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매달 200만원이 현금 3억보다 낫다” 재무설계 ‘자산규모’ 대신 ‘소득목표’로 세워야
/사진=이미지투데이 지난해 화제의 키워드 중 하나는 90년대생으로 대표되는 밀레니얼 세대였다. 90년대생이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르면서 ‘요즘 세대’이자 ‘새로운 세대’인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을 다룬 책 ‘90년생이 온다’는 2019년 올해의 책에 선정되기도 했다. 새로운 세대에 대한 관심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2020년에는 ‘오팔 세대’가 주목받고 있다.
오팔 세대의 오팔(OPAL)이란 ‘Old People with Active Life’의 약자로 2000년대 초반 일본에서 처음 소개됐다. 활기찬 인생을 살아가는 액티브 시니어를 지칭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베이비부머를 대표하는 1958년생의 ‘오팔’을 의미한다.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트렌드코리아 2020’에서는 베이비부머를 중심으로 한 5060년대생(1950~1969년대생) 액티브 시니어들의 다채로운 행보가 모든 보석 색을 담고 있는 ’오팔’의 색을 닮았다는 의미에서 이들을 ‘오팔 세대’라 명명하고 있다.
오팔 세대는 베이비부머에서 시작한다. 베이비부머는 한국전쟁 직후 출생률이 급격히 증가한 1955년에서 1963년 사이에 출생한 사람들을 말한다. 베이비부머를 포함한 5060년대생은 전체 인구의 27.8%를 차지하는 거대한 집단이다.
전쟁 후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내 배움의 열망이 높으며 산업화의 주역으로서 도전정신이 강하고 성취지향적이다. 고도성장기에 청장년기를 보내 어느 연령대보다 자산이 많은 부자세대이기도 하다.
◆은퇴 후에도 새로운 삶
오팔 세대는 이전의 베이비부머로 설명할 수 없는 독특한 라이프스타일을 갖는다. 이들은 고령층임에도 탄탄한 경제력과 안정적인 삶의 기반을 마련했다. 직장에서 은퇴 후에도 새로운 일자리에 도전하고 여가생활을 즐기며 사회활동에도 적극 참여한다. 오팔 세대는 은퇴 후 남은 인생을 인생의 황혼기가 아니라 새로운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시니어 모델 김칠두씨는 순댓국집을 운영하다 60대에 평생 꿈에 그리던 모델을 시작했다. 키니스장난감병원 김종일 이사장은 교수로 재직하다 은퇴를 앞두고 뜻 있는 일을 할 수 없을까 고민하다 아이들을 위해 고장 난 장난감을 무료로 고쳐주는 장난감병원을 설립했다. 용인에서 식당을 하던 박막례씨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유튜브 스타로 활약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고령층(55~79)의 3명 중 2명(65%)은 앞으로도 계속 일하고 싶어한다. 일하려는 동기는 ‘생활비에 보탬’(60%)이 가장 높고 다음으로 ‘일하는 즐거움’(33%)의 순으로 나타났다.
인생2막에서는 그 동안 하고 싶었던 일, 재밌는 일에 도전하는 오팔 세대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노후준비가 충분치 않아 생계를 위해 비자발적으로 일을 계속하는 고령층이 절반을 넘는다. 은퇴 후 일 자체를 즐기며 활기찬 인생2막을 살아가려면 일정수준 이상의 경제적 기반이 전제돼야 한다.
오팔 세대를 위한 자산관리 전략으로는 첫째 은퇴 이후 현금흐름을 파악해야 한다. 은퇴시점까지 많은 시간이 남은 게 아니므로 은퇴 후 자신의 원하는 수준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노후생활비 현금흐름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필요 노후자산을 측정해볼 필요가 있다. 노후자산이 부족한데 너무 많은 생활비를 사용하면 노후빈곤에 처할 수 있다. 반대로 일정 자산의 여유가 있는 데도 무조건 적게 사용하면 노후 삶의 질을 저하시키게 된다.
막연하게 예상하기보다는 구체적인 계획에 따른 균형 잡힌 소비가 노후생활의 만족도를 올려줄 수 있다. 현재 준비되고 있는 연금 등 노후자산을 점검해보고 필요한 노후자산에 부족여부를 확인해보자. 부족한 경우 그 대응방안을 생각해야 한다.
◆부채 줄이고 금융자산 늘려야
둘째로는 최대한 빠르게 부채를 줄여야 한다. 은퇴 이후 소득이 없거나 대폭 줄어들게 될 상황을 고려하면 결국 부채는 적으면 적을수록 좋다.
통상적으로 대출이율이 예금이율보다 높게 형성되므로 높은 이율이 적용되는 대출부터 최우선적으로 상환해야 한다. 은퇴 전에 보유대출을 최소화하는 목표를 정하고 부채축소를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 대출이율보다 높은 수익률의 투자처가 있다면 일정부분 대출을 활용하는 방법도 무조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셋째 부동산은 줄이고 금융자산을 늘리자. 현재까지 우리나라 일반 가구의 자산증가 형태는 금융자산보다는 부동산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연령대가 올라감에 따라 부동산 등 실물자산이 전체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반면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경우 가구자산에서 금융자산의 비중이 더 높다. 또한 고령화, 저성장 등의 이유로 향후 국내 부동산 가격의 무조건적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가올 노후생활기에 현금흐름을 만들어 내기 유연한 금융자산 비중을 높이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다. 따라서 부동산은 현재 기준을 유지하거나 축소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가능한 연금의 형태로 금융자산 늘리기에 주력해야 한다.
넷째 월급이 되는 연금소득을 늘리자. 기대수명 증가로 은퇴생활 기간이 길어지면서 ‘은퇴까지 얼마를 모아야 한다’가 아니라 ‘은퇴 후 매달 얼마큼의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졌다. 노후생활비는 오랜 기간 계속해서 지출되는 현금흐름이다. 은퇴 후에는 월급이 사라지기 때문에 월급을 대신할 소득원을 만들어야 한다.
고령화·저금리 시대의 은퇴재무설계는 ‘자산규모’ 대신 ‘소득목표’를 세워야 한다. 은퇴 후 매달 200만원이 또박또박 들어온다면 현금 3억원의 목돈보다 더 낫다. 가장 좋은 노후준비 방법은 연금소득을 만드는 것이다. 즉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다양한 연금을 조합해 현역시절 월급처럼 다 달이 수령할 수 있도록 설계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