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DB.
사진=뉴시스 DB.

하나금융투자가 지난해 단행한 유상증자로 실적개선 효과를 톡톡히 봤다. 금융(IB), 세일즈앤트레이드(S&T) 등 비리테일(소매) 부문에서 고른 성과를 거둬 증시 부진이라는 악재를 이겨낸 모습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211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8.9% 증가했다. 이는 ‘빅5’ 증권사 중 하나인 KB증권(2247억원)에 필적하는 수준이다.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증권사 중 신한금융투자(-12.1%, -279억원), IBK투자증권(-8.9%, -43억원)는 감소했고 NH투자증권(2.9%, 101억원), KB증권(6.4%, 135억원)은 소폭 느는 데 그쳤다. 현대차증권이 35.8%(169억원) 증가한 정도여서 하나금투의 실적 개선이 확연히 돋보였다. 

하나금투는 증자를 바탕으로 IB 사업 역량이 강화된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3월 7000억원, 11월엔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각각 단행하며 자기자본 규모를 3조원 이상으로 키웠다. 이에 따라 지난 7월엔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됐으며 기존 투자자 신용공여뿐 아니라 기업 신용공여 업무, 전문투자형 사모집합기구에 대한 신용공여나 담보관리 등의 전담중개업와 같은 프라임브로커리지(PBS) 사업 권한이 생겼다.


이런 효과로 하나금투는 주요 사업분야의 실적이 호전됐다. 상반기의 경우 IB 부문 순영업이익이 13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7%, S&T는 1147억원으로 73.0%, 홀세일은 235억원으로 26.9% 각각 증가했다. S&T 사업의 경우 파생상품·트레이딩이 주업무이고 홀세일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분야다.

지난해 상반기 증시 호조에 따라 WM 부문 순영업이익은 23.3% 감소한 1112억원에 그쳤다. 3분기 역시 주식시장이 좋지 못한 데 따른 거래대금 축소로 WM 실적이 좋지 못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증권업종 공통 이슈다. 올 3분기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8조5846억원으로 1분기(9조4455억원), 2분기(9조4165억원)에 비해 1조원 가까이 감소했는데 하나금투는 지난해 늘려놓은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비리테일(소매) 부분에서 선전하며 시장 악재를 이겨낸 모습을 보였다.


자료: 하나금융지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 / 단위: 억원
자료: 하나금융지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 / 단위: 억원

하나금투의 9월 말 자기자본 규모는 3조4298억원으로 5000~6000억원 규모의 자본을 늘릴 경우 초대형 IB로 성장하게 된다. 자기자본이 4조원을 넘으면 발행어음 사업이 가능해지고 외국환 업무가 전면 허용돼 수익구조를 넓힐 수 있다. 하나금투는 초대형 IB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유상증자의 경우 지주와 협의가 필요해 구체적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그룹의 매트릭스(계열사 별이 아닌 사업별 유닛) 체제를 바탕으로 한 ‘원WM-원IB’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하나금융의 경우 2008년 매트릭스 체제를 도입해 금융지주사 중 가장 빨랐지만 이후 흐지부지됐다. 그러다 일정 사업군에서 매트릭스 체제를 다시 도입했고 그룹의 강점인 은행과의 시너지에 집중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신한금융그룹의 매트릭스 체제에 맞춰 GIB(글로벌 IB)를 구축한 상태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지난해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IB, S&T, 홀세일 등 사업이 고르게 성장했다”며 “리테일 사업의 경우 업황의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업계 전반적으로 좋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트릭스 체제를 통한 ‘원WM-원IB’ 추진 등 계열사 협업을 꾀하고 있다”며 “앞으로 자기자본을 4조원 이상으로 확대해 초대형 IB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