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사진=뉴스1

5G 세계 최초인데… 최고는 아직
이통3사 실적 ‘오십보백보’ 수확은 언제


5세대 이동통신 5G의 첫해가 저물고 있다. 이동통신업계는 지난 4월 물밑 첩보전을 펼치며 세계 최초 상용화라는 타이틀을 거머줬지만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에 쉽사리 샴페인을 터뜨리지 못하고 있다.


한국이동통신사업자협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5G 가입자 433만명을 넘었다. 5G 가입자는 지난 4월 상용화 이후 69일만인 6월10일 100만명을 넘어섰고 4달만인 8월초 200만명을 달성했다. 이후 9월말에는 300만명을 기록했으며 11월에는 400만명마저 뛰어넘었다. 가장 최근 집계된 5G 가입자 수치는 지난 11월29일 기준으로 433만명 수준이다.

업계는 당초 올해 5G 가입자 500만명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상용화 초반 공짜폰 논란을 불러왔던 공시지원금이 8~9월을 전후해 절반 수준으로 줄고 추가 단말기 출시 소식이 끊기면서 목표달성은 힘들어졌다. 주당 5G 가입자는 약 8만명으로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오는 연말 470만명에 이르고 내년 상반기 중 전체 무선통신가입자의 10%인 68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통사, 매출·시장점유율 예년과 비슷

하지만 5G는 이통3사의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5G 장사’를 잘한 곳도, 잘못한 곳도 찾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통3사의 2·3분기 무선 부문 매출은 ▲SK텔레콤 2조8477억원(2분기), 2조4864억원(3분기) ▲KT 1조6436억원(2분기), 1조6560억원(3분기) ▲LG유플러스 1조3741억원(2분기), 1조3977억원(3분기)로 집계됐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이통3사의 3분기 기준 매출변동 폭은 SK텔레콤 0.1% 상승, KT 0.2% 감소, LG유플러스 3.5% 상승에 그쳤다. 다만 이통3사 모두 5G 설비투자가 전년대비 늘면서 무선사업의 영업이익은 모두 하락했다. 3분기 기준 전년대비 영업이익은 ▲SK텔레콤 18.6% ▲KT 15.4% ▲LG유플러스 31.7% 하락했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지각변동이 예상됐던 가입자별 상황도 큰 변화가 없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기준 5G 가입자는 SK텔레콤 177만1485명, KT 121만787명, LG유플러스 100만560명을 기록했다. 이통3사가 모두 100만명 이상의 5G가입자를 보유한 가운데 LTE시장에 이어 ‘5:3:2’의 구도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5G 도입 초기에는 KT와 LG유플러스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SK텔레콤이 주춤하면서 지각변동이 예상됐다. 또 LG유플러스가 KT를 2.4%포인트 차이로 추격하면서 십여년간 고착화된 ‘5:3:2’ 구도가 바뀔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큰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5G요금제가 고가인 탓에 이통3사 모두 가입자 1인당 평균매출(이하 ARPU)이 소폭 상승했다는 점은 그나마 위안이다. 9월말 기준 SK텔레콤의 ARPU는 3만1166원으로 전분기 대비 1.3% 늘었다. 같은 기간 KT의 ARPU는 전분기 대비 0.5% 상승한 3만1912원을 기록했으며 LG유플러스는 전분기 대비 0.2% 개선된 3만1217원을 달성했다.

◆4분기 반전 어려워… 내년 결실 맺는다

이통사의 실적은 4분기에도 미지근한 흐름을 이어간 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윤경근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3분기 실적보고 컨퍼런스콜을 통해 “시장 경쟁도 안정화되고 있는 만큼 가입자 확보 비용도 감소하고 있다”며 “2020년 5G 단말이 더 많아지면서 ARPU와 무선서비스 매출 모두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4분기 5G실적이 급격하게 상승하지 못하는 요인으로는 단말기 부재가 꼽힌다. 지난 8월 선보인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10과 100만원 미만 5G 단말기 갤럭시A90, 10월 등장한 LG전자의 V50S가 최신 5G 단말기로 꼽힐 만큼 라인업이 빈약하다. 올해 출시된 5G 단말기를 모두 더해도 채 10종을 넘기지 못한다. 탄탄한 팬덤을 갖춘 애플의 아이폰이 지난 11월 LTE전용으로 출시된 점도 5G 전환을 더디게 만들었다.

또 정부가 이통3사에 요구한 중저가 5G 요금제 출시에 업계가 난색을 표하는 등 고가의 5G 요금제 기조가 계속 될 것이라는 점도 가입자 증가에 악영향을 미친다.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파크에서 열린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과 이통3사 CEO의 조찬모임에서 최 장관은 이통사에 월 3~4만원대 중저가 5G 요금제를 출시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5G가 보편화되지 않아 아직 중저가 요금제를 출시하긴 이르다”고 답하며 5G 통신요금의 인하가 현재는 어렵다고 답변했다.


설상가상으로 시장의 지배적사업자인 SK텔레콤이 ‘프리미엄패스1’을 폐지한 것도 장기적으로 5G가입자 유치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프리미엄패스1은 사용자가 SK텔레콤에 신규·기기변경으로 가입한 요금제를 180일 이상 유지하면 차액정산금을 면제해주는 제도다. 고가의 5G 요금제 가입자가 서비스 180일 사용 이후 저렴한 LTE로 옮기지 못하게 된 셈이다. SK텔레콤 측은 “저가의 5G요금제에서 고가의 LTE로 이동할 경우에는 차액정산금을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지만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현재보다 200만명 더 많은 사용자가 5G에 가입해야 이통사의 5G 수익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가운데 10%가 5G요금제를 사용하는 구간부터 수익이 발생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흐름이라면 5G 사용자가 전체의 10%를 넘는 시점은 내년 상반기에나 가능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3G, LTE 때와 마찬가지로 원년에는 설비투자비용이 높아 큰 수익을 거둘 수 없다”며 “5G B2C시장에서는 보급률 10% 구간이 손익분기점이다. 현재 추세라면 내년 상반기를 전후해 결실을 맺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22호(2019년 12월10~1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