐센트는 LoL 개발·서비스사 라이엇게임즈의 지분 100%(약 4000억원)를 인수하는 등 e스포츠에 투자를 단행했다. LoL은 2009년 출시돼 글로벌 e스포츠 마니아를 양산하며 세계적인 게임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도 텐센트는 LoL 투자 계획을 확대한다. 라이엇게임즈와 텐센트의 합작투자 법인 ‘TJ 스포츠’는 지난 6월 진행한 ‘텐센트 글로벌 e스포츠 연례 회담’에서 내년까지 LPL에 2개팀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LPL에 2개팀이 추가될 경우 총 18개팀이 돼 전세계 LoL 프로리그에서 최대 규모로 올라선다.
텐센트뿐 아니라 알리바바도 2015년 자회사 알리스포츠를 통해 천문학적인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2016년에는 국제e스포츠연맹(IeSF)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다양한 비전을 공유하며 투자비중을 대폭 끌어올렸다. 거대 IT공룡들이 e스포츠에 투자하면서 중국정부도 e스포츠 관련 학과를 신설하고 자체 대회를 여는 등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자본력에 힘입은 중국은 각종 세계대회에서 연달아 승전보를 전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 기반 e스포츠 ‘서머너즈 워 월드 아레나 챔피언십 2019’(SWC 2019)에서는 중국의 ‘레스트’ 선수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올해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도 중국 프로리그(LPL)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롤드컵 우승팀 인빅터스 게이밍(IG)은 올해도 8강에서 그리핀을 꺾고 4강에 합류했다. 펀플러스 피닉스도 롤드컵 초대 우승팀이자 유럽의 강호 프나틱을 제압하며 토너먼트 강자로 발돋움했다. LPL은 롤드컵 4강에 두팀을 올리며 글로벌 e스포츠의 신흥강호로 부상했다.
중국의 성장세를 본 미국과 유럽도 2017년부터 e스포츠에 투자를 대폭 늘렸다. 뉴욕 양키스,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 휴스턴 로케츠 등 MLB와 NBA 소속 프로팀들이 LoL 북미 프로리그인 LCS에 참가하기 위해 e스포츠 구단을 설립한 바 있다. 블리자드의 1인칭슈팅(FPS)게임 ‘오버워치’ e스포츠에도 마이애미 히트, 새크라멘토 킹스,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등 프로스포츠 구단주들이 투자를 단행했다.
e스포츠시장에서 다소 뒤처졌던 북미·유럽팀도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다. 지난해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CS: GO) 대회인 E리그 보스턴 메이저 2018 결승전에서 유럽연합팀인 페이즈 클랜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중국과 한국이 양분했던 LoL에서도 올해 열린 2019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서 유럽 프로리그팀 G2 e스포츠가 최강자에 등극했다.
e스포츠 관계자는 “보는 게임이 유행하면서 e스포츠 수요층도 매년 급증하고 있다”며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중국과 북미팀들이 e스포츠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것은 수년간 이어온 투자를 통해 시스템이 체계화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2018 롤드컵에서 우승한 인빅터스 게이밍 선수단. /사진제공=라이엇게임즈 |
◆종주국은 옛말, 떨어진 위상
‘스타크래프트’로 e스포츠시장을 열었던 한국의 존재감은 희미해진 모습이다. 여전히 SK텔레콤 T1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실제로 글로벌시장 대비 한국의 e스포츠시장 규모도 매년 감소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글로벌 대비 국내 e스포츠시장 규모는 2015년 18.9%, 2016년 16.8%, 2017년 13.1%로 매년 감소세를 보였다.
게임시장 조사업체인 뉴주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전세계 e스포츠시장 매출규모는 북미가 38.0%로 1위를 차지했고 중국의 경우 18.0%를 기록했다. 연평균 30%의 성장세가 이어진 사업분야에서 한국은 약 7%의 점유율에 그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e스포츠산업에 대한 투자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PC방 문화의 발달과 스트리밍 시청층이 두터워졌지만 기업이나 정부의 지원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e스포츠를 스포츠분야의 하나로 인정하지 않는 부정적 인식도 산업정체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e스포츠 전용 경기장, 방송플랫폼, 프로선수 양성 등 부족한 인프라를 확대할 방안이 점진적으로 모색되지 않을 경우 미국과 중국에 내준 주도권을 회복하긴 어렵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인프라 보완을 통해 대중의 인식개선에 주력할 방침이다. 김영만 한국e스포츠협회장은 앞선 <머니S>와의 인터뷰에서 “e스포츠는 산업적으로 큰 가치를 지녔지만 아직 부정적 시선이 많다”며 “아마추어·프로선수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연계산업군에서 활동하는 커리큘럼 기반 아카데미를 설립하는 등 다양한 정책 실현을 통해 산업이 직면한 문제를 순차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7호(2019년 11월5~1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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