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머니S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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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체인스토어의 신제품 마케팅 회의시간. 팀원 한명이 조심스럽게 의견을 꺼냈다. 

“이번에는 시내버스 광고를 시도해 보면 어떨까요” 잠잠히 이야기를 듣던 최 팀장이 말한다. “그거 전에 해봤는데 안돼! 좀 더 혁신적인 아이디어 없을까” 그러자 다른 팀원들이 최 팀장의 눈치를 살피면서 더욱 입을 닫고 만다.


회의시간에 리더가 부정적인 피드백을 하면 분위기가 가라앉는다. 활발한 그룹 지니어스를 통해 실리콘벨리 혁신기업들의 벤치마킹 대상인 된 기업이 있다. 바로 <토이 스토리>, <니모를 찾아서>와 같은 작품을 만든 애니메이션 회사 ‘픽사’다. 픽사와 같은 혁신기업은 그룹 지니어스를 이끌어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을까.


픽사의 대표적인 아이디어 논의 방법은 ‘플러싱(Plusing) 피드백’이다. 플러싱 피드백은 다른 구성원의 아이디어를 비판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즉흥극에서 차용한 ‘네 그리고’(Yes AND) 대화법이다. “네 그리고” 대화의 원칙은 상대방의 의견을 비판하지 않고 긍정하면서 그 다음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덧붙이는 것이다.

혁신기업은 회의 초반에 아이디어 수렴보다 아이디어 확산에 더욱 집중한다. 하버드대 로스쿨 캐스 선스타인 교수에 따르면 많은 조직이 집단 의사결정에 실패하는 이유는 의사결정을 빨리 하려는 조급함에 사로잡혀 아이디어 확산과 수렴이라는 두단계를 한꺼번에 진행함으로써 다양한 아이디어를 폭넓게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기 때문이다.


또한 픽사는 직원들이 자주 만나 대화하고 토론할 수 있도록 만남의 장을 마련한다. ‘브레인 트러스트’, ‘일일 점검회의’(Dailies) 등을 통해 창작, 기술, 개발, 사업 분야의 다양한 업무를 담당하는 팀원이 모여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자유롭게 상호 피드백을 주고 받는 회의체를 운영한다. 프로젝트 팀의 경우 점검 미팅, 애자일(Agile) 조직의 경우 매일 오전 15분 내로 진행하는 ‘스크럼’이라는 스탠드업 미팅을 강조한다. 이를 통해 업무 진행상황과 이슈 등에 대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혁신기업은 직원들이 아이디어에 대해 팀의 경계를 넘어 소통이 일어날 수 있도록 다양한 열린 공간을 제공한다. 음악 스트리밍서비스 회사 스포티파이는 업무시간 중 오전, 오후 각각 한번씩 스웨덴어로 커피를 뜻하는 ‘피카’(Fika)라는 휴식시간을 제공한다. 이 시간을 통해 업무에서 잠시 벗어나 동료들과 네트워킹도 하고 신뢰를 쌓는 시간을 갖는다.


집단지성이 제대로 발휘되려면 그저 많은 사람들을 회의에 참여시키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부딪히는 창조적 마찰이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리더는 ‘회의의 설계자’가 돼야 한다.

본 기사는 <머니S> 제620호(2019년 11월26일~12월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