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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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성분 분석 결과를 발표하자 담배업계가 더 큰 혼란에 빠졌다. 중증 폐질환 의심 유발물질로 알려진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소량 검출된데다 정부가 사용중단 권고를 내년 상반기까지 유지한다고 밝혔기 때문.

◆비타민E아세테이트 검출… 업계 혼란 가중


16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발표한 액상형 제품 성분 조사 결과 폐질환 유발물질인 THC(대마유래성분)은 조사 대상인 153개 제품 모두에서 검출되지 않았다. 국내에서 마약의 일종인 대마 사용이 금지돼 있다보니 합법적으로 유통되는 제품에서는 사용할 수 없어서다.

문제는 비타민E아세테이트.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무색·무취로 THC와 점도가 비슷하다보니 THC를 증량하거나 희석할 때 혼합하는 물질이다. 카놀라 오일, 아몬드 오일 및 대마유(THC 함유) 등에 존재하며 섭취 시에는 유해하지 않은 편이지만 전자담배를 통해 흡입하면 오일성분이 폐 내부에 축적돼 급성 지질성 폐렴을 유발할 수 있다.


담배업계는 그동안 THC와 더불어 비타민E아세테이트 원료도 사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 성분 역시 국내 제품엔 없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식약처 조사 결과 유사 담배 뿐 아니라 일반 담배 제품에서도 비타민E아세테이트가 검출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세부적으로 보면 쥴랩스의 쥴팟 크리스프 제품과 KT&G의 시드 토박 제품에서 각각 0.8ppm과 0.1ppm이 나왔다. 물론 미국 식품의약국이 자국 제품에서 검출한 수치인 23~88%(23만~88만ppm)과 비교하면 매우 미미한 수준이지만 기존에 해당 성분이 없다고 밝힌 만큼 신뢰성에 타격을 입었다는 지적이다.


KT&G와 쥴랩스코리아는 “비타민E아세테이트를 원료로 하지 않으며 자체 검사를 통해서도 검출되지 않았다”며 정부의 검사 결과를 면밀히 검토 중이다. 

◆원료 안쓰는데 왜… '사용중단' 권고 내년까지


담배업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비타민E아세테이트가 검출되고 정부가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유해성 연구가 마무리되는 내년 상반기까지 ‘사용중단’ 권고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한국전자담배산업협회는 식약처 발표 다음날 서울 명동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부 액상형 전자담배에서 폐 손상 물질이 검출됐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유해성 검사 결과에 대해 “국민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반발했다.

이병준 한국전자담배산업협회장은 “액상 전자담배 주원료를 두고 유해성분이라고 발표한 국민을 우롱하는 것으로 우유에서 원유 성분이 나왔다고 하는 것과 같다”면서 “국민 혼란을 가중하고 부정적 여론을 조장해 관련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압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정부가 더 나쁜 일반 권련담배는 두고 액상 담배의 유해성만 몰아가면서 오히려 일반 연초담배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 협회장은 “가향 물질인 아세토인·디아세틸 등은 일반 담배에 700배 이상 많이 함유돼 있다”며 “일반 궐련 담배는 빼놓고 액상형 전자담배에 인체에 유해한 것으로 의심되는 물질이 극소량 들어있다고 발표한 저의를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분석 결과 방식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협회는 “미국이나 유럽은 액상 니코틴이 기화됐을 때의 성분을 검사하는데, 우리나라는 액상 자체 성분을 분석했다”며 “인체 유해성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기체 상태를 검사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검출된 것도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이 물질은 대마 유래 성분(THC)과 세트로 쓰이는데, THC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나왔다는 게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 이 협회장은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를 검사했을 당시에는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한 건도 나오지 않았는데, 식약처는 어떤 경로로 발견했는지 따로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담배업계가 이견차를 보이고 있지만 업계는 액상형 전자담배의 전망이 어둡다고 본다. 정부의 유해성 성분 분석 결과에 따라 액상형 담배 판매가 전면 중단될 수 있을 뿐 아니라 판매가 재개된다 해도 워낙 유해성 논란이 심했던 터라 분위기 회복이 쉽지 않아서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사가 원재료로 사용하지도 않는 성분이 검출될 정도로 정부의 유해성 연구가 매우 예민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금연 대체재로 쓰이는 액상형 전자담배가 왜 국내에서만 유독 연초보다 나쁘게 몰아세워지는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